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의 공연은 언제나 최고 였습니다.

사운드요? 목소리요? 듣는 사람에 따라 관람 위치에 따라 세상의 그 어떤 공연이라도 똑같은 수는 없습니다.

저는 C구역 앞쪽이였는데 사운드, 가사전달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한 번 하울링 난 적이 있었던 것을 제외하면 말이지요.

오히려 예전보다 떼창에 힘뜨는 매냐들 덕분에 사운드와 가사전달이 안되었었죠...

전에는 태지형님 목소리 들어야 한다면서 소리내서 따라부르지도 못했던 시절을 기억하나요? 

하지만 이번에는 저도 모르게 거의 모든 곡을 따라 불렀습니다. 물론 주변에 지장을 줄 정도로 고래고래 부르지는 않았지만요...

떼창이 필요할 때는 목청이 터져라 불렀고요....덕분에 지금은 목소리를 잃은 상태...ㅠㅠ 

모르긴 몰라도 혹여 팬들이 죽지 않았을까 걱정할까봐 더 따라부르고 더 크게 불렀는지도 모릅니다.

서태지 죽지 않았다...당연히 팬들도 죽지 않았다...

오프닝 밴드 없는 공연...첫곡을 제외하고 시작부터 쉴 새없이 달리고 또 이어지는 곡들...

특별한 멘트 없이 훅훅 지나가고 게스트나 밴드 소개마저 없었던 졸빡공연...

시작부터 태지형님 목소리가 이상하다 싶었는데 화면으로 확인한 붉어진 눈시울...다행히 예전으로 돌아가긴 했지만...

몸 상태가 그렇게 좋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또한 많은 진행인원이 동원된 공연임에도 과정과 시작은 계속 늦춰졌지요. 개중에는 번호순서대로 들어가지 못한 분들도 계실겁니다.

공연시간과 준비(대기)는 늦어지고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며 체감상 절반만 하고 끝나버린 공연...

이 정도면 공연이 너무 짧았다는 생각보다는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해야할 겁니다.

어제 공연을 보신 분들 중에 공연의 제작과 연출에 불만이 있으신 분은 아마 없을겁니다.

전체적인 진행이 불만이겠지요...(사운드 이야기는 별개로 말입니다.)

지난 2008 EPT때 공연시간이 연장되어 주변 주민들에게 민원을 받은 것은 다들 알고 계시겠지요?

진행은 늦어지고 대관시간은 정해져 있다면...

그것은 누가 관장해야할까요?

거기에 이번 공연은 대기업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네이버, MBC,CJ 등....

그들의 기호와 요구조건이 없을 수 없겠지요...(특히 방송 등과 연관 되어지면 시간에 대한 요구사항이 많아 질거고요.)

그리고  월메이드...

확실하지는 않지만 무대공연에 관한 부분은 서태지 컴퍼니가 제작 연출을 하고 그 외의 공연 전반적인 부분은 월메이드가 주관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는 더이상 서태지컴퍼니의 즉, 서태지 회장님의 손길과 입김이 골고루 뿌려질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최근의 락페나 대기업 등에서 주최, 주관하는 대형 공연에 가보신 분들을 어느 정도 느끼고 계실 겁니다.

진행도 진행이지만 무대나 사운드 부분에서 하자거리 넘쳐 흐릅니다.

다만 거대 자본이 들어갔기 때문에 출연하는 뮤지션들이 말그대로 빵빵하며 그들의 힘으로 불만거리가 어느정도 상쇄되는 효과를 보는 것이겠지요...

공연에 대한 불만과 개선해야할 점을 이야기하는 것은 좋겠지만 그것이 오로지 서태지에 대한불만으로 이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복습하면서 읽은 공연관람 후의 불만들은 한가지 이유가 아닌 우리가 알수 없는 복합적으로 발생된 이유로 인한 문제점들 같았습니다.

이것은 태지형님께서 많은 것을 놓고 많은 것을 오픈하기로 결정하면서 앞으로 생겨날 많은 현상 중에 하나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도 적응을 해야할지도 모릅니다.

앞으로 예전만한 공연퀄리티를 볼 수 없을지는 모르지만...

무대 위에서 보여지는 공연 자체만은 여전히 최고일 거라는 것은 저는 의심하지 않습니다.

어제 공연도 저는 최고였습니다. 23년 팬질하면서 그렇게 절실하게 놀았던 적이 없을 정도로...

새로운 서태지와 새로운 서태지 팬덤이 보여지고 만들어지는 과정이 저는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