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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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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회원 정보 보기 작성일 15-04-0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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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나희덕

너에게로 가지 않으려고 미친 듯 걸었던

그 무수한 길도

실은 네게로 향한 것이었다

까마득한 밤길을 혼자 걸어갈 때에도

내 응시에 날아간 별은

네 머리 위에서 반짝였을 것이고

내 한숨과 입김에 꽃들은

네게로 몸을 기울여 흔들렸을 것이다

사랑에서 치욕으로,

다시 치욕에서 사랑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네게로 드리웠던 두레박

그러나 매양 퍼올린 것은

수만 갈래의 길이었을 따름이다

은하수의 한 별이 또하나의 별을 찾아가는

그 수만의 길을 나는 걷고 있는 것이다

나의 생애는

모든 지름길을 돌아서

네게로 난 단 하나의 에움길이었다

 

댓글목록

봄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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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엠님 감사해요^^  우리 모두 공감되는 시라고 생각되어

유별난여자님의 댓글

no_profile 유별난여자 회원 정보 보기

봄님~ 항상 좋은 시를 이렇게>.< 내일은 또 어떤 좋은 시가 제 앞에 와 있을까 생각하게 되어요~

"나의 생애는 모든 지름길을 돌아서 네게로 난 단 하나의 에움길이었다".....

봄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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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벼기님~~~공백기를 이렇게 견뎌보아요
유별님~~~~나도 그 부분 진짜 좋던데요 ^^

봄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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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팬이제는님,,,, 니맘 내맘,,,,
작은태지님,,,, 걍,,,보고싶다공,,,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