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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이 이진아 음악을 자세히 듣긴 했나 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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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새치마녀 회원 정보 보기 작성일 14-12-31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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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석 씨가 편집장을 맡고 있는 웹진 아이즈에서 이 논란을 잘 정리했습니다.

 

http://www.ize.co.kr/articleView.html?no=2014122120267296910

작년 10월, ‘시간아 천천히’가 포함된 이진아의 앨범 [보이지 않는 것]이 네이버 ‘오늘의 뮤직’의 ‘이 주의 후보작’에 올랐을 때, 선정위원단의 평가는 ‘특색 있는 보컬이지만 심심하고 밋밋한’으로 정리할 수 있었다. 별점도 별 둘 반에서 셋 사이였고, 네티즌으로 구성된 또 다른 심사위원단도 마찬가지였다. 평단의 의견이 ‘K팝스타’의 심사위원들과 이토록 차이가 큰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박진영과 유희열의 호평에 근거는 있다. 박진영은 이진아가 “흑인 음악과 전혀 반대되는 화성을 쓰는데, 그 밑으로 말도 못하는 끈적한 그루브가 흐른다”고 말했다. ‘시간아 천천히’의 피아노 연주는 재즈적이지만 전반부 멜로디는 인디신에서 들을 수 있는 포크 음악처럼 나직하고 천천히 흘러간다.

또한 박진영은 ‘K팝스타’에서 꾸준히 곡의 아주 디테일한 부분들을 집요하게 심사해왔다. 그의 심사 방식이라면 이진아의 곡도 그렇게 분석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를테면 ‘시간아 천천히’의 전반부는 평이한 멜로디를 가졌지만, 이진아는 이 멜로디의 박자를 끊임없이 바꾼다. 음정의 차이는 크지 않지만 발음의 강약, 리듬의 변화로 멜로디에 굴곡을 준다. 박진영이 말한 “끈적거림”, 그루브가 살아 있다. 전반부가 후반부의 재즈적인 후렴구와 잘 이어질 수 있는 이유다. ‘마음대로’에서도 음마다 조금씩 박자를 밀고 당기면서 크게 음정을 높이지 않고도 클라이맥스를 만들어낸다. 유희열이 “한 음도 허투루 안 버리겠다는 게 보여요”라고 말한 근거다. 곡을 끌고 가는 방식은 재즈적이고, R&B적인 테크닉도 활용하는 반면, 곡 전체에 깔린 감성은 우울한 포크나 발라드를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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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를 보니 과한 찬사가 문제인 것이지, 박진영의 듣는 귀는 함부로 무시할 수 없겠단 생각이 듭니다.

하긴, 그러니까 가수들을 발굴해 스타로 키워 낸 거겠죠.

 

개인적으론 이 기사를 읽고, 일부 평론가의 자질이 의심스러웠습니다.

지난해 10월 김학선은 이진아의 음악을 그냥 밋밋하다고 했는데, 박진영, 유희열은 그 '밋밋함' 안에서 여러 변화를 포착해 냈으니까요.

전 이 기사를 읽고 문득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가 떠올랐습니다.

영화에서 여주인공 앤드리아는 극중에서 악마로 묘사된 편집장(메릴 스트립이 연기함)이 집어 든 스웨터를 "그냥 파란색 스웨터"라고 했다가 혼이 나죠.

그 스웨터의 색상이 정확이 어떤 색상이고, 거기에 어떤 역사가 있는지를 쭉 설명하는 편집장의 위엄 있는 모습을 보니, 비록 악마일지라도 함부로 까내릴 수 있는 인물이 아니란 생각이 들더군요.

 

또한 한편으론, 이 기사에서 지적했듯이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하지 않고서는 진가를 인정받기 어려운 현실이 이런 논란을 낳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외국의 경우 피치포크 같은 인디 쪽 전문 웹진도 하나의 문화 권력이 되었고, 그 부작용으로 인디인 척해서 인기와 칭찬을 한 몸에 받으려는 흐름이 나타났기에, 여기에 질린 일부 외국인들은 그런 거에 연연하지 않는 대중적인 K팝을 더 신선하게 여긴다죠. 최근 K팝이 서양에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배경에는 분명 그러한 이유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외국처럼 인디인 척하는 일이 쉽게 있을 수 없다고 해서, 인디 음악인이 자립하기 어려운 현실이 바람직한 것은 아니죠.

그런 점 때문에 인디 쪽 평론가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과한 칭찬을 받았다고 이진아를 깎아내리려는 인디 쪽 평론가들의 움직임이 바람직하지 못하다 봅니다.

"홍대 클럽에 가시면 이진아처럼 훌륭한 가수가 많으니 한 번 들어보세요"라고 하는 게 인디를 살리는 데 더 도움이 되지 않나 싶습니다.

 

 

 

 

댓글목록

시대영웅님의 댓글

no_profile 시대영웅 회원 정보 보기

이진아 마음대로 곡이 끝난 후 심사평 때 박진영이 저 음악 관둘래요 하는 자책의 말과 유희열은 지금까지 자기가 만든 곡 중에 이진아 노래 보다 좋은게 없다며 극찬을 했었죠.. 그랬더니 관련기사에 오바 좀 적당히 하라는 식의 댓글이 대부분 ㅋ 내가 듣기엔 별로던데,못들어주겠던데 어쩌구저쩌구.. 
두 음악인 입장에선 자기들이 왜 그렇게 놀라고 극찬했는지 일반분들은 그 의미를 알지 못하니 얼마나 답답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