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23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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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그러니까 23년 전인 1992년 3월 23일
역사적인 서태지와 아이들 정규 1집 "난 알아요"가 발매되었습니다.
당시엔 제가 중학교 2학년이었는데,
어릴 때부터 삼촌 워크맨을 통해 몰래 팝음악을 주로 들었고,
마이클 잭슨, 아하의 TAKE ON ME를 엄청 좋아했었어요.
알아듣지도 못하는 팝송에 우쭐되면서
특히 가요와는 다른 사운드 퀄리티에
국내 음악은 상당히 떨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모가 뉴키즈온더블럭 팬이어서
STEP BY STEP 테이프를 빌려 듣게 되었는데,
아마 그 때부터 음반을 사고,
사진 같은 거를 모으는 팬질이라는 것을
시작하게 된 거 같습니다.
하지만, 그런 그런 안무와 이지리스닝 계열의
아이돌 식 팝음악에 한계를 느끼게 되었죠.
뉴키즈온더블럭 뒤에는
모리스 스타라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요즘 K-POP 말로 하면,
아이돌 그룹보다 소속사 회사 사주가 더 강조되잖아요.
저는 그게 어린 나이에 굉장히 싫었어요.
특히 자기 음악은 자기가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대한민국에서 그런 싱어송라이터 아티스트는 많지가 않았죠.
물론 가수는 다른 사람의 곡도 잘 소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단은 자기 음악에 대한 탄탄한 마인드가 우선이라고 생각되었어요.
그 때 아마 등교길 버스 안에서
친구가 건네 줄 카세트 테이프 하나가 저에겐
엄청난 문화 충격을 주었습니다.
헐? 거의 전곡에 작사 작곡 서태지...
대한민국에도 이런 괴물? 아니 천재가 있었나?
음악을 들어보고는 더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와~ 한국에도 이제 해외 팝과 비교해서
전혀 꿀리지 않는 사운드를 낼 수 있구나...
특히 감미로운 보컬과 수려한 외모는
마이클 잭슨 이후로 완전 제 타입이자 동경의 대상이었습니다.
그 전에도 싱어송라이터도 있었고,
댄스 가수들도 있었지만,
제 마음을 확 잡아버린 가수는
우리 대장이 아마 처음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특히 기타 소리를 좋아하는 저로썬
락적인 요소를 두고 있는 음악들이 신선했었습니다.
그 때엔 나이도 어리고, 더 소심해서
지금처럼 왕성하게 팬질을 할 수가 없었어요.
여팬들이 많은 곳에 남자 혼자 간다는 건
당시로썬 상상도 못할 일?!!
그렇게 집에서 비디오 테이프에만 녹화하던 안방팬이
뒤늦게 직접 한번 대장 얼굴 한번 보고 싶어서
심포니 콘서트를 용기내
난생 처음 티켓팅이라는 것을 해보았는데,
물론 번호는 폭망이었지만,
당시에 구역 구분이 안되서
굉장히 근접하게 볼 수 있었어요.
그 때 첨 본 대장의 모습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네요.
아마 99년 신라호텔에서 마이클 잭슨을
가까이서 만나봤던 감격 그 이상이었습니다.
영상으로만 보던
먼 곳에 있던 분이었는데,
지금은 악수까지 해보고,
그 분이 계신 곳이라면
어디든 갔던 기적의 운 좋은 매니아까지 되었네요.
아마 1~7집 때까지 못했던 것들을
초고밀도 응집해서 과하게 터지다보니,
인력으로는 도저히 안되는 것을 느끼면서
문득 대장이 말씀하신 자연 순환의 법칙처럼
우주의 이치에 흘러가는 대로 모든 걸 맡기게 되니
지금은 상처보다는 마음이 편안하게 되었어요.
23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여러번의 고비가 있었다고 생각해요.
특히 4장의 앨범마다 징크스가 있다고 하셨을 때
허걱 심장이 쿵! 내려 앉는 것만 같았어요.
96년에는 10달 동안
우울증에 거의 반실성한 사람이었거든요.
그걸 치료해준 사람이 10월 달에
한국 공연 온 마이클 잭슨이었고,
그 후에 군대 가기 전에
솔로 5집 앨범이 발매되어
부적응했던 힘든 군생활을 버틸 수 있었고,
제대하기 직전에
솔로 6집 앨범으로 컴백하시게 되어
이제는 완전 극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글고 보니,
4장의 앨범마다 그 음악의 색깔이 변한 거 같기는 합니다.
9집 앨범 활동이 끝난 거 같지만,
저는 전혀 그런 느낌이 안듭니다.
8집 때부터 우리 내일? 매일 만날 수 있다고 했고,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지금 여기 있잖아요.
음악에 대한 부담감은 이제 접어두시고,
가족들과 함께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 많이 가지시고,
음악에 대한 좋은 영감이 찾아오면,
그 때 우리 또 열심히 만나면 되죠?
세월이 23년이 지났지만,
누군가를 이렇게 오래동안 생각하고,
존경하고, 좋아해 본 게 처음인 거 같습니다.
살기 힘든 세상에
제 인생에 한줄기 빛이 되어 주셔서
진심으로 고맙고, 감사합니다.
댓글목록
우리애기태지여보자기♥님의 댓글
찡해용.
봄언니님의 댓글
(사랑)
taiji0707님의 댓글
잉~눈물나네요TT 오빠를 만난건 행운이었고~ 계속 함께할 운명입니다❤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