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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스케 감상평] 시기별로 다양한 곡들을 들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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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이리 회원 정보 보기 작성일 14-10-25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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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가장 좋았던 점은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부터 솔로 시절까지의 곡이 다양하게 소개되었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특히 이 나올 줄이야 :)

하지만 전체적인 경연 수준은 그리 높은 점수를 주지 못하겠네요… 서태지의 곡을 어떤 식으로 자기 옷에 맞게 편곡할 것인지에 대한 감이 전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곡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걸까요? 가창력도 전반적으로 많이 미흡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기대했던 참가자는 '김필', '임도혁', '곽진언' 그리고 '버스터리드'였는데요, 

'버스터리드'의 경우, 확실한 승부수를 던질 수 있었는데 기대에 미치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터질 듯 터지지 않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보컬도 많이 불안했고요. 그래도 좋은 그로울링을 가지고 있어서 그로울링 이외의 창법을 조금 더 다듬을 수만 있다면 훨씬 안정적인 곡을 들려주는 밴드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임도혁'은 가창력으로 승부를 해야 하는 보컬인데 이번 경연에서 그다지 출중한 노래 실력을 보여주지 못한 것 같습니다. 곡을 부르는 내내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이었어요. 저는 서태지보다는 성시경과 비교하면서 노래를 들었는데 성시경의 압승?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김필'은 역시나 우승 후보답게 이전 참가자들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의 무대를 보여줬습니다. 솔직히 이전까지 굉장히 지루하게 시청하다가 김필이 나오고 나서야 재미있어졌어요! 김필의 목소리는 언제나 참 매력적입니다 :) 자기 색이 뚜렷한 보컬을 만나면 귀가 참 즐겁죠 :D 하지만 무대 자체로부터는 큰 감동을 받지 못했습니다. 김필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서였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틱탁을 경연 프로그램에서 듣게 되다니 서태지팬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곽진언’은… 음 닷컴 게시판을 보니까 의견이 갈리는 것 같은데요, 저는 가장 만족하며 들었습니다. 곽진언 스타일에 맞게 클래식한 감성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어구스틱 감성으로 <소격동>을 잘 풀어내더라고요. 듣는 이에 따라 지루하게 들릴 수도 있었겠지만 저는 매우 인상 깊게 들었습니다. 더 애잔하게 다가오기도 하고. 그리고 이미 알고는 있었지만 <소격동> 멜로디라인이 정말 좋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ㅠ 여하간 저는 오늘 무대 중 유일하게 음원으로 들을 만 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는 무대였습니다.

경연자들이 함께 부른 <마지막 축제>는... 그냥 넘어갈게요... 이건 그냥 하나의 웃지 못할 해프닝으로 기억해야지..

여러분들은 오늘 무대를 어떻게 들으셨나요? :) 

새삼 느끼는 거지만 서태지의 곡을 서태지의 색깔을 지우고 자기만의 색으로 부르기란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특히 솔로앨범으로 갈수록 더욱 더 말이죠. 그만큼 서태지의 음악이 여러 면에서 까다롭거나 완성도가 높다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 좀 흐뭇해 해도 될까요? :) 

이런저런 아쉬움도 많이 남았지만 그래도 활동 시기별에 따른 다양한 곡들을 들을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p s. 서태지가 저렇게 말문이 막힐 정도로 울먹이는 모습은 처음 보네요.. 
말은 안해도 마왕 걱정 많이 하고 있구나 싶어 마음이 짠했습니다.. 
부디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마왕..

댓글목록

우르르르님의 댓글

no_profile 우르르르 회원 정보 보기

비슷한 느낌이었던 거 같아요.
음악 입시하는 친구가 있는데 오래 전에 한 말이 서태지같이 소위 평균보다 낮은 보컬(그 친구의 표현으로...)인데 곡 자체로 음악의 수준을 끌어 올린 곡들이 편곡하기에도 엄청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이미 편곡에 엄청 힘이 들어가서 보컬을 받쳐주고 애초에 보컬을 고려해서 모든 걸 세팅했기 때문에.

스키드로우 같은 곡이면 일단 지르면 얼추 좀 하네 이럴텐데 말입니다.

그래도 저는 어린 친구들에게는 전설속의 가수수준인 서옹 노래를 접하게 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에 큰 기쁨을 받았습니다. 전에 닷컴에서 비스트가 누군지도 모르고 에픽하이가 왜 1위하는 지도 모르겠다는 글들이 많더라고요. 다들 멀어진거죠 현재랑. 반대로 어린 친구들과 서태지와도 그런 갭이 존재하는 거니까요. 40대 아티스트중에 몇 안되게 어린 신규팬들이 유입되는게 이승철인데 (예능 + ost가 크죠) 서태지도 적어도 친숙한 아티스트가 되었으면 하네요. 전설속의 인물이 아니라 항상 옆에 있는 그런 존재 :)

백한아님의 댓글

no_profile 백한아 회원 정보 보기

전 소격동을 제일 안 좋게 들었는데 이유는 원곡을 해체한 느낌이 들었어요. 다 빼고 템포도 있는 데로 늘려서 가장 부르기 쉽고 단순하게 만든 느낌이 들어서 제일 거부감이 든것 같아요.  그에 비해 김필의 틱탁은 사실 편곡은 좀 부족한 느낌이었지만 보컬이 그걸 살려준것 같아요. 전 처음 들었는데 목소리가 매력적인 것 같아요.

이리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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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르르: 서태지의 음악이 보컬에 의존한 음악이 아니라서 더 그런 것 같아요~
@백한아: 그게 아마 좋게 말하자면 곽진언의 색깔이고 나쁘게 말하면 한계인 것 같네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