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말로윈을 예견한 듯한 마왕의 아이돌 시절 히트곡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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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곡은 대장보다 2년 먼저 랩을 시도한 마왕의 아이돌 시절 히트곡입니다.
이 곡이 나올 당시에 전 국민학교 4학년이었는데, 오로지 동화책, 만화영화, 동요밖에 모르는 순진한(?) 어린이였기에 저 곡에 나오는 영어가 랩이란 것도 몰랐습니다. 나레이션에 가까운 스타일이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요.
심지어 저 노래를 부른 신해철이란 가수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몰랐습니다. 최근에서야 마왕 아이돌 시절 사진을 접하고 깜놀하고 있어요. 마왕 이미지만 기억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해사한 미소를 띤 훈남인 줄 몰랐습니다.
하지만, 저 노래만큼은 또렷히 기억하고 있죠. 학교에서 소풍갈 때 관광 버스에서 최신 가요 테이프를 항상 틀었는데, 그때 저 노래가 자주 나왔거든요.
멜로디가 맘에 들어서 어린 마음에도 참 좋아했던 노래였어요.
그런데 마왕 별세 후 이 노래를 다시 들으니 가사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가사 전체는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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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가게의 포장지처럼
예쁘게 꾸민 미소만으로
모두 반할거라 생각해도
그건 단지 착각일 뿐이야
부드러운 손길 달콤한 속삭임
내가 원한 것은
그것만은 아니었지
내가 사랑한건 당신이 아니야
내 환상일 뿐
난 이제 더이상
당신을 원하지 않아
난 이제 더이상
눈물을 흘리긴 싫어
난 이제 더이상
당신을 원하지 않아
난 이제 더이상
거짓을 말할 수 없어
Many guys are always
turning your round
I'm so tired of
their terrible sound
Darling you're so cool to me
and I was a fool for you
You didn't want a flower
you wanted honey
You didn't want a lover
You wanted money
You've been telling a lie
I just wanna say Goodbye
부드러운 손길
달콤한 속삭임
내가 원한 것은
그것만은 아니었지
내가 사랑한건 당신이 아니야
내 환상일 뿐
난 이제 더이상
당신을 원하지 않아
난 이제 더이상
눈물을 흘리긴 싫어
난 이제 더이상
당신을 원하지 않아
난 이제 더이상
거짓을 말할 수 없어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나 나나
그건 단지 착각일 뿐이야
예쁘게 꾸민 미소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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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의 실체를 알게 된 남자가 이별을 고하는 내용이지만, 다른 각도에서 보면 단순한 이별 노래가 아니라 세상의 거짓을 깨달은 사람이 자신의 길을 찾겠다는 선언처럼 들리더군요. "내가 사랑한 건 당신이 아니야, 내 환상일 뿐" 이 부분이 특히 의미 있게 들렸어요.
그리고 특히 '선물가게의 포장지처럼' 이 부분이 대장 9집의 크리스말로윈을 연상케 해요.
그럴듯한 선물로 환심을 사지만 사실은 아이들을 속이고 이용하는 나쁜 산타처럼 노랫말 속 연인도 사랑을 바치는 남자들을 이용하려고 했던 거죠.
그런 거짓된 현실에서 스스로 깨어났을 때의 심정을 담은 게 마왕의 <안녕>이라면, 대장의 <크리스말로윈>은 거짓된 현실을 일깨우며 환상에서 깨어나라고 당부하고 있죠.
그런 점에서 "내가 사랑한 건 당신이 아니야, 내 환상일 뿐"과 "첨부터 널 위한 선물은 없었어, 꿈깨"는 메시지가 일맥상통하는 듯해요.
이 노래를 불렀을 당시 마왕은 자기 6촌 동생이 시나위에서 베이스 치고 있고, 2년 후 자기 뒤를 이어서 가수 데뷔할 줄은 꿈에도 몰랐겠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마왕이 먼저 툭 던진 주제를 대장이 이어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왕이 생전에 그랬거든요. 자기랑 대장은 같은 주제를 연구하는 공동 연구자라고요.
아이돌 시절의 해맑던 청년 마왕이 이별 이야기를 통해서 세상은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다를 수도 있음을 지적했다면, 이제 중년이 된 대장은 딸 삑뽁이한테 크리스말로윈을 통해서 사탕발림으로 속이는 세상을 경계하라고 가르쳐 주는 거겠죠. 거기엔 마왕으로부터 배운 것도 녹아 있었을 거예요.
댓글목록
aosiaosi님의 댓글

공감이 되는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
순무님의 댓글

당시에 굉장히.. 세련된 노래였죠..^^;
순무님의 댓글

영어랩 부분을 발음나는대로 한글로 적어서 외웠죠..^^;;
버퐐로니까님의 댓글

지금 다시 들어도 좋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