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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집 리뷰-숲속의 파이터, 이건 물건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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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ozmina 회원 정보 보기 작성일 14-11-24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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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지의 9집 콰이엇 나잇은 당의정 같아요.
소격동에 대한 글을 쓸 때 그랬던 것 같네요.

겉은 분명히 달달한데 안에는 복잡한 섬유질이 꼬여 있는 것 같거든요.

보아하니 서태지는 대중성의 기준은 자신의 모친이 따라 부를 수 있느냐 없느냐로 두고 있는 듯합니다.
난 알아요는 따라 부를 수 있었고 그 다음부터는 힘드셨다죠.
이번에는 따라 부르신다네요. 소격동을 기억하나요~ 하면서.

이게 참 좋은게 일단은 13세 9세 우리 아이들에게도 먹혀요.

가사는 잘 모르면서 아이들이 따라서 부르기에 부담이 없습니다.
전설의 다이나마이트 ~ 베러 낫 크라이 ~포이즌 브뤡
하도 차에서 듣고 다녀서 지겨워 하다가 다른 거 들려주면 또 서태지 듣자고 합니다.
큰 애는 다른 음악들의 사운드가 비어 있다는 것을 눈치 채더군요. 심심하다고.

저는 소격동 좋았고 크리스말로윈은 아직도 좋아서 어쩔줄 모르겠고.
숲속의 파이터는 처음에 이게 뭥미 하다가 신선한 충격을 받았어요.
동화같은 스타일이 아니라 아예 동요네요.

아무리 가사를 봐도 뭔가 함의하고 있다는 생각은 안들어요.

진짜로 어린이들의 동심의 세계 같아요.
이제는 서태지가 어른들의 차원을 벗어나서, 어린아이가 아니면 갈 수 없다는 신의 왕국,궁극의 해탈의 경지에 접어든 것 같기도 하고..
죠슈아 숲이나 긴뿔 달린 토끼가 나오는 거 보면 북미쪽의 경치며 정서인 것 같기도 한데
전설의 다이나마이트는 정말  알도리가 없어요.


울 아들은 게임의 세계 같다는 의견을 피력하더군요.
1천년에 단 한번 나오는 게임 아이템 같다고. 그거 잡아야 하니 눈을 크게 뜨고 봐야 하는 거 아니냐고.
그러고 보니 컴퓨터 게임의 세계같기도 해요.
동물 아이콘들이 줄줄이 나오는.
1010가지의 진짜 이야기는 레벨을 업해야 하는 단계의 수가 아닌가요....
말은 이렇게 하지만 컴퓨터 게임에는 저는 완전히 젬병입니다.

처음에는 비록이 더 꽂혀서 이걸 후속곡으로 밀어야 하는 거 아닌가 했지만
지금은 숲속의 파이터가 가장 만 42세 서태지스럽다에 한표 던집니다.
어디서 본 리뷰에서는 비틀즈의 열번째 앨범 엘로우 서브마린을 발표할 때의 충격과 맞먹는다는 글도 봤어요.
동심으로의 회귀이지만 결코 단순하지만은 않다는 말인 것 같아요.
오히려 오랜 음악적 실험끝에 도달할 수 있는 단계라는 것 같은데

제가 들어도 그래요.  진짜 천연덕스럽고 신나고 캐롤 같아요.
적막한 조슈아 숲 나오기 전에 랑랑하며 뜨는 소리는 청명하고
퍼포먼스도 궁극의 귀여움이고 닥스킴이 팔 휘두르며 산보하는 듯한 동작을 하면
다같이 걸어 나가야 할 것 같아요.

여봐 나 이렇게 맑고 깨끗해
얘들아, 숲에서 딸수 있는 건 레몬 뿐이고 시큼털털하지만 한입 먹어 비타민 충전하고 다같이 세상을 만져보러 나가자.
의심에 힘을 다 빼지말고 
용기 조금 담력 조금 가지고.

말하자면 훨씬더 청명해진 휴먼드림인데 뿌짖뿌짖 대신에 랑랑인건데
완전 깨끗하게 뽑혀나왔다고나 할까요.
휴먼드림처럼 동작을 만들어 주면 우리는 평생 이 노래로 재밌게 놀 수 있을 것 같아요. 온세대를 다 아울러서.

뭔 말인지 모르겠지만 하여간 이건 물건이다는 생각이 듭니다.
크리스말로윈 처럼 척 봐서 물건같이 들리거나 보이는 것은 아닌데 하여간 물건이다, 는 게 제 결론입니다.

 

태지매니아 taijimania.org에서 자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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