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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로 프레임 씌우기가 참으로 무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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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새치마녀 회원 정보 보기 작성일 14-11-06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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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면, 신승훈 씨나 이소라 씨도 방송 자주 안 하고 음반도 띄엄띄엄 내는데 이분들을 신비주의라 하는 사람들은 없죠.

전통적(?)으로 발라드 가수는 노래만 좋으면 그만이란 인식이 강해서 그런 모양인지.

나이 지긋한 팔로 분들은 아시겠지만, <회상>이란 노래로 유명한 김성호란 가수가 있습니다. 알고 보면 은근히 히트곡이 많은 가수인데 한 번도 얼굴이 공개된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라디오에선 간간히 흘러 나옵니다. 아마 들어 보시면 '아' 하실 겁니다.

http://blog.naver.com/annamaria23/220128062442

 

전에도 누누히 강조했지만, 그런 점에서 애시당초 방송 뜸하다고 '신비주의'라느니', 초반에 방송 좀 나왔다고 '신비주의 깼다느니' 하는 얘기가 어불성설이란 겁니다.

 

대장이 6집 인터뷰에서 말했듯이 대장이 신비주의면 다른 음악인들은 귀신주의가 되어 버리죠. 외국엔 다프트펑크처럼 얼굴 가리고 활동하는 걸 컨셉으로 하는 음악인도 있는데, 이에 비하면 대장의 활동 방식은 비교적 평범한 편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도 언론에서 '신비주의' 하니까, 대중들은 앞서 언급한 여러 발라드 가수들 또한 방송 활동이 뜸하거나 전무하단 점은 생각도 못하고, 대장만 유독 특이한 방식으로 활동한다고 인식한다는 겁니다.

 

이건, 일부 록 언론인에서도 발견되는 것입니다.

대장 7집 때 핫뮤직에서 "대장이 록의 정서를 독점하려 한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기사 전체를 보면 일부 맞는 말은 있습니다. 언론에서 대장의 경우만 유독 집중 조명을 해서 다른 록 음악가들이 소외감을 느낀다는 겁니다. 대장이 음반 내기 이전에 이미 인디 씬에 그런 장르 음악을 하는 사람이 있었는데도 메이저 언론에선 기사를 안 써줬다는 지적은 맞는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기사에서 쓰인 언어입니다. "록의 정서를 독점하려 한다"라고 표현한다면, 마치 대장이 자기 음악만 들어달라고 강요했다고 오해할 수 있는 겁니다.

실제로 그런 표현 때문에 대장이 잘난 척을 한다고 오해하는 록 매니아도 있었던 거구요.

사실, 대장이 서태지와 아이들 활동을 하던 시절에도 록 매니아 중에는 대장의 음악에 애정을 보내는 사람이 적지 않았으나, 이러한 식으로 프레임을 만드는 행위 때문에 그 이후 비교적 어린 세대 중에서 이상한 오해가 증폭된 듯 합니다.

그냥 '록 음악계에 빈익빈 부익부가 심각하다. 서태지 말고 인디 씬에도 두루 관심 가져 주세요'라고 하면 될 것인데 굳이 그런 식으로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다 이유가 있습니다.

왜냐면 그런 자극적인 언어가 묘하게 사람 심금을 건드리는 게 있으니까요.

앞서 말했다시피 빈익빈 부익부가 심각한 상황에선 그냥 숨만 쉬고 있어도 고깝게 보일 수가 있단 겁니다. 그냥 해외에 거주하기만 한 것인데 이걸 미국과 일본에서 외화 낭비를 한다는 식으로 표현한 게 기자의 심리를 보여준다는 거죠.

언론 기사는 아니지만 문사단이 안티 서태지 공연을 하면서 '자기 만의 성 안에서 지내는 마왕'이라는 식으로 말한 것도 그런 식으로 사람들 심리를 자극한 겁니다. 원래 가까이에 있지 않은 사람에 대해선 별의별 상상을 다 하게 마련이니까요.

한마디로, 자신의 상상한 이미지로 프레임을 만든 게 일부 록계 사람들의 행태였다 할 수 있습니다. 

다시 핫뮤직 얘기로 돌아가자면, 대장이 넬, 피아, 디아블로 등등을 영입해 물질적인 지원을 쏟은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말했죠. 이상하게도 마왕이 인디 뮤지션 지원하는 것에 대해선 별 말을 안 했는데, 그건 자주 보는 사람이기에 그랬던 것 같습니다. 원래 별로 안 친한 사람에 대해선 멋대로 상상하기 쉬우니까요.

 

그리고 이런 식으로 프레임 씌우기는 모든 분야의 기사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것입니다.

왜냐면 MSG 안 치고 소박하게 팩트만 설명하면 사람들이 기사를 안 보거든요.

비슷한 예로, 마왕 민주투사설이 있습니다.

얼마 못 가 폐간되어 금세 잊힌 잡지 '런치박스'에서 마왕이 했던 말입니다. 1996년도 인터뷰로 기억하는데, 대학 시절에 데모한 이야기(참고로 마왕은 87학번, 6월 항쟁이 있던 해이니 마왕도 자연스레 데모 참가)를 지나가듯이 했더니, 다음날 기사 제목이 '나는 민주투사였다'로 나왔다 합니다. 그 기사 때문에 졸지에 잘난 체 하는 사람으로 오해 받았다고 분노한 마왕의 발언을 지금도 기억합니다.

기사 전문은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blog.naver.com/mdidxkeh/40021160604

그래서 마왕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내 말을 기자들이 앞뒤 다 자르고 저질스럽게 편집해서 내 보낸다'고 기레기들에 대한 분노를 토해 냈습니다.

몇 년 전 인터뷰에서도 비슷한 발언을 했다고 하네요.

http://hkkim5209.blog.me/220165381611

 

그나마 이건 약과이고, 사실 프레임 씌우기는 정치, 사회 기사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실제론 정책이 대동소이한데, 어느 당은 복지를 강조하는 정당이고, 어느 당은 그 반대 성향이라고 나온다든가 하는 거죠.

이런 분야는 너무 전문적이라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도 쉽지 않죠.

이렇게 과도한 편집이 마구잡이로 벌어지는 세상이니, 모두들 모르는 사이에 속아 넘어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댓글목록

별님달님님의 댓글

no_profile 별님달님 회원 정보 보기

맞는 말입니다. 신비주의의 최공봉 중에 한 분이 김동률씨죠. 대장보다 방송을 더 안하는... (김동률씨 비방의도는 없습니다^^:) 기자들이 문제죠. 기사는 팩트만 써야하는데 자신의 생각을 갖다 붙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