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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서태지 / 아이유 - 소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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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elvh 회원 정보 보기 작성일 14-10-02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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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지형 오랜만에 나온 신곡 넘 좋네요^^

두서 없지만 신곡에 대한 리뷰를 작성해봤습니다.

 

리뷰전문 : http://blog.naver.com/gym7321/22013940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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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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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아이>때의 장르 논란과 달리 <소격동>이 '신스팝'으로 의견일치 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사운드 텍스쳐가 신디사이저 하나로 매우 단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텍스쳐를 변주하여 펼쳐내는 방식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먼저 귀에 들어오는 것은 리버브와 딜레이가 물씬 걸린 신스루프이다. 공간을 가득 채우며 확장되는 신스루프는 공간에 스며들어 사라지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청명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 신스루프는 '노스텔지어'라는 곡의 정서와 적절히 조응하며 곡을 이끌어나간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베이스 신스와 접촉이 발생하는데, 청명한 리드 신스루프와 대비되는 노이즈톤 베이스는 <소격동>에 다시 새로운 정서를 불어넣는다. 이 정서의 정체는 '불안감'이다. 리드 신스가 청명하게 그려내는 소격동은 어린시절의 추억이 담긴 아련한 공간이지만 이미 상실되어버린, 내가 눈을 감거나 놓아 버리면(현실로 돌아오면) 사라지는 불안정한 공간이기에 필연적으로 불안 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소격동은 아련함과 불안함이 공존하는 이중적인 성격에 공간이며 이러한 모순된 정서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동원된 것이 노이즈 베이스 인 것이다. 베이스 신스에 어긋나고 뒤틀린 피치와 촘촘한 간격으로 걸린 사이드체인은 화자의 불안한 감정을 온 몸으로 표현해낸다.

 

 

 이러한 이중적인 정서는 사람을 불편하게 한다. <소격동>을 들으면서 어딘지 모르게 불편한 감정을 느끼는 것은 (사운드를 포함해서) 청자가 기대하는 완벽한 '노스텔지어'로 우리를 데려가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서태지가 우리를  데려가는 곳은, 눈을 뜨면 사라지는 백일몽이자 붕괴직전에 흔들리는 성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소격동>은 아름답다. 행복과 불안이 동전의 양면이라는 것을, 그것이 삶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기에, 차트 최상위권에 포진한 곡들이 잠시 우리를 '달달함'과 '행복'으로 데려가 줄 수 있지만 그것이 결국 환상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기에. 아이유는 꿈꾸듯 노래부르지만, 소격동은 현실에 존재하며 환상을 쫓는 우리의 삶도 이와 비슷하다. 환상과 현실, 아련함과 불편함이 교차하는 순간을 예민하게 포착한 서태지는, 이로써 다시 한 번 매력적인 세계를 창조해냈다.

 

댓글목록

unknownTrack님의 댓글

no_profile unknownTrack 회원 정보 보기

캬~ 맞고 틀린걸 떠나서 휼룡한 리뷰인듯. 표현하기 힘든 느낌들을 언어로나마 잘 표현하셨네요.

서블리앤버블리님의 댓글

no_profile 서블리앤버블리 회원 정보 보기

음악들으면서  리뷰 읽으니.. 네 그런것 같네요. 맑은데 뭔가 아린것 같고  아픈듯한데 달콤하고.. 신비스런 기분은 그런 음악적 기법에서 오나봐요.. 뭐 제가 아는게 없어서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