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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omfan 마왕의 한팬분이 쓰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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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tobe taiji 회원 정보 보기 작성일 14-10-28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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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복사해와도 되는글인지 모르겠지만 너무나 공감되는 글이기에 마왕 정말 보내기 싫네요 슬픔을 나눈다고 반이될까마는 그래도 함께 나누면 좋겠어요.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인터넷에 그의 이름을 검색했었다. 그러면 그의 소식들, 새 앨범 소식과 새 방송 소식 등을 알 수 있다. 포털 뉴스는 잘 알려주지 않는, 메인에 잘 띄워주지도 않는 오빠를 좋아하는 팬심은 스스로 그렇게 잘 챙겨 먹어야 했다. 내 트위터에는 오직 한 사람만 있었다. 그가 직접 전하는 소식을 듣기 위해 버리지 못하는 트위터였다. 그러다 깜빡, 검색을 놓쳤던 하루. 훤한 낮에 갑작스레 뜬 실시간 검색어 1위로 뜬 그의 이름. 그리고 심폐소생술. 그렇게 그가 쓰러진 이후로는 한시도 인터넷을 손에서 놓지 못했다. 찍고 찍고 또 찍어 보는 이름 세 글자였다. 최근 있었던 두 번의 콘서트. 공교롭게도 나는 그 시기에 모두 유산중이었다. 그의 두번째 콘서트가 있었던 날, 나는 쏟아지는 피를 주워 담으며 하루 종일 울었고, 그날도 역시 신해철의 음악을 들으며 힘을 내었다. 그리고는 다음을 기약했었다. 다음엔 꼭. 만나러 가겠다고. 그가 무대에 설 날들은 앞으로도 많을테니. 당연히. 그럴 줄로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래야만 했다. 나는 그렇게 그의 콘서트를 미뤘다. 이번이 마지막 콘서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이내 떨쳤던 건, 나의 영웅이 그렇게 쉽게 사그러들 사람이 아님을 믿기 때문이었다. 우린 함께 나이 들어가는 중이었다. 꼬꼬마 초등학생이었던 나도, 20대의 청년이던 그도 가정을 이루고, 아이의 부모가 되고, 이 그지 같은 세상을 같이 힘내어 살아가는 그런 친구이기도 했다. 함께 나눌 이야기도, 공감할 여지도 더욱 많아지는 그런 친구였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와 함께 해야 할 이야기가 많았다. 오늘 오후에 뇌사 판정이라는 기사가 떴다. 금세 오보라고 뜬다. 기자 새끼들, 계속 그딴식으로 해봐라 했다. 저녁이 되어 실시간 검색어를 또 본다. 그의 이름이 없다. 다행이다. 신해철 세 글자를 검색해본다. 알맹이 없이 제목만 떨렁, 신해철 별세 1보라는 기사가 뜬다. 낮의 뇌사 오보 때문에 이 악물고 있던 승질머리가 기어이 터진다. 기자 새끼들 죽여 버린다고 방방 떴다. 그런데 기사가 계속 나온다. 별세, 별세, 별세.. 뭐라는 거야. 왜들 이래. 어느 순간 포털은 친절하게도. 그의 프로필 칸에 오늘 날짜로 그의 생을 마감 시켜 버리고 뜬금없는 국화꽃 이미지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문구를 집어 넣는다. 연예인 누구누구가 명복을 빈단다. 연예인 누구누구가 비통해 한단다. 연예인 누구누구가 대한민국 음악계의 큰별 어쩌고 저쩌고 한껏 칭찬하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단다. 뭐야. 왜 이렇게 쉬워. 다들 참 쉬워. 인정도 쉽고, 인사도 참 빨라. 너도 나도 바로 슬픔 모드야. 안타깝대. 애석하대. 슬프지만 보내 드린대. 편히 쉬시래. 뭘 벌써. 뭘 가. 어딜 보내, 네가 뭔데. 왜 쉬래 뭘. 당신들은 이해가 돼 이 상황이? 친했다며, 형님이라며, 선배님이라며. 근데도 그렇게 쉽게 인정이 돼? 그렇게 빨리 편히 쉬라는 인사가 나와?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지만. 이건 아니라고. 이렇게 갈 사람이 아니라고. 그러면 안되는 사람이라고. 쏟아져 나오는 기사들이 그래. 그 냥반이 자기 장례식장에 울려 퍼질 노래는 민물장어의 꿈일 거라고 했대. 자기가 죽고 나면 빛을 볼 노래라고, 사랑 못받아서 가장 아쉬운 자식이 그 노래라고 그랬대. 그게 소름 끼치는 예언이래. 그가 한 방송에서 미리 유언장을 썼었대. 사랑하는 아내에게, 죽더라도 다시 태어나 당신의 강아지로라도 인연을 이어가고 싶다고 했대. 그래서 애틋하대. 부인이 아프기도 했었는데, 그런데도 결혼을 결심한 로맨티스트였다고, 자식들이 태어난 후 자살 충동을 스스로 이겨낼 수 있었던 따뜻한 아버지였다고 감성팔이 기사를 쏟아내. 재밌어? 이 상황이? 숨겨진 사연들 파내는 것 같아서 신나? 신해철 노래, 넥스트 노래, 이젠 너무 지겨워. 하다 못해 Ost 참여곡들까지 전부 다. 하도 들어서 드럼 비트 베이스 코드까지 다 외우겠어. 그런 와중에 넥스트 재결합 한다고, 녹음도 다 마쳤다고, 데모곡 하나 떨렁 던져준 거, 그것도 좋다고 신나라 들었어. 농담처럼 자기가 했던 말, 서명 받아오면 신해철 서태지 이승환 합동 공연 한다던 말. 서태지가 추진중이라고, 다들 긍정적으로 검토중이라고 그랬는데. 상상 속의 마태승 프로젝트 드디어 보나 싶었는데. 난데없이 넥스트 투 보컬 간대서 보컬 신해철 아닌 넥스트가 웬말이야 툴툴댔던 거, 재즈 앨범, 얘는 쫌 아냐 내팽개쳤던 거, 다 미안하니까. 다 잘못했으니까. 멜로디언으로 학교종이 땡땡땡만 쳐준대도 눈물나게 고마울테니까. 또 백만 안티 양성하는 문제적 발언으로 실검 뜬대도 그마저도 환호성 지르며 기뻐해줄 테니까. 그러니까. 음악도 계속 만들고, 무슨 말이든 실컷 하고픈대로 하고. 50년 후의 내 모습. 70살 넘어 다시 불러야 할 그 노래. 불러줘야지 그 노래. 그런데 무슨 명복을 빈대. 어딜 잘 가래 대체 뭘. 아직 갈 사람이 아닌데 뭘 잘 가래. 뭘 벌써 전설을 만들어. 뭘 벌써 명곡 리스트를 만들어. 왜 추억으로 만들려고 해. 현실에 있어야 하는 사람이라고. 과거형이 될 사람이 아니라고. 근데. 뭐가, 왜들 그렇게. 쉬워?

댓글목록

내 친구 태지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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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
진짜 뭐가 그렇게 쉬워요...  마왕이 내 맘속에 1인자가 아니어도 이렇게 믿기지 않고 슬픈데.... 팬들은 진심 얼마나 충격일지...

푸른비상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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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죽기라도 바란것 처럼 진짜 기레기들....아후~저도 쉽게 마음이 진정이 안되네요 ㅠ.ㅠ

설렘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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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가슴아프다...정말 보낼수없는 팬의 마음이 이해가 가네요. 아직 보낼수없는데... 세상은 참 빨리도 쉽게도 돌아가죠. 그런 상황이 더 안타깝고 슬프네요...눈물나는 글...마음...

뽈또그리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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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말 같은 팬인 입장에서..맴이..
무슨 말이 필요하겠어요..토닥토닥..흐엉..

옥이www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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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맘 아픈 현실...가고나서야 그사람의소중함을 알아주는 현실...

웁스태지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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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진짜... 나갈려고 준비하다 이 글 보고.. 눈물 쏟네... 진짜.. 뭐가 그렇게 쉬울까요..

HelloT_신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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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자신있게 이 글을 백만퍼센트 공감할 수 있다고 외칠 수 있습니다.
아직 끝이 아니잖아.
아직...

피터팬증후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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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 누군가에게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늦기전에.마왕 진짜 가슴이 아파.태지가 당신 덕분에 더 소중해졌어.고맙다고 말해야 하나 ㅡㅜ 어디에서건 당신이 사랑했던 사람들 지켜줘 ㅡㅜ

tobe taiji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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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퍼오면서 펑펑 소리내어 울었습니다. 대부분 팬심이 중복되기도 하고..
공감하고자 가져왔는데.. 역시 우리 맘은 다 같았네요..
슬픔이 바래지 않을 것만 같아요.. 그렇게라도 기억하고 싶네요.

태지쿡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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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너무아파요 .마왕팬분들힘내세요 아픔이 슬픔이 나눠질수있다면..  아.

봄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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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폭풍눈물을,, 이분... 회사에서 부끄럽게 펑펑,,

레몬21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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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까진 눈물이 제어가 안되게 생뚱맞게 튀어나와서 내가 왜이러나.. 멍하다가
오늘은 그나마 담담해졌나 싶다가도 아무리 생각해도 이게 진짜? 리얼?
마왕 목소리 들으면 다시 낄낄 대며 나타날것 같고
그동안 넘 무심하게 챙겨왔나 싶어 안타깝고
한번이라도 공연 더 갈껄 이제와 후회함 뭐해...
내일 조문갈 예정인데 아... 거길 어떻게 들어서야하나
생각하면 발길이 안떨어질것 같고

taijisun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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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심코 읽다가..눈물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