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ARD

[펌] 어떤 분이 쓴 뉴스룸 후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no_profile 꼬마튠 회원 정보 보기 작성일 14-10-22 00:55

본문

두 사람의 얼굴에서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두 사람이 만난 것은 처음이었다. 그러나 30분 남짓한 시간 동안 서로가 걸어온 길에 대해 만질 듯이 교감할 수 있었다. 한 마디의 말로 백 마디의 뜻을 갈음했다. 지난 20일 한 뉴스 프로그램에서 만난 손석희와 서태지의 이야기다.

두 사람의 만남은 방영 전 부터 여러모로 화제였다. 뚜껑을 열고보니 기대 이상이었다. 폭로와 말장난의 향연인 예능 프로그램도 아니었지만, 이날 방송은 흥미진진했다. 

일단 손석희가 잘했다. 뻔한 질문도 손석희를 거치면 달라졌다. 손석희의 인터뷰 능력은 MBC 라디오 시절부터 정평이 나 있었다. 대체로 손석희는 정재계 인사들과의 만남에서는 까칠했다. 반면 같은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문화・예술・스포츠 인사들에게는 인정과 배려가 넘쳤다. 서태지와의 만남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손석희는 위트까지 넘쳤다. 

인터뷰의 구성도 완벽했다. 대중이 그에게서 알고 싶어하는 것과 알아야 할 이야기를 고루 분배했다. '다시 태어나도 서태지로 살고 싶은가' 라는 마지막 질문은 화룡점정이었다. 깔끔했다. 

서태지는 물을 만난 고기 같았다. 경직되어있었던 '해피투게더' 출연 때와는 딴판이었다. 시종일관 겸손한 태도를 잃지 않으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다했다. 서태지에게 화려한 말재간은 없었지만,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말을 한 글자 한 글자 침착하게 쌓아나가는 재주가 있었다. 눈동자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모든 걸 내려놓았다' 는 그의 말에는 힘이 실렸다. 

물론 유난히 화기애애 했던 이날의 분위기는 이것 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뭔가가 더 있었다. 서로에 대한 은근한 호감이었다. 여기에 존중이 더해지고 이해와 통찰이 더해졌다. 이날 방송은, 어느덧 40대 초입과 50대의 끝자락에 선 이 두 사람이 왜 각자의 위치에서 오랜 시간 동안 품격을 잃지 않고 있는가에 대한 묵직한 대답이었다. 덕분에 손바닥이 마주쳐서 소리가 났다. /14.10.22

 

댓글목록

별빛영혼님의 댓글

no_profile 별빛영혼 회원 정보 보기

글 잘 쓰시네요.태지가 손석희님 많이 좋아하는듯 했어요.기자회견후라 긴장도 덜하고 정말 좋아하는분과 만나서 이야기 가지듯이 겸손하고 천진난만하더라구요.손석희님의 못 보던 미소도 끊이지 않았구요. 그 바탕은서로 호감과 팬이어서 그랬겠죠 .화기애애해서 제가 좋아하는 두분이라 보면서 저도 좋아서 행복했습니다

소중한 너님의 댓글

no_profile 소중한 너 회원 정보 보기

손석희님이 잘 이끌어주신 건 분명하지만 그래도 오빠가 덜 긴장하신건 우리를 본 후라 그런게 아닌가 생각해봐요. 컴백콘에서 우릴 보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교감을 한 후 조금은 안도가 되서가 아닐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