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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에 와서 생각 나는 마왕과 성우진의 악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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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새치마녀 회원 정보 보기 작성일 14-11-07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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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이 1996년에 음악도시 초대 시장으로 취임했을 때, 토요일 코너 고정 출연자가 성우진이였습니다.

팝 칼럼니스트로서 해외 음악계 소식을 전달했는데요, 당시 엄청난 인기를 누렸던 일본의 록 밴드 X 재팬 소식을 전할 때 사달이 납니다.

X 재팬의 리더는 요시키인데요, 성이 하야시(林)입니다. 영화 <장군의 아들>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거기서 김두한이랑 대결하는 하야시가 사실은 한국인이었잖아요.

그래서 요시키가 사실은 한국계가 아니냔 소문이 우리나라에서 파다했습니다.

실제로 과거 일본의 유명인들 중엔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걸 숨기고 활동한 사람들도 있었죠. 역도산도 그런 케이스고요.

(나중에 한류 열풍이 일자, 당당하게 밝히는 사람도 나옵니다. 미야비가 한일 혼혈이죠)

 

당시 성우진은 X 재팬의 소식을 전하면서 '리더 요시키가 자신이 한국계임을 부정하며 공연장에서 태극기를 불태웠다'고 말했습니다.

다음 주 학교에 가 보니 교실 안은 난리가 났죠. 당시 X 재팬의 국내 인기는 지금의 국내 아이돌들 못지 않았습니다.

학교 앞에는 항상 연예인 사진 파는 아저씨가 계셨는데, 거기에 X 재팬 사진이 빠지지 않았을 정도니까요.

 

그런데, 다음날 그 방송에서 정정 보도가 나오더군요. 그런 일이 전혀 없었단 겁니다.

근데 문제가 되는 건 성우진의 태도였습니다. "X 재팬에만 관심 갖지 말고 국내 록밴드에도 관심 가져 주세요"

이게 오보로 파장을 일으킨 사람이 할 소리입니까?

제가 X 재팬 팬은 아니었지만, 사실 저 당시는 일본 문화 정식 개방 이전이었기 때문에 일본 음악 듣는 사람들 보는 시선이 곱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우리나라의 X 재팬 팬들은 얼마나 분했겠습니까. 바로 정정 보도 요청이 들어간 거죠. 거기에 마지 못해서 엎드려 절받기 식으로 정정 보도를 했던 겁니다.

이 항목 보시면 아시겠지만, 애초에 성우진의 저 발언은 그럴 듯한 출처가 전혀 없었습니다. 인터넷이 발달한 시절도 아니니, 일본 네티즌 발언에서 나온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일본 잡지에 나온 것도 아닙니다.

http://rigvedawiki.net/r1/wiki.php/X JAPAN#fn6

여담입니다만, 일본의 음악 잡지는 우리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메탈음악만 전문으로 하는 <BURN!!!>이 10년 넘게 발행될 정도죠. 이 잡지에 대장 3집과 넥스트 앨범, 김경호 앨범이 소개되어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 정도로 다양하고 알찬 정보를 담은 잡지였단 거죠. 그래서 국내 메탈 마니아들 중엔 이 잡지를 열심히 모으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런 잡지에도 안 나온 검증되지 않은 루머가 어떻게 당당하게 공중파 방송을 탈 수 있었는지 어이가 없을 따름이죠.

그리고 문제는 정정 방송으로 끝이 아니었단 겁니다.

아무리 나중에 바로잡아도 어차피 사람들 뇌리엔 잘못된 첫 정보가 깊이 각인되는 법이니까요.

더군다나 역사적으로 감정이 안 좋은 일본의 록 밴드였으니 말입니다. 세월이 흐르고 흘러 2000년대에도 인터넷상으로 이런 잘못된 소문이 사실인 것처럼 퍼졌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성우진이 이 프로그램에 나와서 잘못된 정보를 전달한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하네요.

마릴린 맨슨이 <케빈은 12살>이란 미드에서 아역으로 나왔다는 얘기도 했는데, 사실이 아니라고 맨슨 팬들이 그러더군요. 드라마 나온 시기를 보면 맨슨이 저렇게 어린 나이일 수 없다고 하네요.

이런 사건들 때문에 X 재팬 팬들을 비롯한 몇몇 록 매니아들은 성우진을 싫어하고 덩달하 마왕 이미지까지 나빠졌습니다.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무책임한 정보 전달이 얼마나 큰 파장을 낳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건이지요.

 

 

 

  

댓글목록

넵퀸님의 댓글

no_profile 넵퀸 회원 정보 보기

아, 그때 X 팬으로서 기가 막혔던 기억이 있네요. 공연장에서 불태운 건 엑스의 깃발이었는데. 아직도 엑스가 태극기를 불태웠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아서 떠올리니 화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