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께 알려드리는 진짜 서까 감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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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누히 말씀드렸지만, 단순히 대장에 대한 나쁜 얘기를 했다고 해서 다 서까는 아닙니다.
나중에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만, 그 기준은 '뭘 해도 까느냐', '때로는 칭찬하고 때로는 비판하느냐'의 차이입니다.
달리 표현하자면, 까기 위해 까는 것이냐, 자신의 가치관에 맞지 않을 때만 까느냐의 차이죠.
가끔 부정적인 견해는 보이지만 서까가 아닌 경우로는 하재근, 성기완, 서정민갑, 박준흠, 박은석, 배순탁 등을 들 수 있습니다.
하재근 씨는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사실은 누구보다도 깊은 팬심을 가진 사람으로 그 사람이 하는 비판은 어디까지나 충신의 마음이라 보아야 할 것입니다.
또한 성기완 씨는 시인 겸 음악인, 음악평론가로서 다른 사람들이 알아채지 못하는 부분을 예리하게 포착하니, 가끔 나쁜 얘기가 있다고 해서 서까라 단정지을 수는 없죠. 전에 이 게시판에서 제가 소개한 글 참고로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서정민갑 씨의 경우, 소격동 싱글에 대해선 부정적인 견해였으나 앨범 전체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했죠. 아직도 별 세 개 반짜리 음반을 꾸준히 내는 음악인이 있어서 반갑다고 했으니까요.
박준흠 씨의 경우, 7집은 부정적이었으나, 포털 기사 검색해 보면 서태지 심포니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이런 경우는 그냥 음악적 견해가 다르다고 보아야 하겠죠.
박은석 씨는 5집은 악평했으나, 그 이후 음반에 대해선 중립적 견해를 취했습니다. 또한 15주년 기념 앨범을 둘러싼 상업성 논란에 대해선 '팬들 상대로 하는 기념품이니 문제 삼을 필요가 없다'는 견해였습니다.
이 점만 보더라도 의도적으로 대장을 까는 것은 아님을 알 수 있지요.
반면 진짜 서까는 이런 특징이 있죠.
1. 뭘 해도 깝니다.
심지어 별 상관 없는 것도 엮어서 깝니다.
웨이브의 최민우, 차우진이 대표적으로, 넬 3집에 대해선 대장이 음악 작업에 전혀 참여하지 않았는데도 '웰메이드이긴 하지만 서태지표 사운드'라고 깎고, 대장 8집 모아이 싱글 표지 그림 표절 논란은 오해로 인한 헛소동으로 밝혀져 금세 쑥 들어갔는데도, 노이즈 마케팅이라 깠습니다.
답정너식으로 아예 답을 정해 놓고 까는 경우도 있습니다.
모아이 가사에 대해선 '도시는 부정적이고 자연은 긍정적으로 이분법적으로 묘사했다고 깠는데, 모아이의 주제는 그것과 전혀 무관하죠. 여행갔다가 돌아오는 스토리니까요. 모아이 구경하러 갔다가 아예 안 돌아온다면 모를까 애초 가사 내용 자체가 그런 이분법하곤 무관하니 아예 핀트를 잘못 짚은 주장이죠.
또한 크리스말로윈도 강자와 약자의 해결될 수 없는 투쟁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다면서 다만 동화식이라 전달이 쉽기는 할 것이라고 동화 콘셉트를 비아냥거렸는데, 이 또한 핀트를 아예 잘못 짚은 거죠.
이 노랫말의 주제는 선과 악의 모호함이니까요. 따라서 노랫말 속 주인공도 강자인지 약자인지가 애매합니다. 어떤 이에겐 갑이겠지만 사실 그 갑도 더 강한 자 앞에선 을이거든요. 처음부터 그런 맥락에서 파악하고 비판했다면 모르겠는데, 아예 자기가 주제를 따로 정해놓고 그 주제가 아니라고 따지는 것이니 답이 없죠.
또한 동화 콘셉트는 단지 내용을 단순화하고 순화시키는 것이 절대로 아닙니다. 즉 동화라서 극한 대립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았다는 건 동화에 대한 모욕이죠.
동화의 장점은 어느 상황이든 대입이 가능하단 겁니다. 크말을 들으며 아메리카 원주민 사회를 침략한 서구 백인들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고, 친일파였다가 애국자로 각성한 이봉창 의사의 생애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이는 나중에 따로 글을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2. 비판의 실체가 없습니다.
성기완 씨 같은 경우는 무엇 때문에 비판하는지 그 이유가 뚜렷합니다. 팬들이 지적했을 땐 명쾌하게 설명을 해서 오해를 풀기도 하죠.
그런데 앞서 언급한 웨이브 같은 경우 '도대체 서태지표 사운드'가 뭔지 실체가 모호합니다.
또한 대장 8집의 경우, 헛소동으로 밝혀져 자연히 쑥 들어간 루머를 다시 꺼낸 얘기가 대부분이고 음악에 대한 얘긴 없었습니다.
이건 허지웅도 마찬가지인데, 지도 덕후이면서 도대체 왜 서태지를 오타쿠들의 대통령이라 비아냥거리는지 그 이유가 없습니다. 더욱 어이 없는 건 UFO 이벤트를 까는 데 그 얘기가 나왔다는 거죠. SF 마니아들이 보면 공분할 얘깁니다.
차라리 SF 마니아가 나와서 SF를 제대로 다루지 못했다고 까는 거라면 이해하겠습니다.
또한 차우진이 <휴먼드림> 가사를 두고 중학생 수준 SF라 유치하다 깐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SF 마니아라면 왜 이게 유치한지 구구절절히 근거를 대서 깠을 것인데, 차우진은 딱 한마디거든요.
3. 까는 행위를 통해 멋있게 보이려 합니다.
보그 병신체, 지큐체가 유행하면서 두드러지는 현상으로,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는 게 진짜 목적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멋있게 들리는 말로 까고 내 글솜씨를 과시할지를 고민하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대표적인 게 웨이브이죠. 허지웅도 여기 추가할 수 있겠고요.
앞서 언급했지만, 말은 뭔가 그럴듯한데 막상 들여다 보면 실체가 모호한 게 이들 글의 특징이죠.
개인적으로 제일 싫어하는 글입니다.
초창기 음악사회평론이란 게 나왔을 때 활동했던 신현준 씨 같은 경우 대장에 대해 나쁜 말은 다소 있었으나, 무엇을 주장하고자 하는지는 분명했고, 적어도 인문학적 지식은 줏어 듣는 성과는 있었는데, 보그, 지큐체 유행 이후 등장한 소위 평론가들의 글은 그런 것도 없습니다. 뭔가 '엣지 있어' 보이는 단어의 나열만 있지, 지식을 얻을 수는 없다는 것이죠.
비유하자면, 일부러 누구 앞에서는 자기네들끼리 영어나 프랑스어로 대화하는 재벌가 사람들 같단 얘깁니다.
(누구 얘긴지 아시죠? 당사자는 "전 시댁 식구들이 그렇게 유치한 분들은 아니다"라 부정했지만, 이미 기사로도 나왔던 얘기)
4. 지능적인 이간질도 있습니다.
전에 누누히 말씀드렸지만, 김학선이 대표적이죠. 일단 김학선이 쓴 글은 무조건 의심해야 합니다.
제2회 이티피 때 YG패밀리 출연을 비판한 걸 인디밴드 출연을 못마땅해한다는 식으로 왜곡 전달한 글을 쓴 장본인이죠.
이런 악마의 편집 때문에 서까가 아닌 사람이 서까로 오해받는 일도 벌어지는데 그 피해자가 배순탁 씨입니다.
일부러 서태지 팬의 부정적인 모습을 부각한 뒤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유도신문하는 수법을 쓰죠.
그런데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글 자체만 보면 별 문제가 없어 보이는지라 다들 속아넘어가기 쉬운 게 문제입니다.
댓글목록
피터팬증후군님의 댓글
하재근씨도 좀 그렇지만, 전 아직도 태지팬들에 지지마라 했던 사건이 기억에 남네요.일부를 전체로 몰아 매도 했었죠.또 박은석씨는 공감할수 없네요.전 그 사람의 한밤때 했던 cd사건을 잊을수가 없다는.림프에게 6집cd를 내민 이유가 아직도 궁금합니다.진정성 자체가 의심스럽지만 말이죠.
새치마녀님의 댓글
피터팬증후군/ 하재근 씨는 원래 모든 종류의 극성팬에 대해서 쓴소리를 하는 사람이라, 꼭 태지팬들에게만 뭐라 하진 않죠. 누구나 성역 없이 까는 사람이라 그렇다고 봐야 합니다.
복고양이님의 댓글
전 그냥 우리나라 평론가들은 사실상 불신합니다 ㅠㅠ
강헌님이나 임진모님의 음악사적 계보 정리나 그런 건 참고할만한데
음악적인 혹은 구조주의적인 얘기보다는 뮤지션 개인사적인 얘기나 심리학적 분석이
거의 대부분이라 전문적인 음악평론은 과연 존재하긴 하는가 의심이 들 정도임 ㅠㅠ
복고양이님의 댓글
서형의 앨범의 경우 6집 때는 음악적인 인터뷰도 좀 있던 것 같은데
그 이후 7~9집까지는 거의 보이질 않음 ㅋㅋㅋ
새치마녀님의 댓글
피터팬증후군/ 아, 그러고 보니 한밤에 나온 게 박은석 씨였군요.;;; 근데 그 이후 행보 보자면 무작정 까거나 지능적으로 까는 건 안 보여서요. 그리고 사실 방송이란 게 편집도 들어가는 거라 실제 촬영할 때 분위기가 어땠는지는 또 모르거든요.그냥 한국 노래 들어보라고 권하는 것이었는데, 한밤에선 뭔가 자극적인 반응을 기대했을 수도 있죠.(그런데 아시다시피 의도한 바와는 다른 결과가 나왔죠.)
그리고, 서컴에서 15주년 기념 앨범이라든가,DVD 등 각종 상품 내놓으면 안티들이 돈 벌려고 작정했다고 까는데 박은석 씨는 팬들에게 기념품 파는 건 논란이 될 거 없다고 한 게 개인적으론 신선했어요. 부정적 입장에 있었던 사람이 그런 반응을 보이는 건 의외라 생각했거든요.
새치마녀님의 댓글
물론, 제가 서까가 아니라고 분류한 사람들의 의견이 다 옳다는 건 아닙니다. 대장 관련은 아닙니다만 서정민갑 씨 의견도 음악계에서 논란을 빚은 적이 있었죠.
다만, 저 사람들이 간혹 틀린 소리를 했다고 해도, 정말 처음부터 작정을 하고 악의적으로 까는 사람들과 똑같이 볼 수는 없죠. 사람이 하는 일이니 항상 옳은 소리를 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저런 사람들까지 악의적인 서까로 보고 필요 이상으로 과하게 비난하지는 말았으면 해요.
자칫 잘못하면, 진짜 악의적인 서까들에게 즐거운 이벤트를 만들어 줄 뿐이거든요.
오꼬노미야끼님의 댓글
평론가 가 의견을 제시하면은 한쪽으로 몰고 가는 그런 매스 미디어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