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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증막火이터] 슬램10계명 <추억의 글을 끌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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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회원 정보 보기 작성일 15-04-02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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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램 10 계명

케이블 음악 채널 등에서 가끔씩 볼 수 있는 외국의 록 공연들이 우리의 공연과 비교해 보여주는 가장 큰 차이점은 역시 광란에 가까운 그들의 독특한 슬램이나 서핑 같은 독특한 공연 문화 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공연이 열리면 무대 위의 뮤지션에게만 집중하는 한국과 달리, 그들은 가수와 상관없이 자기들끼리 놀고 부딪치는데 정신 없고, 마치 관객석이 또 하나의 공연장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한국에서도 점차 대중화되고 있기도 하고, 이제는 일반 음악 팬들도 슬램과 서핑에 친숙할 정도로 이런 공연문화가 급속도로 퍼져나가면서 신세대의 새로운 공연문화로 자리잡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렇듯 슬램이 난무하고, 공연 내내 수 많은 사람들이 서핑을 하며 떠 다니는 자유분방한 분위기의 공연장에서도 나름대로의 법칙이 있다. 물론 몰라도 즐길 수야 있겠지만, 이런 것들을 알면 보다 안전하고 재미있게 공연을 즐길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초보자들이 슬램에 관해 알아두면 좋을 10가지 상식들을 정리해보았다.

1.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다. 아무리 거칠고 과격한 슬램을 하는 공연들이라지만 신나게 몸을 부딪치는 것과 절제하지 못하고 다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이다. 공연은 보고서 즐거울라고 있는 것이지 보고서 앓아 누우라고 있는 것은 아니다. 자신을 비롯해 같이 공연을 볼 관객들의 안전을 생각해야만 한다.

2. 공연에 들어가기 전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장신구 – 귀걸이, 팔찌 같은 것들-는 벗는 것이 좋다. 안경도 벗는 것이 좋지만 시력이 정말 좋지 않은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쓰는 편이 좋다. 앞도 안 보이는 상태에서 슬램을 하느니 안경을 끼고 불편을 감수하는 편이 낫다. 다만 헤드뱅을 격렬하게 하다가 안경이 날라가거나(가급적이면 아예 안경고정대를 사서 착용하면 완벽하다.) 갑자기 날라 드는 누군가의 몸에 부딪쳐 안경이 부숴질 수도 있으니 이점은 주의.

3. 가방을 메고 슬램을 하는 것은 절대 금물, 가방을 메고 슬램을 하는 것은 일종의 폭력행위에 가깝다. 미친 듯이 뛰어다니는 슬래머의 가방에 맞으면 정말 아프다.

4. 자신의 체력적인 한계를 아는 것도 중요하다. 남들이 다 버틴다고 자신까지 버틸 필요는 없다. 지나치게 무리해서 탈진 상태에 빠지거나 갑자기 쓰러지는 것 보다는 잠깐씩 공연 중 심 부에서 벗어나 뮤지션과 관객들이 만들어내는 공연의 전체적인 그림을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5. 직장인의 경우는 되도록 2-3일전부터 각종 ‘음주가무’는 삼가고 컨디션을 조절, 공연이 끝난 후 집에 ‘걸어서’ 갈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체력을 비축해두도록 한다. 갈증을 해소할 생수나 간단한 음식거리는 필수. (ex:휴대 간편한 초코바)


6. 이런 공연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 슬래머들은 특히 주의, 이런 사람들은 조금 아쉽겠지만 공연 중앙보다는 공연 주변부에 서서 조금씩 분위기를 익혀나가는 것이 좋다. 반대로 슬램에 익숙한 사람들은 공연장에서 얌전히 서서 공연보고 있는 사람들에게 무작정 달려드는 행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슬램은 ‘서로’ 즐기는 것이지 한쪽에서 무작정 달려드는 것이 아니다. 특히 초보 슬래머들의 경우는 슬램을 팔을 휘두르면서 상대방을 ‘치는’ 행위 정도로 알고 있는데, 사실 슬램은 격렬하게 몸을 ‘부딪치는’ 것이고, 그것도 충격을 최대한 완화 시키기 위해 안전한 부위로 부딪치는 행위이다.


7.  자리를 보고 누워라. 한국 관객들은 아직 누군가 무대 위에서 뛰어내리거나 할 때 잘 받아주지 못하는 편이다. 물론 살짝 몸을 눕힐 때는 괜찮겠지만 밑의 사람들만 믿고서 힘차게 뛰어내렸다가는 공연장이 아닌 병원이 당신의 누울 자리가 될지도 모른다. 다이빙은 공연 분위기가 달아 오르고 나서 서서히 시도해도 늦지 않고, 정 하고 싶으면 친구들을 다이빙하려는 곳에 배치해 놓고 뛰어들어라. 당신 친구들의 우정을 시험할 기회다. 또 다이빙에 익숙치 않은 사람들은 다이빙을 할 때는 절대로 멋 낸다고 한 바퀴 돌거나 하는 일은 절대로 하지 마라, 자신과 주위 사람 모두 다친다. 그냥 가장 기본적인 다이빙, 즉 등부터 천천히 떨어지고 팔다리가 나중에 떨어지는 다이빙만 하는 것이 좋다.(머리를 사수하라!)


8. 이번 공연에서는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공연 전에 어떤 곡들이 나올지 예상해보고 미리 충분히 들어보는 것도 좋은 일이다. 음악을 들으면서 그 리듬에 몸을 익숙하게 만들어 놓으면 그냥 가는 것보다 훨씬 즐거운 기분으로 공연장에 들어설 수 있게 될 것이다.


9. 상부상조의 정신이 필요하다. 아무리 위의 사항들을 잘 지킨다고 해도 공연 중 안전사고의 가능성은 언제든지 있다. 그러므로 격렬한 슬램을 한다 하더라도 주위를 둘러보고, 특히 앉아 있는 사람은 쉬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탈진해 주저앉은 것일 수도 있으니 서로 안부를 물어보면서 챙겨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기절 시에는 주위 사람들이 협력해 바리케이드를 설치, 더 이상의 안전사고를 방지하는 것이 좋다.


10.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공연을 전체적으로 즐기려는 마음이다. 외국공연 뺨치는 슬램도 좋고, 무대에서 뛰어내리는 것도 좋지만, 그런 것들은 모두 공연을 즐겁고 재미있게 즐기기 위함이다. 공연의 분위기를 따라서 무대에 집중할 때는 무대에 집중하고, 노래를 따라 불러야 할 때는 노래도 따라 부르면서 자연스럽게 공연에 동화되는 것이 정말 ‘잘 노는’ 것이다. 무턱대고 남에게 피해까지 줘가면서 슬램에 열중하는 것은 자신을 과시하려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공연을 보는 것은 즐겁고 재미있게,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뮤지션과 함께 소중한 추억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그 점을 명심한다면 당신은 어떤 공연이든 최고의 즐거움을 누릴 것이다.


2000년에 슬램을 글로 배우고 실행에 옮겨본 총대드림.


이 글을 작성해주신 매니아분께 아주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정말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일부 내용은 삭제되었습니다.

위 글은 서갤에 클럽서팔로^~.님의 허락하에 옮겨오는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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