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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은 낙오자, 마왕은 비겁자라는 발언의 원 출처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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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새치마녀 회원 정보 보기 작성일 14-11-03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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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중반 일본 작가 무라카미 류의 작품이 유행했을 때 <무라카미 류는 도대체>라는 책이 나왔는데, 이 책에 마왕 발언이 소개되어 있어요.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10448

이 블로그에 마왕 발언이 따로 실려 있네요.

http://blog.naver.com/kjm920/120000958319

 

사람들은 나를 서태지에게 많이 비유한다. 그러나 나와 서태지는 분명 다르다. 서태지가 낙오자 정서(nothing to lose)를 대변했다면 나는 비겁자 정서를 표상했을 뿐이다. 그 비겁자 정서는 어중간하게 치인 내 인생 때문일 것이다. 모범생으로 살았지만 언제나 소속집단과 준거집단이 달랐고, 초등학교 때는 몸이 약해서 어쩔 수 없이 책을 볼 수 밖에 없었던 아이. 그래서 본의 아니게 독서왕 타이틀을 참으로 많이도 땄던 나였다. 모범생이라는 의무감 때문이라도 공부를 때려치울 수 없었던 것이다.

대입 학력고사가 끝나고 동경하던 방황을 조금이나마 흉내낼 수 있었고 대학에 들어와서는 그 자유라는 것을 조금씩 맛보면서 음악을 해야겠다는 망설임도 조금씩 생겨나기 시작했다.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낙오자도 부러웠고 모든 걸 갖고 있는 승리자도 부러웠다. "남들이 요구하는 대로 졸업장만이라도 따면 보수 기득권층의 말단에 편입돼 안전빵으로 살 수 있는 마지막 찬스가 될 텐데. 과연 이 모든 것을 내가 한 방에 포기할 수 있을까. 음악을 위해서 굶어죽을 수 있을 정도로 내가 음악에 대해서 신념을 갖고 있는가...." 무서웠다. 결국 음악을 하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팬들도 내 음악에서 그런 고민, 두려움의 흔적 같은 것을 느낄 것이다.

[출처] 무라카미 류는 정말 대차게 사셨더군요-신해철|작성자 마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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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이 보는 '더 이상 잃을 것 없는 낙오자'는 승리자와 비교해도 부끄럽지 않은 그런 존재였던 거죠.

그런 점에서 마왕은 대장을 칭찬한 것인데, 항상 그렇듯 말이 남의 입에 옮겨지면서 자극적으로 편집되다 보니 대장을 돌려 깠다는 오해가 빚어졌고, 일부는 그런 식으로 이간질을 부추키기도 했습니다.

이번 기회에 그런 오해를 확실히 바로잡아야 합니다.

댓글목록

유별난여자님의 댓글

no_profile 유별난여자 회원 정보 보기

마왕과 대장의 관계에 대한 부분도 부분이지만.. 이 글 정말 좋군요. 마왕의 세계관이 얼마나 깊은지, 그리고 마왕의 세계관이 대장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모두 알 수 있게 해줍니다.. 꼼꼼히 읽어볼 가치가 있는 글인 거 같아요..마지막에.. 인생에서 행복의 포인트는 아주 사소한데서 결정된다는 류의 믿음을 받아들인 마왕을 보며.. 지금의 대장의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느낍니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마왕과 사소한 데서 느낄 수 있는 행복을 가지려한 이때에 다시 세상과 싸워야 하는 일이 터진 것.. 그게 너무 아픕니다..

새치마녀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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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인터넷 개통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저 글을 읽고 뭔가 신선한 충격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다시 보니 새롭네요. 읽다 보니 마왕의 마음속에도 대장의 '소격동' 같은 공간이 있었더라고요.

소쿨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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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요. 자르고 잘라 이상한 편집을 여기에다가도 막 갖다붙이는 기사들 읽으며 얼마나 화가 나던지 ㅠㅠ

영원01♪님의 댓글

no_profile 영원01♪ 회원 정보 보기

말이 아 다르고 어 다른데, 지들 멋대로 맘대로 만들어 버리는 기자들.. 그런것들 때문에 기자들이 싸잡아 욕 먹는 거죠..ㅉ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