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일보 신대철 따끈따끈한 인터뷰(대장, 마왕 관련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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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지일보가 아직도 운영 중이었군요.
http://www.ddanzi.com/ddanziNews/3382541
[너클볼러] 시나위 4집 하면은 당시의 정현철. (웃음) 지금의 서태지가 함께 했던 것으로도 유명한데 4집 당시가 가장 큰 위기로 느껴지는 이유는 뭔가?
[신대철] 앨범을 내자마자 팀이 거의 와해가 됐었다. 김종서하고 서태지가 팀을 탈퇴하려고 했다. 사실 4집 같은 경우 당시 굉장히 의욕적으로 만들었었는데 뭔가 해보지도 못하고 바로 그렇게 된 거다. 그 때문에 좌절감도 느끼고 배신감도 느꼈다. 한동안 활동도 안했다. 그때가 제일 어려웠던 것 같다.
[너클볼러] 어떻게 보면 시나위의 경우 멤버들의 잦은 교체가 있었다고 볼 수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거기서 오는 스트레스도 제법 많았겠다.
[신대철] 당연하다. 사실 지금도 그렇다. 왠지 운명인 것 같다. 내가 잘못한 거겠지. 어디 못된 구석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중요한 거는 그거 같다. 내가 자꾸 매니아 취향으로 달려가는 경향이 있고 그러다 보니 멤버들하고의 관계 같은 전체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게다가 내가 음악적인 고집이 세다 보니까 양보를 잘 안해. 그러다 보니 '아.. 쟤랑 음악 하면 힘들어 진짜. 진짜 어울리기 힘들어' 뭐 이런 게 있었을 것 같다. (웃음)
[너클볼러] 신대철이 만난 수많은 사람들 중에 신해철 얘기를 좀 해볼까 한다.
[신대철] 음…
[너클볼러] 1집을 내고 첫 방송 출연이 라디오였다. 책에 그 라디오들을 당시 어린 신해철이 극찬을 했다는 일화가 나오기도 하는데… 신해철과의 첫 만남, 어떻게 기억하나?
[신대철] 첫 만남은 정확히 기억이 안 난다.
[너클볼러] 수많은 팬 중의 한 명이었을 테니까?
[신대철] 해철이 말로는 우리 데뷔하기도 전부터 만난 적이 있다고 하더라. 경쟁자였던 부활이랑 저희랑 같이 몇 번 공연 했었다. 예전에 그때 옆을 지나가다 봤다고도 하더라. 나중에 무한궤도로 대학가요제 나가서 뭐 대상 받고, 아마 넥스트 초기 시절 대기실에 찾아와 인사를 했던 모습이 처음이 아니었나 싶다. 그러다가 신해철이 라디오 DJ로 활동하면서 그때부터 조금씩 알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탑밴드 이후로 교류를 하기 시작했고, 작업실에 놀러 가게 되고, 가서 얘기 좀 하다가, 술도 먹고… 뭐 그랬다.
[너클볼러] 신대철에게 신해철은 어떤 느낌이었나?
[신대철] 처음엔 그저 단순한 동료 뮤지션일 뿐이었다. 근데 나중에 보니까 그게 아니더라. 이 친구가 프로듀서이기도 하고, 기타리스트이기도 하고, 작곡가이기도 하고, 작사가이기도 하고… 다방면에 어떤 재능이 있는 사람이란 걸 알게 됐다. 2년 전에 내가 기타솔로앨범을 하나 만들고 싶었다. 만들려고 보니 내 연주와 음악을 객관적으로 들어보고 조언해줄 사람, 그러니까 프로듀서가 필요하다 싶어 고민하다 신해철이 좋겠다 싶었다. 그래서 제안을 했더니 바로 OK를 하더라. 그래서 데모 보내주고 몇 달간 신해철 작업실에서 함께 밤 새고 그랬었더랬다.
[너클볼러] 그 앨범 지금 어디로 갔나?
[신대철] 마무리하지 못했다. 신해철의 작업방식은 정말 집요했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길어졌다. 신해철에게도 내 앨범 외에 다른 일정이 있었고, 나 역시 시나위 앨범 작업도 병행하고 있던 터라 ‘홀딩’되고 말았다.
[너클볼러] 아니 홀딩 할 게 따로 있지.
[신대철] 그러다 신해철이 자기 이름의 해가 ‘바다해’고, 내 이름의 대가 ‘클대’니까 합쳐서 ‘대해’ 그렇게 ‘DH프로젝트’를 해보자고 하더라. 아시는 분들은 좀 아실텐데 두 번인가 공연도 했었다. 넥스트 곡에 내가 기타를 치고, 시나위 곡에 신해철을 노래를 부르는, 나름 독특한 프로젝트였다. 그리고 한참 뒤에 ‘나는 가수다’ 출연했을 때, 해철이를 게스트로 부르려고 만나서 얘기하기도 했었다. 결국 무산되긴 했지만…
[너클볼러] 함께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할 만큼 각별한 인연으로 보여지는데?
[신대철] 그랬다. 뭔가를 같이 해볼라고 그랬는데 다 하지 못했다. 아쉽게도 미완으로 그냥 남아버렸다.
[너클볼러] 활동기간이 30년이 되니 동료들과의 인연도, 헤어짐도 제법 많았겠다. 헤어짐에서 오는 상실감도 많았을텐데, 신해철의 부고소식은 정말 큰 상실감이었겠다.
[신대철] 정말 엄청난 충격이었다. 사실 병원 입원하기 열흘 전에도 같이 만나서 얘기하고 그랬다. 그런 사람이 갑자기 그렇게 확 가버리니까 엄청난 충격이었다. 이제 법정까지 가게 갈 텐데… 사실 의료사고 같은 건 늘 남 얘기라고만 생각했다. ‘그런 일이 있었구나’하는 정도였는데 이제 남 얘기로 들리지가 않는다. 생각해 봐라. 환자가 신해철이다. 그럼 병원 입장에서는 VIP아니었겠나. 그런데도 이런 사건이 발생한다. 누구든 피해자가 될 수 있는 거다. 신해철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지만 이를 계기로 뭔가 바뀌었으면 싶다.
[너클볼러] 바뀐다면 어떻게?
[신대철] 일종의 ‘신해철법’이라도 만들자는 거다. 대형병원에는 전자 차트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 수기로 작성한다. 여기서 오는 조작 등을 방지해 의료사고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게 하자는 거다. 모든 병원이 전자 차트를 의무화해 보다 투명하고 깨끗하게 판단 할 수 있도록… 슬프고 힘들지만 그렇게 바뀌는 계기가 되었으면 싶다.
[너클볼러] 혹시 언젠가 신해철과 함께 작업했던 결과물을 만나게 될 수 있겠나?
[신대철] 글쎄. 마음의 정리가 좀 필요할 것 같다. 하더라도 거기에 과연 손이 갈까이런 생각이 단다. 뭐 언젠가 가능할 때가 있겠지. 좀 정리도 되고, 시간도 좀 지나고 그를 추모하고, 추억하는 계기로 해 볼수도 있을 것 같긴 하다.
[너클볼러] 언젠가는 그 결과물로 신해철을 추억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신대철] 기회가 된다면… 좋을 것 같다.
댓글목록
별님달님님의 댓글

92년도 대장나온 인간극장인가 보니까 당시 시나위가 공연준비를 제대로 못해서인가 해체수순을 밟게됐다고 나오던데요?
새치마녀님의 댓글

별님달님/ 맞아요. <새로운 유토피아를 꿈꾸며>라는 책에 실린 대장 인터뷰에 그 얘기가 나왔죠. 말도 안 되는 제작자를 만나 사기를 당했고, 공연 당일에도 무대가 준비되어 있지 않아 결국 해체했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문제가 겹쳐서 해체하게 되었다고 봐야겠죠.
유별난여자님의 댓글

그리고 신대철씨는 본인이 말한대로 성격이 온순하지 못해서 공연장에서 이탈, 남은 사람들이서 겨우 공연을 해야했었죠.
비선님의 댓글

신대철씨, 얼마전에 팟캐스트 방송 '이이제이' 나와서 대장 신나게 까는거 보고는 그동안 무관심이었는데, 이젠 완전 싫어지게 되었어요...정말 싫네요...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