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20141224 성탄절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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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말부터 써야할지 몰라서 순간, 10분 가까이 동안 자판 위에 손을 얹어 놓은 채로 그저 멍하니 있었네요..
오빠께서 해주신 전광판의 말들(한땀한땀 가내수공업.. 삑뽁이와 함께(정말?)... 300인의 발냄새... 총알 쏘는 귀여운 자세로 TV를 가리킨다거나.. 쉿! 이라고 손가락을 입술로 대시며 웃던 모습이나.. 구청에서 나올 수도 있다고 하신거나.. 아주 작은 소리로, 사탕 중에 레어가 있는데 그 중 "사진도 있어~"(실목소리로..흑)라고 말씀하신 거나(난 사진추빙..)... 여기가 추워서 운동으로 땀나게 하려한 건 아니야..라고 한 거나...)은 다른 분들께서 상세하게 많이 써주신 거 같아서.. 저는 오늘, 저에게 일어난 기적에 대해서 얘기해 보려고 해요..
오늘 하루는 그저, "기적"과 같은 날이었어요.
"기적", 그만큼 아직도 사실 현실감이 없어요... (지금도 사실, 내가 꿈을 꾼 건 아닌가 싶어요...>.<)
음..
"오빠, 잠깐! 여기까지!! 준비도 안 되었는데 갑자기 이렇게 다가오시면 저 불편하거든요?" 막 이런 느낌.. 뭐래...ㅡㅡ;;;;;
하지만 지금도 제 팔에 걸려 있는 팔찌와, 한땀한땀 오빠가 가내수공업한 서블리한 사탕들을 보며 현실임을 느끼게 됩니다..
어제, 약속이 있어 간 경주에서 최종공지를 받고, 오늘 아침일찍 부랴부랴 경산으로 향했어요. 그렇게 경산에 가서 (제가 있는 곳이 정확히 대구는 아니구 대구 바로 옆 경산이거든요~) 짐을 또 부랴부랴 챙기고!! (선물도 함께!!)
11시반 경 경산에서 출발해 동대구에서 1시 출발 버스를 타고 서울로 향했습니다.
며칠 전 21일 사녹으로 다녀온 서울을 이렇게 또 갈줄이야!!!!!!><
그런데 날은 날이더군요.. 나름 빠르게 움직이고 바쁘게 움직였음에도..고속도로는 엄청 막히고..
생각보다 늦게 도착하게 된, 동서울에서 급하게 택시를 잡아타고 평창동으로 향했습니다. 차가 너무 막혀서 6시 반을 넘길까 얼마나 조마조마 했던지 몰라요!!
그런데.... 하나은행 앞에서 꼭 걸어오라는 마수러님의 말씀을 따라 하나은행 앞에서 택시에 내려(6시 10분 경) 걸어 올라가기 시작했는데....!!!!!!!!! 제 망할 몸뚱아리가 ...헥헥 @_@;;(택시타구 바로 앞에서 내리는 분들을 보며 ... 헉!!!!!!!!!!!!!!!!!!!)
스탠딩 준비 운동 제대로 시키는 울 오빠....감사합니다..ㅠㅠ
(잠깐요~ 지금 오빠가 준 홍삼 하나는 좀 먹고 갈게요~~~~~...@_@;; 사실은 썩어문들어져도 안 먹고 보관할 거임...)
겨우내 우리 매냐들을 찾아 헥헥거리며 줄을 서 인증을 한 후, 오빠가 준비해준 커피를 마시며... 오빠 만나러 가기만을 기다렸어요. 이때까지만 해도 그저 멍하기만 했어요. 지금 나는 어디인가... 나는 지금 누구를 만나러 가는 건가.. 입을 있는 대로 벌리고 헥헥거리며 올라와서 그런지 찬바람이 들어간 목은 아파오고.. 기침을 계속하며, 골골거리며 30분 가량을 기다렸을까요..
오전 9시부터 시작된 ‘나 홀로 평창동 원정한다’의 끝, 드디어 오빠를 만났습니다. 10시간 만에!!! ㅠㅠ
70번이었던 저는, 조금은 이르게 오빠를 영접했습니다.
1:1로 만날 거라곤 예상치 못했던 터라 어떤 말을 해야할지 생각도 못했는데 .. 이때부터의 제 시간은 갑자기 휘리릭~ 웜홀에 빠진 것처럼 되어버렸습니다..
새하얀 천사같은 얼굴로(인간이 아니무니다..), 따스한 눈빛으로 제 앞에 서 있는 오빠를 보며.. 전 손에 들려있던 선물을 들고 그저 바들바들 떨기만 했어요..
오빠의 눈이.. 따뜻해도 너무 따뜻해서~~ 눈도 제대로 못 마주치고 있는데, 오빠가 손을 내밀었어요.. 웃으면서..(천사가 웃어....흐어...ㅠㅠㅠㅠㅠ)
어어,,,,, 하면서 손을 마주 잡았죠. 그런데 제가 너무 당황해서 아귀가 맞지 않게 손을 잡았어요.
하지만 전 그런 것도 느끼지 못하고 손에 든 선물을 뭐라 말하며 건네 주어야 할까, 고민하고 있는데..(10분같은 3초의 고민....;;) 그때 오빠가 다시 손을 내밀며, "어, 손을 제대로 못잡았잖아~ 제대로 잡아야지~"하시는 거에요...ㅠㅠㅠㅠㅠㅠ
그렇게 두 번의 손 영접 ㅠㅠㅠㅠ 핡핡
그렇게 악수회(?)를 마친 후, 다음 분들을 위해 빨리 가야할 것 같은 조바심에... 전 들고 있던 삐뽁이 선물 리락이를 후다닥 내려놓았어요.. 하지만.... 두 번의 악수로 정신 가출 시킨 저는,
"오, 리락쿠마~" 하시는 오빠의 말은 잘라먹고, "이거는 삑뽁이 거구요~", (오빠 말은 제대로 안 들음 ㅡㅡ;;;;) 오빠는 또 "어 정말? 삑뽁이거야?" 그러는데, 또 오빠 말 잘라먹고, "이건 제가 이번에 오빠 곡을 들으며 쓴 글이에요.. 짧은 소설을 썼어요..." 라고 말했어요. 그때 오빠가, "정말? 우와~ 꼭 읽어볼게" 라고 하시는데...!!!!!! 또 이 말엔 대답은 안 하고, "오빠 감사해요.. 감사해요..." 이 말만 연발... 쿨럭;;
하지만!!
다른 선물들은 모두 옆 쪽으로 옮겨 두는데, 파일에 넣어온 제 글을 따로 한 쪽에 두시는 걸 보며, 나 정말 죽어도 여한이 없구나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오빠를 뒤로 한 채 돌아나오며, "오빠 너무 감사해요.. 감사해요.."라는 말과 함께 뒷걸음질 치는 저를 오빠는 그저 흐뭇하게(?) 바라보시고.. (이상해서 보신 건 아니기만을....)
딱 요렇게 뒤로 물러섰거든요...;;![]()
저와의 짧은 만남 후, 그저 오빠 얼굴 단 한 번이라도 더 보기 위해서 다른 매냐님들과의 만남을 지켜보며 서 있는 동안, 다양한 세례(?)를 받는 매냐분들께 질투가 나서.. 질투에 눈 멀어 소리지를 뻔한 게 한 두번은 아니었지만..; 겨우내 정신을 차리고, 다시 일상 속으로.. 내가 있었던 곳으로 가기 위해 오빠를 뒤로 한 채 돌아나왔어요..
하지만 돌아가는 길도 쉽지는 않더군요..
급하게 택시를 타고 간 동서울에서 10시 차로 끊어둔 버스도 놓치고, 11시 차는 매진이란 말을 들은 후 다시 급하게 택시를 잡아타구 저는 서울고속터미널로 가야했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11시 5분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니 3시가 넘었더군요.. 그리고 옷도 벗지 않은 채로 지금 저는 컴퓨터 앞에 앉아있습니다.
사실 오빠 댁에 도착하자마자 핸드폰 배터리가 나가서 사진 하나 제대로 못찍어 (옆 매냐분께 부탁드려 사진 한 번만 찍고ㅠㅠ) 너무너무 우울했었던 것도 있지만요..
사진보다 더 중요한 건, 제 눈에 가득 담은 오빠의 눈빛과 제 마음에 가득 전해진 오빠의 마음이 아닐까... 생각해요..(애써 위로...ㅡㅡ)
사실 하고 싶은 말들, 그 많은 이야기들, 뒤돌아 나오니 더 생각나더군요..
오빠, 저 23년 전, 12살이었던 그때부터 글쓰는 걸 좋아하게 되었는데요, 그게 다 오빠덕분이에요. 매일매일 오빠에게 편지를 일기처럼 썼거든요. 서간체 일기라고 아세요? ㅎㅎ 그때부터 글을 통해서, 나 스스로 나를 알고 나를 더 사랑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오빠는, 저에게 그냥 단순한 가수도 아니구요. 그저 단순한 음악인도 아니구요, 그저 단순한 첫사랑도 아니에요. 오빠는 제게 "나를 알게 해준 단 한 사람"이에요. 그렇게.. 오빠가 없는 한동안, 일상속에서, "나"를 다시 잊어갈 때쯤, 얼마 전, 10월의 어느 날 오빠의 곡을 들으며 생각했어요. 그렇게 해서 쓰여진게 "잃어버린"이라고 하는 글이에요.. 내가 잃어버린 건 무엇일까. 나는 무엇을 잃어버렸나. 그건 혹시 "나"인 건 아닐까....
맥락 없이 그저 "감사해요" 라고 외치며 뒷걸음질을 쳤지만,
오빠..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해요... 항상 그 자리에 있어주세요. 저는 항상 이 자리에 있겠습니다...
댓글목록
해바라기☆님의 댓글
우와 감동의 후기네요 ㅠㅠ 쓰신 글 저도 읽어보고 싶어요!!!!
태지댁90님의 댓글
유별난여자님 후기 기다린 저, 이 새벽 눈물 찍.. 항상 이 자리에 있겠습니다. 힝. 우리 오래오래 함께 이자리에 있어요..
청마님의 댓글
찡~^^감동이 느껴지는 글 감사해요~와,, 잊지못할 성탄절이 될듯! 훈훈하네요~~ㅎㅎㅎ
범례님의 댓글
같은동네 주민을 여기서 뵙다니 ㅋㅋ저두 경산인데
유별난여자님의 댓글
ㄴ 해바라기 : 그저 아직도 꿈을 꾸는 것 같아요>< 제 글은... 부끄러운 글이라서요 ㅎㅎㅎ /
태지댁 90 : ㅠㅠ 우리 이 자리에서 꼭 다같이 함께 있어요!!!! /
청마; 말그대로 상탄절의 기적이에요!! 쉽지 않은 결정 내려서 우리를 하나하나 맞이해준 오빠에게 그저 감사하고 감사할 뿐이에요ㅠㅠ /
범례: 앗 경산주민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