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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별 후에는 피해자만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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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새치마녀 회원 정보 보기 작성일 14-11-28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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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과 관련은 없는 글이지만, 최근에 공감이 간 글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http //navercast.naver.com/magazine_contents.nhn?rid=2867&attrId=&c>

 

물론 한쪽이 진짜 나쁜 경우도 있지만, 그 수많은 만남이 다 그런 케이스만 있다고 할 수는 없죠.

특히 여초 사이트에서 시선 끌려고 올린 조작글, 예를 들면 애꿎은 여자 만화가에게 불륜녀 누명을 씌운다거나, 애꿎은 남자 만화가를 강간범으로 만든 사례들 보니, 그중 분명히 피해자 코스프레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더라고요.

연애 얘긴 아닙니다만, 사실, 제 주변에도 '저 사람 말이 다 진짜일까' 싶은 사람이 있거든요.

예를 들자면 학창 시절 얘길 하면서 '한문 선생이 변태 같은 사람이라 내가 한문 시간에 졸았더니 내 얼굴에 침을 발랐다'라면서 억울하게 핍박 받은 학생이었던 것처럼 얘길 했는데, 평소에 저를 대하는 것이나, 직장 상사를 대하는 태도를 보니까, 과연 아무 잘못도 없는데, 선생님께 혼났을까 싶은 거예요. 왜냐면 지가 잘못해 놓고 아무렇지도 않는 듯 남에게 떠 넘긴다거나, 상사를 개무시하고 자기 멋대로 일을 하고, 끗발 있어 보이는 타 부서 사람들에겐 아양 떨면서 굽실거리는 거 보니, '그 한문 선생님이 오죽하면 쟤를 혼냈겠나' 싶더라고요.

 

그런 맥락에서 보자면 소위 막장 드라마도 같은 문제점을 갖고 있다고 봅니다.

물론 현실 속의 일이 막장드라마보다 더한 경우도 있지만, 누가 피해자이고 가해지인지 애매한 경우도 참 많습니다.

그런 점을 잘 꿰뚫어 보시고 드라마를 쓰시는 분이 바로 김수현 작가죠.

<세 번 결혼하는 여자> 내용을 보면 다들 아픈 사연이 있고, 그래서 무조건 비난하기 어렵죠.(배우가 아닌 드라마 내용만 생각해 주세요.) 이 드라마 뿐만 아니라 그동안 김수현 작가가 쓴 드라마가 다 그런 이야기예요.

그런데 피해자 코스프레 하는 이들은 자기가 설령 <왔다 장보리>에 나오는 연민정 같은 악인일지라도 '나는 보리'라는 착각에 빠져 있죠.

그러니까 결국은 막장 드라마가 인기를 얻을 수밖에 없는 겁니다.

그런 대중들이 모여 있는 곳이 미즈넷이나 82쿡 같은 여초 사이트고요.

(그곳 말고도 막장인 곳 많죠. 최근엔 일본 야동 사진 짜깁기해다가 애꿎은 신인 여가수를 성폭행범으로 만들어 활동을 못 하게 만든 사건도 있었으니까요.)

그런 곳에서 피해자 코스프레 하는 이들은 하나같이 여성 인권, 약자의 인권 운운하는데, 전 이게 오히려 우리나라가 인권 후진국임을 드러내는 증거라고 봅니다.

예컨데, 독일처럼 인권 의식이 높고, 과거 자기네가 저지른 잘못 통렬히 반성하는 곳에서 만든 페미니즘 영화를 보면 여성으로서 녹록지 않은 삶을 이야기하고는 있지만, '나는 피해자'라고 말하진 않아요.

도리스 되리 감독이 이런 쪽으로 좋은 평가를 받는 영화를 많이 만들었는데, 이 사람 작품 보면 주인공이 여성이지만 자기를 떠난 남성을 일방적으로 비난하지 않습니다. 비록 헤어졌지만, 잠시나마 행복했고, 내가 여성으로서 매력이 있음을 일꺠워서 고맙다고 오히려 더 밝고 행복하게 살아갑니다.

이런 작품과 막장스런 우리나라 인터넷 문화를 비교해 보면, 정말 우리나라는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듭니다.

 

 

 

댓글목록

태지만볼꾸얌님의 댓글

no_profile 태지만볼꾸얌 회원 정보 보기

우리나라의 부분적인 분만 보셔서 그렇지 않을까 조심스레 의견남겨봅니다. 여성으로서 인권은 아무래도 남성보다 하위인것은 사실 맞아요. 동물학적으로도 그렇다고 보구요. 극단적인 예를 들자면 사창가같은곳이 불법임에도 불구하고 암암리에 성행하는걸 보면 남성인권이 여성인권을 유린하는것은 단지 우리나라의 모습만은 아닌듯해요. 어느 나라를 가든 흑백은 있고 우리가 접하기에는 타나라의 백 만 보기때문에 (홍보의탓?) 더 우월해보이는건 아닐런지. 꼭 우리나라만 짚어 볼 문제는 아닌듯해서요~

새치마녀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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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여성인권이 낮기 때문에 그 반작용으로 여초 사이트에서 마녀사냥식으로 같은 여성을 공격하거나 일방적으로 남성을 공격하는 일이 생긴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어요. 피해자 코스프레를 한다는 게 거꾸로 보면 오히려 여성 인권이 낮음을 드러낸다는 것이죠. 주제에서 좀 벗어난 얘기지만, 어린이의 인권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었다면, 마이클 잭슨이 성범죄자 누명을 쓰는 일도 없었겠죠.(이게 사실은 아이의 아버지가 강요해서 아이가 거짓 증언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죠.) 실제 피해자도 많으니까, 그만큼 피해자 코스프레가 쉬운 거죠. 이런 상황을 악용하는 게 연예인 악성 루머 유포자들이고요. 타진요 같은 경우도, '우리나라는 불공정한 일이 너무도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타블로를 사기꾼으로 만들어 버리기가 쉬웠던 거죠. '그동안 많은 사건이 있었는데, 그럼 타블로도 혹시?' 이렇게 생각하기 쉬우니까요. 공정한 사회였으면 애초에 그런 말에 쉽게 흔들리지 않았을 겁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저질 사이트가 우리나라의 모든 것을 보여 준다 할 수는 없고, 그 나라의 영화가 훌륭하다 해서 그게 그 나라 전체를 보여 준다 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독일의 여성 인권이 우리보다는 높은 것은 사실이죠. 한때 독일도 페미니즘 하면 남성과 싸운다는 이미지가 강했는데, 지금은 그 과정을 극복하고 양성의 평등과 화합을 추구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서양에서는 남성학이 사실상 여성학과 공조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남성학이 페미니즘 반대 운동인 걸 생각하면 아직은 뒤쳐져 있지 않나 싶습니다. 다른 나라에는 없는 여성부가 있다지만 꼰대들 일자리 만들어 주기 위해 애꿎은 가요 19금 먹이기나 하고 정말로 여성 인권을 위해서 하는 건 없죠.

새치마녀님의 댓글

no_profile 새치마녀 회원 정보 보기

아무튼,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사람들은 진짜 피해자가 구제받지 못하는 환경에서 독버섯처럼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사람들 때문에 진짜 피해자마저도 피해자 코스프레 하는 사람으로 오해받는 악순환이 빚어지죠.

피터팬증후군님의 댓글

no_profile 피터팬증후군 회원 정보 보기

이런글 좋다. 요즘 집단주의에 휩쓸리지 않나 스스로 자기검열을 하게 된다. 조심스럽게... 비정상적으로 돌아가는 세상속에서??? ...

태지만볼꾸얌님의 댓글

no_profile 태지만볼꾸얌 회원 정보 보기

우리나라는 아무래도 남성의 권력이 오랫동안 장악했었고 불과 십여년만에 이같은 사실이 뒤집어지다 보니 벌어진 사태가 아닐런지 싶기도 해요. 여성들이 사회에 발을 내딛은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까요. 이것또한 하나의 발전이 아닐런지 싶어요. 저도 이런글은 참 좋은것같아요. 되짚어보며 반성하고 또 발전가능성이 있는 희망적인 메세지를 찾은것 같달까요?^^ 오랜만에 개념글에 글 한번 남겨보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