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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말로윈에 대한 음악리뷰를 써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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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elvh 회원 정보 보기 작성일 14-10-1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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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태지형 명불허전이네요...

 

 

전문

http://blog.naver.com/gym7321/220153708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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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러한 음악적 개방성은 <크리스말로윈>에서 정점에 달한다. 레트로 신디사이저부터 그로울 베이스, 트랩과 현악 스트링 등 사운드 텍스쳐는 한 두번 청취로 완전히 포착 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며, 이 모든 것들이 마치 유능한 조련사에 의해 길들여진 야생동물처럼 곡이 표현하는 정서(기괴함)를 극대화 하기 위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곡의 구조는 어디가 벌스고 어디가 사비인지 알 수 없는 혼란 속에서, 저마다 강력한 훅(Hook)을 휘두르며 각자의 생명력을 발산한다. 사운드 텍스처가 만들어내는 이제까지 본 적없는 기괴한 전경과, 리스너의 손을 잡고 이 전경속을 이리저리 걷게 하는 곡의 구조는 4분이라는 시간동안 청취자를 현실이 아닌 '낯선 곳'으로 데려간다.





 이 '낯선 곳'은 우리의 관습과 신념이 철저하게 해체되는 공간이다. 이곳에는 절대적인 선도 없고 악도 없다. 관습적인 영웅인 산타는 악의 화신이 되고, 축복의 성탄절은 착취와 공포의 시간이 된다. 서태지는 <크리스말로윈>을 통해 우리가 보편적/통속적으로 믿고 있는 가치라는 것이 얼마나 허술하고 불완전한 것인지 절묘한 역설로 보여준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니체가 다시 한 번 등장한다. 니체는 <선악의 저편>이라는 저서에서 무언가를 '선'과 '악'이라고 규정짓는 (보편적/통속적)가치를 전면으로 거부하고, '나'라는 개별적인 존재가 내적인 자발성에 의해 획득하는 '좋음'과 '나쁨'을 신뢰하라고 강조했다. 쉽게 말해, 산타라는 존재에 대한 평가나 판단은 나의 내적인 가치판단에 의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지, 외부세계의 보편적인 인식(산타는 자애로운 존재)에 나의 판단이 빚을 져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댓글목록

Magic Pumpkin님의 댓글

no_profile Magic Pumpkin 회원 정보 보기

이분 평론가인가요? 완전 전문적인 리뷰 수준을 보여주네요
얼마전 서정민갑이라는 수준 낮은 리뷰 보다가 이걸 보니 곡의 의미가 잘 이해가 되네요

묨개님의 댓글

no_profile 묨개 회원 정보 보기

이건 저는 별로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틀에 뭔가를 끼워 맞추는 전형적인 평가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