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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성기완 씨가 말하는 '난 알아요' 히트의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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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새치마녀 회원 정보 보기 작성일 14-11-19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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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clien.net/cs2/bbs/board.php?bo_table=park&wr_id=31186424

테크노적인 요소는 서태지에게 힙합이나 록과 더불어 기본문법의 하나이다. 미디를 가지고 작업하는 친구들은 누구나 다 테크노 뮤지션일 수 있다. 그의 록은 미디 시스템의 정해진 메트로놈을 따라간다. 그러니 그건 출발부터 어느 정도는 이미 하드 코어 테크노다. 테크노적인 요소는 이미 2집에서 '수시아'와 같은 명곡을 낳는다. 물론 샘플 CD에서 따온 샘플들을 샘플러로 엮은 노래이긴 하겠지만 그 사용들은 절묘하다. 거의 십년 전에 나온 이 노래는 지금, 테크노가 장안의 유행인 시절에 들어봐도 그리 촌스럽지 않다. 그 어법이나 구성은 완전히 테크노다.

이것을 가장 먼저 알아본 사람들은 평론가도, 방송 관계자도 아니었다. 유명한 일화지만, 전문가들이 신인들을 소개하면서 점수를 메기고 짤막한 평을 하는 TV 프로그램에 서태지와 아이들이 처음 나왔을 때, 아무도 그들에게 좋은 점수를 주지 않았다. 그러나 이때 당시의 십대, 그러니까 X세대(신세대) 아이들은 그를 알아보았다. 그리고 '난 알아요'의 곡 구성상의 특징은 그대로 한국 댄스음악의 전형적 구성이 되었다.

록적인 요소, 심플하고 귀에 잘 들어오는 코러스부분의 멜로디, 중간에 배합되는 랩 등, 그러나 그것들이 그렇게 클리셰로 정착한 지금의 음악과는 다른 참신함이 '난 알아요'에는 있다. 특히 그 ‘메탈’대목은 가슴을 후련하게 하는 드라이브감과 증 4도로 구성되는 리프 특유의 긴장감이 짤막하게나마 너무나 잘 살아나있다. 랩은 처음으로 아이들이 입을 종알종알 놀려 가면서 따라할 때 흥이 날 수 있을 만큼 리드미컬했다. 한 사람이 불렀다가 오버 더빙하는 부분으로 겹쳐졌다가 다시 빠지는 포인트나 타이밍이 절묘했다. 예를 들면

“누군가가 나를 떠나 버려야 한다는 그 사실을 그 이유를”

뭐 이런 대목, 고딕체로 처리한 대목은 오버 더빙 대목인데, 그 중에서도 특히 ‘버려야’ 부분 같이 당겨진(syncopated) 강조들이 랩 리듬에 멋진 굴곡을 부여하는 것이다. 또 바로 다음의 ‘그 사실을’ 대목에서는 그게 빠졌다가 이내 ‘그 이유를’ 대목에서는 다시 치고 들어온다. 녹음된 부분을 정확히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이와 같은 식의 치고 빠짐 같은 것은 한국말 랩에 새로운 흥취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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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성기완 씨는 밴드 <3호선 버터플라이>의 리더입니다.

음악을 직접 하시는 분의 예리한 분석이 돋보입니다.

댓글목록

산다람쥐야님의 댓글

no_profile 산다람쥐야 회원 정보 보기

진짜 다시 이렇게 서태지란 이름을 모든사람들이 알게 된 이때에!! 파격적인 음악 하나 선물해 주셧음 진짜 좋겟다여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