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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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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라온 회원 정보 보기 작성일 15-02-10 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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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곳에 글을 올려보네요. 30일 서울 콘서트를 다녀오고 후기를 올릴까 말까 망설이다가 이제서야 글을 올려봅니다.

그래도 아직도 망설여지긴 하네요.. ㅎㅎ 이런 후기도 괜찮을까?하는 생각에요...

처음으로 조심스럽게 꺼내어 봅니다. 만약 문제가 있다면.. 삭제하겠습니다..

저는...결혼 5년만에 정말 많은 노력과 시간, 의료적 행위및 학문적, 미신적(?) 모든 것을 동원해서 드디어 아이를 갖게 되었습니다.  2월 25일이 예정일이구요. 태몽도 아주 특별한 꿈을 꾸었어요.

그렇게 행복이 모두 저에게만 쏟아지는 듯 했어요.

임신 21주 되던...어느 날... 안좋은 신호가 몸에서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새벽에 병원으로 옮겨졌고..이유없는 원인과 싸우기 시작했습니다. 최소 3개월 입원 선고를 받고 그때부터 빛도 안들어오는 병원 침실에 절대안정이라는 문구와 함께 묶였습니다.

처음에는 화장실도 금지. 밥도 빨리먹고 누워있으라는 처방과함께 생활을 했었죠. 입덧이 끝나지 않아서 냄새에 민감했고.. 먹을 수 있는 것도 없었어요. 누워만 있으니 다리도 점점 마비가오기 시작했고 저림 증상과 함께 감각은 사라지고..

그래도 매일 아침 아이의 심장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고 밤마다 꼬물대는 아이의 움직임을 느낄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그렇게 15일을 보내던 어느날...자다가 양수가 터졌고..얼떨결에 응급 분만실로 옮겨졌습니다.  무슨 일인지 감도 없었고..멍한 기분에 담당 의사를 기다렸지요. 그렇게 6시간이 흐르고 아침이 되자 의사가 왔어요. 그러고는.. 아이를 포기해야한다는 말을 하더군요. 방법이 없다고. (이 병원에서는 24주가 넘어야만 아이를 살릴 수 있다고 하더라구요..그것도 확률상 건강한 아이로 큰다는 보장없이...)단.. 정 아이를 살리고 싶으면 더 큰 병원으로 (23주부터 아이를 살릴 수 있는 곳)보내주겠다. 이곳에서 할수있는 것은 없다고...대신 큰 병원으로 간다면 어마어마한 비용과(이 일이 있고 난 후 기사를 봤는데 미숙아 아이를 살리는데 정말 많은 돈이 들더군요.) 노력이 필요하며.. 아이에게는 장애가 올수도 있으니 각오도 해야한다는 어마어마한 소리들만 하더군요...분명 지금까진 건강했는데 아니 뱃속에서는 건강한 아인데 태어나면 죽는다니....

남편과 한참을 울었습니다. 뭘 어찌해야할지도 모르겠고, 무슨상황인지도 모르겠고...너무 무섭고 원망스럽고 화도나고,,,그럴려면 일찍이라도 와서 얘기를 해주던가.. 대책없이 그냥 큰 병원으로 옮겨달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구급차를 타고 더 큰 병원으로 갔죠. 큰 병원에서는 아이를 충격없이 꺼내내기 위한 수술을 하자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어마어마한 입원비를 받더군요. 환자는 중환자실에 입원하고 들어가보지도 못하는 1인실(1박 80만원) 돈을 내야 치료가 가능하다면서...싫으면 다른 병원으로 다시 보내주겠다는 말과함께.. 급했으니 다 받아들였어요. 상황을 보더니 최대한 뱃속에서 시간을 끌어서 아이를 낳는게 아이가 살 수 있는 확률이 높을거라고 그러나 아이의 팔과 다리 머리 귀 등이 찌그러질 수도 있고 신경이 눌려 장애가 될 수도있다는 어마무시한 말과함께...

언제 응급수술을 해야할지 모르니 금식은 계속 되었고. 분만을 지연시키는 약물을 투입하면서 정신도 혼미해지고 온몸은 타들어갈만큼 고통스러웠습니다. 과도한 항생제가 필요했기에 구토는 계속되었고,, 그래도 아이만 살려달라고 정신이 드는 틈틈히 기도했어요. 짧게 일주일 길게 한달만 벋히면 어떻게 해서든 아이를 살릴수 있을것 같다는 희망이 있었기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병원에서도 점점 포기를 하는듯 하더라구요. 진행속도가 너무 빠르고 양수는 하나도 없고..이젠 둘째이야기도하고.. 정말 괴로웠습니다. 어떻게 생겨난 아이인데... 하늘도 무심하고.. 신은 없다며 너무 많이 원망하고 울었어요.

결국 전에 병원으로 돌아갔어요. 기적은 없었습니다...마지막 밤...정말 이기적이게 모든게 빨리 끝났으면 했습니다. 아이도 맘을 알아차렸는지... 꼼짝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더라구요... 그렇게..너무 미안하게.. 아이와 이별을 하고.. 장례식을 치뤄줘야 했습니다.

그후 30일은 그동안 약해진 몸 탓에 일어나지도 못했고... 그후 30일은 방어기재가 최대한 가동되었어요. 그 덕에 머릿속은 멍했죠... 그렇게 60일을 보내고 61일째 대장의 콘서트에 갔었죠. 두 발로 서지도 못할만큼 안좋은 몸으로 스탠딩했어요. 그동안 울고 싶어도 울음조차 나오지 않아 소리라도 지르고 싶어서.. 콘서트는 시작되고.. 정말 멋지고 가슴까지 울리는 그런 공연이었습니다. 가끔 눈이 마주칠땐.. 고통을 잊게 할 만큼 마약을 쏘더군요...그리고 요즘 건망증이 심해져서 멘트가 모두 생각나진 않지만 마음으로 와 닿았던... 대장의 음악으로 힘이 되었으면 한다는,, 그런 의미의 멘트를 듣고 정말 울컥했어요.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구나? 하며...

역시 대장 콘서트는  강했습니다.. 단단해진 방어기재에 금이가기 시작했거든요. 그 후로는 알수 없는 감정들이 너무나 많이 새어나와. 감당이 안되었어요. 그래서.. 매일 대장음악듣고 대장나오는 유트브 검색해 보고.. 그랬더니.. 슬플땐 이음악 분노에 찰땐 이음악.. 그렇게 대장 목소리가 귓가에 아른아른 ㅎㅎㅎ 그렇게 다시 30일이 지났네요...그러고서 시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다시 감정의 올가미에 빠졌습니다. 한동안 사람도 안만나고 연락도 다 끊고 지냈는데... 얼마전 삑뽁이 사진보면서 아이가 너무 예쁘게 보이더라구요. 임신은 자신없고..아이 생각도 완전히 사라졌는데.. 어찌나 예뻐보이던가~ㅎㅎㅎ

마음 같아선 전국투어 함께하며~ 모든 울분을 다 분출시키고 싶었지만... 현실적으로 힘든 일이었고... 앵콜하신다니.. 정말 다시한번 감정의 벽을 허물어야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동안 웃는 것도 미안하고, 즐기는 것도 미안하고, 먹는것도, 자는것도, 다 아이에게 미안했는데.. 이제는 조금은 용기가 생깁니다.

 대장 고마워~요.

 

댓글목록

성아랑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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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내구...힘내세요.....새벽에 글 읽는데 맘이 짠 하네요....저 또한 비슷한 경험을 했기에...저는 대장8집때 그런 경험을해서 지금보니 대장활동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어요...ㅠ 맘 추스리시구..... 더 좋은일이 있을꺼예요~^^

순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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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아휴~~ 글 읽는데 아침부터 눈물이 날뻔 했네요..
다 잘될겁니다.. 힘내시구요.. 몸도 맘도 너무 힘들었겠지만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사랑해주시고 아껴주세요.. ㅠㅠ

핑크쟁이쏘 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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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넘 마음이 아파서..눈물이 나네요!ㅠ얼마나 많이 몸도 마음도 힘드셨을까요ㅠ토닥토닥..꼭 안아드리고 싶네요 힘내시길♡

깜장마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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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 힘듬을 말로 표현할수 없었겠네요 감정들이 전달되어서 맘이 아프네요..부산콘서트에서 오빠도 삑뽁이를 오랜시간끝에  가졌다하시면서 아직 애기를 가지지못한 친구, 힘든 예비맘들에게기적이 일어나기를 하면서...
"성탄절의기적 " 을 불러주셨어요^^  저도 애기가 아직인데 어찌나 힘이나고 순간 왈칵했어요ㅠㅠ
힘내실수 있으시죠? ^^* 홧띵

율아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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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자 한글자 써내려가실때마다 얼마나 가슴이 매였을까.... 같이 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저두 14년 한해 정말 큰일이 있꼬 감당할 수 없을만큼의 일들이 한꺼번에 몰려와서 정말 저두 14년은 머리속에서 빨리 잊혀졌으면 했던 한해였어요..시간이 해결해주리라 믿고 나자신을 사랑하면서 꿋꿋하게 살아가자구요 살아가는 속에 답이 있고 또 멈춰져 있지 않음에 감사하면서....

♥miLk~T♥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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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째 아이를 기다리고 있어요. 글읽는동안 가슴이 저려오네요. 천사가 와줄거에요. 그렇게 함께 기다리며 이겨내요.

봄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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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눈물을 펑펑,,, 그 고통은 아무도 모르는 건데,,,,, 님~~ 힘내세요,, 정말 성탄절의 기적을 믿어봐요,,,,, 너무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그래도......시간은 해결해줍니다..... 그리고 큰 아픔이 있고나면 또 큰 행복이 찾아올수 있어요,,, 올해는 성탄절의 기적이 님에게 오기를 기도할께요,,힘내세요

파란작은새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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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고.. 얼마나 힘드셨을까요...ㅠㅠ 몸도 잘 추스리시고, 또 감정도.. 저도 이유는 다르지만, 감정을 꽁꽁싸매둔 적이 있어요..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니, 다시 되돌리기 어렵더군요.. 감정을 옭아매지 마시고 그때그때 적절히 분출하시며 이겨내시길 바래요. 힘내세요~~

학부모된몽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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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첫째는 뭣도 모를때 샹겨서 감사한지도 몰랐어요.... 둘째를 가질려니 어찌나 안되는지... 별의 별짓을 다한거 같네요...ㅠㅠ 어렵게 얻은 아이가 3개월쯤 되더니...툭하고 피가 비쳐서 병원으로 쫒아가니 점심시간이라고 기다리란 말밖에..... 그 시간이 얼마나 길던지.... 자궁안에 용종이 있고 전치 태반이라고..... 그 이후 울 둘째는 딱풀이라는 태명과 함께 40주를 못채우고 36주 만에 세상에 나왔어요....아직도 또래에 비해 너무 작은 둘째랍니다. 아기는 하늘이 주시는 거라쟎아요~^^  아마 맘 편히 가지고 계시면 뜻하지 않케 천사가 찾아올께애요~ 홧팅입니다!!!

할매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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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세요.......
엄마는 강하잖아요....아이도 엄마가 힘들어하는 모습 원하지 않을거예요...
용기는 내시고 몸도 마음도 힘들도 아프시겠지만 자신을 더 소중히하고 사랑하세요...
그럼 또 다른 기적이 생길겁니다

박진선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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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 말로 어떤 위로나 힘이 되어줄수 없겠지만~~
힘내시라고 전해드리고 싶어요~
좋은일이 앞으로 꼭 생기실거에요~~~!!!!!!!

taijialang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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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상황은 다르지만. 저역시 아이를 갖기위해 갖은노력을 했던때가 있었어요.  매달매달 좌절을 겪으며 힘들어했던때가 있었죠 ㅜㅜ
그래도 한가지 확실한건 있었어요. 분명한건. 우리의 소중한보물이 반드시 올거라는걸. 그렇게 강한믿음으로 버텨냈죠. 그리고 기적같이 찾아왔어요. ㅜㅜ 제일 중요한건 내믿음인거 같아요. 지금 아가가 우리에게 올려고 준비하고 있는거라고. 다만 조금 시간이 걸릴뿐이라고.. 그렇게 믿음 가지고 기다려보세요. 그믿음에 아가가 반드시 보답할거에요. ㅜㅜ 조금  돌아오느라 수고많았다고 . 이제 다왔으니 조금만 힘내서 만나자고 다독여주세요..ㅜㅜ 반드시. 분명히 . 곧 만나게될거에요. 제가 그랬듯. 님도 그렇게 될거에요, ^-^ 믿어보세요! 님은 충분히 건강하고 강인하니까요. 자신을 많이 사랑하고 아껴주세요 ^-^ 그럴자격이 충분하십니다!  걱정마시고. 기다려보세요.
화이팅!! ^-^/♡

83박깨순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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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너무.아파요..저도 몇년간.힘든시간 보냈고 어렵게  온 아이 기뻐할새도없이 떠났어요 믿기지않아 꿈같았고 꿈이였으면 했어요..그렇게.집착하고 힘들었는데 오빠컴백이후로 병원도 갔어야했는데.안가고 지금은 오빠만 쫓아다니고 있어요^^ 아직.기적은.찾아오지.않았지만 몇달동안 사는게 너무 즐겁고 활력이 생겼어요 앵콜까지.열심히 오빠랑.놀고 다시 병원다녀야죠^^ 앞으로가 중요해요 이제.다시 시작한다 생각해요 우리^^ 앵콜때 뵐수있을까요?

라온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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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바쁜일이 있어서 이제야 들어와봤는데.. 너무너무 다들 감사드려요. 역시 힘이나네요!
때로는 '왜 나한테만..' 이러면서 좌절도 했다가.. '나만 그런게 아니야!'를 깨달으며 위로도 받는것 같아요. 더이상 기적은 바라지 않습니다. 다만..나보다 더 힘든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