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 19일 아침... 매냐 여러분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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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에서도 잘 놀고요. (예전에는 엄마가 무릎 위에 올려놓고 함께 타야 했는데 이제는 그네도 잘 탑니다. ^^)
그나마도 일요일 오후에는 아들이 나가는 것도 싫다고 해서 온 가족이 다 함께 집에서 놀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주말은 한 주 동안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집에서 힐링할 수 있을 정도였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일단 어쨌거나 집에서 쉬는 주말이었고, 막 보채고 울고 엄마 곁에서 떨어질 줄 모르던 아들이
마눌님이 아프기 시작했던 지난 주부터는 갑자기 의젓해져서 그렇게 보채지도 않고 엄마 곁에서 떨어져 혼자 놀 줄도 알고...
그래서 이번 주말은 거의 고생이랄 것도 없이 아들이랑 말 그대로 "함께 노는" 주말이었어요.
마눌님 말로는 이번 주말만큼만 아들이 얌전해도 만세를 부르겠다고...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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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사람
눈을 둘 곳이 없다
바라볼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아니 바라볼 수도 없고
그저 눈이
부시기만 한 사람
- 나태주, ≪아름다운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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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 평화로워진 것은 아무래도 최근에 했던 아들 식사 습관 교정 훈련(...정확한 표현은 아니지만 대충 이렇다고 해두죠.)이
나름 성공을 한 것도 큰 이유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쉽게 말해서 "밥을 스스로 혼자 먹게 하는 훈련"이라고
하면 되겠네요. 마눌님 말로는 예전에 어느 소아과 전문의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해요.
"요즘 엄마들은 아기들이 기저귀를 일찍 떼는 것에는 신경을 쓰면서 밥을 스스로 먹는 것에는 왜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가?"
저희 아들도 현재 23개월이고 곧 두 돌을 맞는데도 아직도 대부분 마눌님이 밥을 먹여줘야 했고 밥 투정이나 장난도 심했습니다.
그런데 저희 주변에서도 그렇고 인터넷에서도 그렇고... 밥을 스스로 혼자 먹는 훈련을 시켜줘야 엄마 아빠도 아이도 편하다고...
사실 이미 시작했어야 하는 게 맞는데 저희는 좀 늦었어요. 그래서 눈물을 머금고 눈 딱 감고 식사 습관 훈련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목적은 "아들이 엄마를 찾거나 보채지 않고 차려준 한 끼를 혼자 스스로 다 먹는 것"입니다.
일단 엄마가 먹여주는 것을 딱 끊고 식판을 사서 한 끼 식사를 딱 차려주면서 시작이 되지요.
아직 아기는 "왜 엄마가 안 먹여주지?" 하고 울며 보채기 시작합니다. 밥을 거부하게 되는데... 몇 차례 권해도 안 먹거나
아기가 식판을 엎어 버린다거나 너무 많은 시간이 지나면 그 밥을 치워버려요. 그리고 아예 다시 원해도 먹지 못하도록 설거지까지
끝내 버립니다. 그리고 아기한테 설명과 설득을 해야 해요. "배가 고프지 않구나~ 이따가 다음 식사 시간에 우리 맛나게 먹자?! 알았지?"
밥을 먹지 않았다고 아기에게 벌을 주는 개념이 아닙니다. 그냥 스스로 먹지 않으면 배가 고프다는 것만 체험하도록 하는 거죠.
그리고 혹시나 물이나 우유를 달라고 하면 그건 얼마든지 줍니다. 그리고 밥을 먹지 않으면 다른 까까도 주지 않아요.
"밥을 먹어야 뭘 해준다"는 식의 거래도 하지 않습니다. 밥을 안 먹어서 치웠으면 그에 대한 얘기도 일절 하지 않습니다.
다음 끼니에서 똑같이 밥을 차려줍니다. 아기가 스스로 먹기 시작하면 열화와 같이 환호해주고 칭찬해주고 응원해줍니다.
물론 바로 다음 끼니에서 갑자기 잘 먹게 되지는 않습니다. 한 술 떴다가도 다시 먹여달라고 보챌 수 있는데 역시 무시합니다.
아기가 혼자 밥을 먹기 시작하면서 흘리고 떨어뜨리고 묻히고 쏟을 수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는 아무 혼도 내지 않습니다.
아기가 계속 울고... 특히 배가 고파서 우는 모습을 보면 정말 가슴이 아프지만 다 아기를 위한 거라 생각하며 조금만 견딥니다.
그리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며칠 걸리지 않아 아기 스스로 혼자 잘 먹게 됩니다. (사실 빠르면 며칠씩이나 걸리지도 않죠.)
저희 아들은 이게 조금 더 오래 걸린 느낌이지만 지금은 혼자 잘 먹습니다. ^^
정작 "밥"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반찬이나 국만 먹어 초반에 살짝 걱정하기도 했지만, 듣자 하니 밥만 먹는 아이가 있고
반찬만 먹는 아이가 있는데 그나마 반찬만 먹는 아이가 밥만 먹는 경우보다는 영양 불균형은 좀 덜하다고 해요.
이것도 나중에 슬슬 고쳐진다고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해서 반찬만 너무 간간하지 않도록 만들어 주고 있지요. ^^
요 며칠 이 과정에서 마눌님도 아들도 고생이 많았죠. 특히나 초반에는 아들이 보채기 시작하는데 마눌님이 한참 아플 때라 신경이
곤두서서... 그래서 보채는 걸 덜하게 하고 싶으면 다시 예전처럼 밥을 먹여주는 방법이 가장 편하지만, 이미 시작한 교육을 그런 식으로
되돌려버리면 안되거든요. 그러다보니 더 힘들었을 거예요. ㅠㅠ 지금도 밥 먹으면서 가끔은 이것저것 요구하기도 하고 쌀밥을
잘 먹으려고 하지 않아 여전히 걱정이지만, 여하튼 스스로 엄마 찾지도 않고 밥 잘 먹는 모습을 보니 밥상에 평화가 찾아온 느낌!
육아에는 왕도가 없고 정답이 없기 때문에 무조건 "이렇게 해라! 이게 옳다!" 강요하고 싶지는 않고 다만 저희가 이 방법을
택했을 뿐이지만, 이 식사 습관 교육이 성공하고 나니까 아들이 더 의젓해진 것도 같고... 며칠 동안 살짝 빠졌던 살도
다시 잘 먹기 시작하면서 되돌아오기 시작했을 뿐더러... 어째 예전보다 더 잘 먹는 것 같아요. ㅎㅎㅎ
과일도 잘 먹고요...
요거트도 혼자 앉아 TV 감상하면서 잘 먹어요. ^^ 전에는 이거 하나를 먹어도 엄마 무릎에 앉아 먹으려고 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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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으면
어린 시절 선생님이 걸어 오신다.
회초리를 들고서
선생님은 낙타처럼 늙으셨다.
늦은 봄 햇살을 등에 지고
낙타는 항시 추억한다.
- 옛날에 옛날에 -
낙타는 어린 시절 선생님처럼 늙었다.
나도 따뜻한 봄볕을 등에 지고
금잔디 위에서 낙타를 본다.
내가 여윈 동심의 옛 이야기가
여기 저기
떨어져 있음직한 동물원의 오후.
- 이한직, ≪낙타(駱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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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의... 지난 토요일로 생후 103주 째를 맞은 아들의 한 주 이야기... 어느새 100주... 세 자리 수가 넘었네요. ㅎㄷㄷ
머리를 짧게 자른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다시 무서운 속도로 자라고 있습니다. ㅎ
엄마가 새로 산 파리채 하나 득템해서는 마법봉인양 손에 들고 온 동네를 휘두르고 다녔다던... ㅎ
일요일 오후... 자기가 안 나간다고 해놓고 무료해하는 아들 녀석...
얘가 지금보다 더 아기였던 시절... 절대 안 웃는 매우 시크한 아기였었거든요.
그런데 요새는 그런 어린 시절을 메꾸려는 것마냥 시도 때도 없이 잘 웃는 아이가 되었습니다.
진지한 얼굴로 TV에 집중하다가도 셀카만 들이밀면 바~~~로 멋쩍은 웃음 모드!!! ㅋㅋㅋㅋㅋ
이제 슬슬 두 돌이 다가오는군요. ^^ 시간 참 빠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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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 김수영, ≪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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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주말 보내고 돌아온 아침반 글에도 예전만큼 아들 사진이나 영상을 그렇게까지 많이 올리지는 않으려고 하는데
이번 주는 어디 안 가고 하루종일 온 가족이 붙어 있다보니 아들 얘기 빼면 쓸 얘기가 없네요. ㅎ 죄송합니다. ^^;;;
이번 주도 지난 주 만큼이나 엄청 바쁠 겁니다. 지금 손에 들고 있는 두 개의 프로젝트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는 계속 바쁠 거고
시간이 갈 수록 더더욱 바빠지겠죠. 그래서 계속 아침에 일찍 오고 있고 주말에도 집에서 잠시 짬을 내서 기획서를 분석해야 했어요.
거기다가 지난 금요일에 살짝 놓고 퇴근했던 일까지 겹치면서 아마 오늘도 얄짤없이 야근을 해야 할 것 같은 느낌... ^^;;;;
뭐 이 프로젝트들 다 끝내기 전까지는 야근도 할 수 없다 생각하고... 다만 일이 얼마나 잘 풀리느냐에 따라 처음
"이 정도 하면 되겠다"고 예상했던 정도보다 빨리 끝낼 수도 있으니, 영감과 깨달음이 넘쳐 일이 잘 풀리기를 한 번 노려보겠습니다.
일이 바빠지고 일과 시간에 여유가 없을 수록 점심이나 저녁 식사는 잘 챙겨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오늘도 슬쩍 미리 팀 동료분들로부터 어디로 갈지 의견을 모아본 후 별로다 싶으면 혼자라도 나가서 에너지 충전에 힘써야겠습니다.
아팠던 마눌님도 빠르게 나아가고 아들도 좀 컸다고 점점 의젓해지고 있어서 그나마 오늘도 마음이 놓이네요.
오늘 하루도 다시 돌아온 한 주도 모두들 즐겁고 신나고 재미지고 알차고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들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 댓글목록
sunny♥님의 댓글
앗 쪼~위에 노란 알로앤ㄹ바지!ㅎ 아드님이 정말정말 귀엽고 사랑스러워요!ㅎㅎ 치킨은..단언컨데, 가장 완벽한 음식입니다..!- _-)b
모난돌님의 댓글
아이고~ 밥 먹는다고 국 그릇 앞에 입 갖다 대는 사진 너무 귀여워요ㅠㅠ
식사 습관 기른다고 식구들 모두 고생 하셨네요. 그 과정을 찬찬히 읽어보니 옳거니 싶습니다.
예전에 동생이 아이들 밥 먹일 때 매번 애원과 협상이 난무하는 것을 보면서 방식을 바꾸는 게 나을텐데 생각하던 게 떠올랐어요. 일년에 한 두 번 보는 동생한테, 그것도 미혼인 언니가 육아 방식을 얘기하는 게 좀 조심스러워서 생각만 하고 말았지만요 ㅎ. 게다가 동생은 맞벌이라 평소 육아를 할머니가 도맡아 해주시니 더 말하기 애매한 상황이었구요.
뭐, 지금은 얘들이 다 커서 (둘 다 초등생) 더이상 식탁에서의 전쟁은 없지만... 아, 그게 또 공부 습관으로 옮겨가 있더군요 ^ ^;;; 와... 진짜.... 얘들 키우는 건 산 넘어 산인가봐요.... 3자 입장에서 봐도 후덜덜 합니다...
암튼 벌을 주는 분위기가 아니라 합리적으로 식사습관을 만들어 준다는 게 참 좋네요!
써먹고 싶은데 써먹을 대상이 없다능!!!!!!!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세우실님의 댓글
ㄴsunny♥님 : 치킨은.... 달래 치느님이라고 불리는 게 아닙니다. ㅎ 빠른 쿨타임 후에 다시 먹고 싶고 간절해지는 그 맛!!!! 아들 칭찬해주셔서 고마워요! ㅋㅋㅋㅋ
세우실님의 댓글
ㄴ모난돌님 : 사실 지금도 완벽하게 "교육이 끝났다"라고 할만큼은 아니지만 밥상에 평화가 찾아온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는 결실을 이뤘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에는 일정 월령이 되면 자기가 다 본능적으로 알아서 하는 것인 줄 알았는데, 그런게 아니라는 걸 육아를 하면서 매번 새삼 느껴요. 그렇죠... 알아서 하는 게 아니라 다 배워가는 거죠 뭐... ^^ 그래서 가정교육이 중요하고.... ㅋ 말씀하신대로 아주 아기 때의 수면 교육... 그리고 이번의 식사 교육... 그리고 앞으로도 또 다른 게 계속 다가올텐데... 요게 전쟁이면서도 그만큼 보람이 있으니까 계속 도전해볼만 하네요. 요걸 다른 말로 하면 "산 넘어 산" 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