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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 노랫말에 나오는 단어 표준어로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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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새치마녀 회원 정보 보기 작성일 14-12-15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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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donga.com/3/all/20141215/68548053/1

 

무슨 소리냐면, 대장 6집 'ㄱ나니' 가사 중 '웃네 섬찟한' 이 부분 있잖아요.

지금까지는 '섬뜩한'만 표준어였고, '섬찟한'은 비표준어였습니다.

그래서 일부에선 대장 노랫말이 문법에 맞지 않는다느니, 비표준어라느니 하면서 비판을 했는데, 국립국어원에서 최근 섬찟한을 복수 표준어로 인정했다. 합니다.

 

그 밖에도 우리가 흔히 쓰는 '개기다'도 이제는 표준어라네요.

지금까지는 '개개다'의 비표준어라고 생각해 왔으나, 실제로는 별개의 뜻으로 쓰이기 때문에 언어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 합니다.

사실, '개개다'는 돈 달라고 귀찮게 들러붙는 행동 같은 걸 표현할 때 쓰이니, 우리가 흔히 쓰는 개기다랑은 뜻이 다르긴 하죠. (박완서 씨의 소설 '그 남자의 집'을 보면 '개개다'라는 단어가 무슨 뜻인지 감 잡으실 거예요. 다만, 지금은 쓰는 분들을 찾아보기 어렵죠. 박완서 씨 연배의 분들이나 아시는 단어입니다.

 

추가로 이 기사도 한 번 보세요.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3&oid=003&aid=0006252520&cid=512473&iid=48879464

 

전, 구안와사(口眼喎斜: 입이 돌아가는 증상)가 그동안 비표준어였다는 걸 처음 알았네요. 사실, 이 단어는 옛날 사전에는 등재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르신들은 다들 구안와사라고 하세요.

이은성 씨(당연 대장 부인과는 동명이인)가 쓴 소설 <동의보감>에 이 단어가 등장하죠. 허준이 침술로 입이 돌아간 환자를 고치는 대목에 나왔습니다.

그런데, 누군가가 '이건 구안괘사를 잘못 쓴 거다'라고 주장해서 한동안 표준어로 인정을 못 받았다가 이번에 다시 표준어로 인정받은 겁니다. 원래 喎라는 한자는 발음이 두 가지라서 '괘'라고도 읽고 '와'라고도 읽는다는군요.

 

 

댓글목록

유별난여자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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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이 사용한 용어가 표준어로 재정되었다니 반갑네요. 그런데.. 사실 국립국어원의 현실반영을 생각한 표준어 재정정에도 문제가 많아요. 국립국어원이 항상 옳은 판단을 하는 건 아니라서요. 몇 년 전부터 국립국어원에서 외래어를 고유어로 바꾸는 작업과 외래어 간판을 정리하는 작업도 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효과를 하나도 보지 못하고 있거든요.. 거의 쓰지 않는 용어를 고유어란 틀로 다시 만들어내고 있는 경우도 다반사이구요. 그래서 학계에선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 자체를 다시 재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다 떠나서 노래 가삿말이나 문학 속의 단어들을 "표준어"에 잣대를 두고 판단한 건 참.. 그렇게 따지면 모든 문학은 다 표준어로 쓰여야하는 꼴인데요. 언어의 예술성을 표준어 비표준어로 따지는 게.. 언어와 문학을 업으로 하는 사람으로서 조금 안타깝네요... 물론 의미전달 자체가 안되는 가삿말은 문제가 되겠지만.. 의도적인 비틀기가 있는 경우를 두고 비문이라하거나 감정의 전달을 위한 단어 선택을 두고 표준어 비표준어로 비판을 하다니... 조금 어이가 없기도 하네요...

새치마녀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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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게 텀블러를 통컵이라고 한 것이죠. 국립국어원에서 순화어로 제시한 단어들이 국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더군요. 그리고 아직도 이미 죽은 말이 된 게 표준어로 올라와 있는가 하면, 복수 표준어로 해 주어도 될 것을 여전히 비표준어라 하는 경우도 있고 말이죠.

새치마녀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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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유독 일본어에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받고 있죠. 예를 들면 우동을 가락국수, 오뎅을 어묵이라 순화하라고 한 것 말이죠. 그럼 햄버거도 북한처럼 고기겹빵이라 해야 하는 거잖아요. 게다가 오뎅을 어묵이라 부르는 건 사실 진짜 오뎅이 무엇인지 모르고 하는 소리죠. 일본어 사전 펼쳐보면 오뎅은 어묵을 재료로 사용한 음식의 일종이지 어묵 그 자체가 아니거든요.
http://jpdic.naver.com/entry/jk/JK000000011056.nhn
이런 거 정할 땐 당연히 일본 문화 전문가들이랑 의논해서 해야 하는데 각각 따로 노니까 국민들에게 잘못된 정보가 주입되는 겁니다.

새치마녀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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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일본은 해산물 음식이 발달한 나라라 어묵도 종류가 굉장히 많고, 자연히 어묵 관련 단어도 많죠. 어묵도 모양에 따라 가마보코, 치쿠와 등등 다 따로따로 구별해서 부르니까요.
더욱 어이가 없는 건 우리 조상님들이 쓰신 한자어도 한때는 일제 잔재라 했다는 겁니다. '해외'는 섬나라 일본을 기준으로 한 말이니, 국외로 순화하라는 말 어디서 들어보셨을 겁니다. 맞춤법 검사기에 그런 말이 나오죠. 그런데 사실은 조선왕조 실록에도 나오는 단어가 '해외'입니다. 조선왕조 실록 인터넷 사이트에서 검색해 보면 나오더군요. 그래서 역사학자들이 국립국어원에 건의를 했고 지금은 바로잡혀 있습니다.
이처럼 국립국어원 사람들이 의외로 한자어에 무지한 경우가 많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 전통 풍습을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있죠. 모 드라마에서 남편의 동생을 '도련님'으로 부르지 않았다고 국립국어원이 지적한 일이 있었는데, 남존여비 사상 아니냔 비판을 불렀죠.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이러한 비판을 여성계에서만 한 것이 아니라, 시골에서 한문 공부를 하신 할아버지도 같은 비판을 하셨단 겁니다. 국립국어원 게시판에 자주 건의를 하시는 김봉규라는 분이 쓴 글에 따르면 남편의 동생을 도련님으로 부르라는 것은 오히려 우리 전통 예법에 어긋난다 하더군요. 그분 말씀 중에 인상적인 게 우리 전통문화는 그런 식으로 여성을 비하하지 않았단 겁니다.

새치마녀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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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사전을 보면 이런 경우 보통 도령이라고 했고, 도련님은 형수가 시동생을 '대접'하는 말이지, '높이는' 말이 아니었다고 하더군요. 즉 '내가 시동생보다 윗사람이지만 시동생 기분 좋으라고 그렇게 불러 주는 것'이지, '시동생이 나보다 윗사람이니 높여야 한다'가 절대 아니란 것이죠.

유별난여자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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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맞아요. 님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해요. 순화어 중에 정말 어이없었던 거.. 전 하나만 꼽자면, CCTV 를 '상황관찰기'로 바꾸자고 한 건데요. 이것만봐도 사실 국립국어원의 '한자어'관련 견해는 명확치 않아요. ㅡㅡ;; 물론 홈페이지를 '누리집'으로 바꾸자고 한 건 이름이 예뻐서 그나마 조금 맘에 들었었지만(대학의 국어국문학과에서만 쓰고있죠;;) 현대사회에 들어와서 신어로 등장한 외래어를 굳이 고칠 필요가 있을까싶어요. 언어의 경제성만 생각해도 이미 통용되고 있는 용어를 고치려하기 보다는 범람하고 있는 은어와 속어나 좀 정리하고 사전이나 제대로 편찬했음 싶네요. 그럼에도 만약 순화를 한다면, "컬러풀 대구"같은 의미 전달도 안 되는 지역브랜드명이나 좀 고쳤으면 싶어요.

새치마녀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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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건, 아직 어르신들 사이에서 쓰이는 말들 중에 표준어가 아니라고 사전에 안 실린 말들이 의외로 많다는 거예요. 간롱, 날판때기 이런 말 혹시 들어 보셨는지 모르겠는데, 어르신들은 별다른 설명이 없어도 다 아시지만, 30~40대만 해도 저게 무슨 말인지 모를 겁니다. 우리 문화를 보존하고자 한다면 그런 말들을 수집해서 방언 사전을 만드는 게 더 먼저가 아닐까 싶습니다. 옛 작가 분들이 쓴 작품은 표준어가 정해지기 전에 쓰인 것들이라 방언에 빠삭한 사람이 아니면 제대로 이해할 수 없죠. 대표적인 사례가 김유정의 동백꽃인데, 사실은 이게 동백나무 꽃이 아니라 생강나무 꽃이라는 걸 강원도 분이 밝혀 내셨죠. 강원도에선 생강나무 꽃을 동백꽃이라 불렀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