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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5] "'전쟁'도 끝났죠.." 타자의 담론을 벗어난 9집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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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유별난여자 회원 정보 보기 작성일 15-04-15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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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의 담론'이라고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돈 타자의 담론들을 받아들이며 살아갈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그 타자의 담론을 받아들이지 않는 자가 나타날 때 우리는 열광하죠. 적어도 저에게 그 최초의 인물은 '서태지'입니다. ^^

 

오늘은.. 타자의 담론에 대해서 생각해보다.. 소설의 한 부분이 생각났어요~ <은교>란 소설의 한 부분입니다. ^^

 

"수업이 시작되고 삼십여 분이나 지났을까. 한 학생이 뒷문을 열고 들어와 남쪽 창가에 앉았다. 장발에다가 계속 고개를 숙이고 있어 수업 중엔 사실 제대로 얼굴을 볼 수 없었다. 내 강의법은 매 시간마다 마음에 드는 시를 몇 편 프린트해 나누어주고 함께 읽으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이었다. 그날은 특히 시의 독자성을 중요하게 생각한 현대 유럽 시인들의 시 몇 편을 텍스트로 삼았다. 가령 독일의 칼 프롤로가 쓴 짧은 시 [럼주병을 가진 자화상]과 프랑스의 자크 오디베르티의 두 연짜리 시 [별]의 경우.

...............<중략>...............

그런데 수업이 끝날 때쯤 늦게 들어왔던 그가 난데없이 한꺼번에 두 가지를 물었다. 한 가지는 '럼주'가 어떤 술인지, 그 술은 정말 '달콤한'지를 물었고, 다른 또 한 가지는 도대체 '별과 같은 아름다운 것'을 가지고 '거위새끼'의 사료나 '감옥'의 회벽으로 비유하는 걸, 요컨대 시적 감수성이라고 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중략>.................

... 그의 더 무지한 질문은 '별'과 '시적 감수정'에 대한 질문이었다. '아름다운 별'이라는 건 그의 생각이 아니라 세상이 그에게 주입한 생각이었다. 정말 무지한 것은 모르는 것이 아니다. 주입된 생각을 자신의 생각이라고 맹신하는 자야말로 무지하다. "별을 아름다운 것이라고 누가 자네에게 가르쳐주었는지 모르지만, 별은 아름다운 것도 아니고 추한 것도 아니고, 그냥 별일 뿐이네. 사랑하는 자에게 별은 아름다울지도 모르지만 배고픈 자에게 별은 쌀로 보일 수도 있지 않겠나."

                          - 박범신, <은교>, 문학동네, 2010. -

 

<은교>에서 저자는, 내가 믿고 있고, 내가 알고 있는, 그 현상은 실존 그 자체가 아닐 수 있다라고 말하고 있어요..

여러분들은 세상이 만들어낸 수많은 타자의 담론들을 나 스스로의 생각이라고 믿고 받아들인 적은 없으신가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오빠의 9집 앨범은 "타자의 담론"을 벗어나는 앨범이었다고 저는 생각해요. "네가 알고 있는 산타가 사실은 그런 사람이 아닐 수도 있어" ^^;; 아주 조금만 비틀어보면 세상이 오히려 바로 보인다니.. 참 아이러니하죠?

 

오빠의 곡.. '90's icon' 곡에, "전쟁도 끝났죠.."라는 가사가 있죠. 전 이 한 줄의 가사에서 정말 많은 걸 생각했습니다. 곡의 전체 맥락을 떠나서도 생각해 보았어요.. 오빠가 우리에게 하고자 하는 말을 명확히 다 알 수는 없겠지만, 일종의 다양한 해석을 낳을 수 있는 텍스트로서 바라보았을 때, 그 한 문장은 저에게 수많은 생각들을 하게 해주었거든요... 유스케에서.. 오빠와 유희열의 대화에서, 지금 음악계에 "맥"이 없다고 했었던 것도 생각나네요.. 타자에 의해 만들어진 하나의 담론이 세상을 지배하는 것도 나쁘지만, 그 어떤 맥이 없는 사회 또한 건강한 사회일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모든 걸 당연하듯, 아픔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사회.. 푸코가 말한 내면규율과 라이히가 말한 파시즘의 대중심리가 결국 이 현대사회에 이르러 완성된 건 아닐까.. 조금은 씁쓸한 이야기입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이 유행하던 때가 있었죠.. 그리고 "피로사회"라고 하는 용어가 유행하기도 했습니다..

적어도 아픔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회가.. 진짜 건강한 사회일런지.. <페스트>라고 하는 저서의 논의에서 시작된 이야기에서 오늘은.. 내 안의 타자에 대해서도 한 번 생각해 보게 되네요..

 

더불어, 그 어떤 세상의 담론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던 서태지, 당신을 더욱 사랑하게 됩니다. ^^

(기승전 서태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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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이번에 9집 앨범 두 개를 구입했는데요 ㅎ 하나는 차에서 듣구~ 하나는 보관 ㅎㅎ 리락이와 함께 있는 9집 앨범^^ 사랑스러워라아~~~~ㅎㅎㅎ 오늘도 서몸서몽~~~&

댓글목록

봄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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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별난여자님,,,제가 너무너무너무 좋아하는 이 글,,,아놔,,,, 흥분,,, 근데,,오늘만은 스킵해보아요,,, 내일 저도 그당시 은교에 대해 써 놓았던 글,,올려볼께요,,
담론에 대해서도 더 얘기하고 싶은데,,,,그것도 스킵,,,,내일,,,,

은교,,,박범신,,,

이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상징으로 시작해서 상징으로 끝나는 책입니다.

제목인 은교는 우리가 영원히 추구하고 갈망하는 이상적인 아름다움이라고도 볼수 있죠.

은교가 꼭 10대의 소녀일 필요는 없다는 작가의 발언이 그것을 증명해줍니다.

제가 보았던 각도에서 내일 다시 얘기해볼수 있겠죠?

타자의 담론은 저도 ,,,,얘기하고 싶은 말이 많네요,,,,,

유별난여자님의 댓글

no_profile 유별난여자 회원 정보 보기

ㄴ 네오님 ^^ 전 컴콘을 못가서ㅠㅠ 그때 구입한 건 아니지만~ 예약주문 후 받아서 하나는 고이고이 모셔두고 있답니다 ㅎ
ㄴㄴ 봄님^^ 스킵한 거 나중에 다 풀어주세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