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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하늘에 벼락
평온하고 적조한 오후의
어느 시간대에 갑자기 벼락처럼
일탈이나 파격의 순간이 올 때가 있다.
무난한 일상에 느닷없이 벼락을 안기는 때가
있는 법이다. 고정된 것, 멈춰있는 것, 수평으로
누워있는 모든 것들은 이내 정체되고 활력과
생기를 잃어 지워지기에, 순간순간 자신을
임계점 위로 올려야 하는 것이다.
- 박영택의《하루》중에서 -
* 마른 하늘에
벼락이 치는 날이 있습니다.
고요하고 평온하던 땅이 뒤흔들립니다.
사람의 일상에도, 사람이 만들어 놓은 시스템에도
이따금 날벼락이 칩니다. 순간순간 깨어 있어야,
매일매일 시스템을 다듬고 손질해야,
안전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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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머리의 글은 "고도원의 아침편지"에서 가져오고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세우실입니다.


오늘 아침 사무실 창 밖 풍경입니다. 비가 온 후 좀 흐리지만 시원하고 상쾌한 아침 날씨로군요. 춥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월요일 아침... 좀 일찍 출근했습니다. 보통 주말이나 연휴를 보내고 돌아온 첫 날 아침은 일찍 출근해 버릇하고 있고,
그게 평소 저에게 월요병이라는 게 없는 비결(?)이기도 하지만 오늘은 거기에 더해서 간단한 반영 작업 하나가 있었습니다.
첫 알람 소리는 패스하고 두 번째 알람 소리도 "우우웅... 조금만 더..." 하다가 "헛! 안돼!" 하고 몸을 벌떡 일으켰어요.
(제가 이래서 알람을 몇 분 간격으로 최소 두 번 이상 맞춰놓는 겁니다. ㅎ) 한 번 몸을 자리에서 일으키고 가벼운 스트레칭
한 세트를 해주니 피곤함이라 느꼈던 건 다 날아가고 몸은 거뜬해지더군요. 어젯밤에 약간 "혹시나... 나도 감기 기운이?"
하는 느낌이 있어서 좀 덥다 싶게 몸을 최대한 감싸고 잤더니 아침에는 그런 걱정도 날아갔습니다. (저까지 아프면 큰일...)
집에서 일찍 나왔더니 버스에도 골라 앉을 수 있을 정도로 자리가 많아 편하게 올 수 있었죠. 다만 기사님께서
비 온 후의 아침이라고 난방을 가동하셨는지.... 버스 안에 훈기가 돌면서 살짝 잠에 빠져들뻔 하긴 했지만요. ㅎ

워낙 간단했기 때문에 애초에 크게 긴장하지 않았던 반영은 잘 마치고... 이미 반영을 하면서 휴게실에 나온
아침 간식으로 배를 조금이나마 채웠기 때문에, 다른 먹거리 대신에 회사 건물 지하에서 커피 한 잔 사 왔어요.
이게 거품이 맛있긴 한데 좀 진한 편이어서 아무래도 오늘의 커피는 이걸로 시작과 동시에 끝을 맺어야 할 것 같네요. ㅎ
자~! 이제 좀 일찍 올리는 이 아침반 글과 함께 시간대에 관계 없이 아침 일찍부터 바쁠 새로운 한 주... 시작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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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이가 돈다
어린아이이고 어른이고 살아가는 것이 신기로워
물끄러미 보고 있기를 좋아하는 나의 너무 큰 눈 앞에서
아이가 팽이를 돌린다
살림을 사는 아이들도 아름다웁듯이
노는 아이도 아름다워 보인다고 생각하면서
손님으로 온 나는 이집 주인과의 이야기도 잊어버리고
또한번 팽이를 돌려주었으면 하고 원하는 것이다
都會안에서 쫓겨 다니는 듯이 사는
나의 일이며
어느 小說보다도 신기로운 나의 生活이며
모두 다 내던지고
점잖이 앉은 나의 나이와 나이가 준 나의 무게를 생각하면서
정말 속임없는 눈으로
지금 팽이가 도는 것을 본다
그러면 팽이가 까맣게 변하여 서서 있는 것이다
누구 집을 가보아도 나 사는 곳보다는 餘裕가 있고
바쁘지도 않으니
마치 別世界같이 보인다
팽이가 돈다
팽이가 돈다
팽이 밑바닥에 끈을 돌려 매이니 이상하고
손가락 사이에 끈을 한끝 잡고 방바닥에 내어던지니
소리없이 회색빛으로 도는 것이
오래 보지 못한 달나라의 장난같다.
팽이가 돈다
팽이가 돌면서 나를 울린다
제트機 壁畵밑의 나보다 더 뚱뚱한 주인 앞에서
나는 결코 울어야 할 사람은 아니며
영원히 나 자신을 고쳐가야 할 運命과 使命에 놓여있는 이
밤에
나는 한사코 放心조차 하여서는 아니될 터인데
팽이는 나를 비웃는 듯이 돌고 있다
비행기 프로펠러보다는 팽이가 記憶이 멀고
강한 것보다는 약한 것이 더 많은 나의 착한 마음이기에
팽이는 지금 數千年前의 聖人과 같이
내 앞에서 돈다
생각하면 서러운 것인데
너도 나도 스스로 도는 힘을 위하여
공통된 그 무엇을 위하여 울어서는 아니된다는 듯이
서서 돌고 있는 것인가
팽이가 돈다
팽이가 돈다
- 김수영, ≪달나라의 장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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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은 지난 금요일 아침반 글을 쓰던 시점에서 계획했던 것들이 다 날아가고 완전히 돌발적인 일과를 보내게 되었습니다.
일단 마눌님이 지난 목요일 밤에 몸살이 나서 엄청 아팠었다고 했었잖아요? 푹 자고 금요일 새벽 제가 출근할 무렵에는
그래도 목요일 밤보다 나아진 건 확인하고 집을 나섰는데... 아침에 통화를 해보니 그래도 여전히 매우 힘들어 보였어요.
집에 혼자 있기만 한 것도 아니고 아직 엄마가 아픈지 어떤지 잘 모르는 아들 녀석이랑 같이 있다 보니까...
그래서 반차를 쓰고 좀 일찍 사무실을 나갔습니다. 집에 들어가보니 아들 낮잠을 막 재운 마눌님도 이제 낮잠을 자려던 참...
일단 마눌님과 아들이 모두 다 낮잠을 자는 동안 점심 챙겨 먹고 이것저것 준비를 한 후, 금요일 오후에는 바로 병원으로...

폐렴이라더군요. -ㅁ-;;;
아니... 마눌님이나 저나 몸살 감기 하룻밤 앓고 나서 그냥 주사 한 대 맞고 약 지어오면 끝일 줄 알고 간 건데 갑자기 폐렴...
당장 입원할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혹시나 밤에 또 다시 고열과 오한을 동반한 몸살 기운이 오면 응급실로 바로 가라는 얘기까지...
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만 마눌님이나 저나 놀라는 게 당연했죠. 그래서 주말에 처가 내려가려던 계획도 취소...
(장모님의 생신 잔치 때문이었는데, 여러가지 다른 이유가 얽혀서 이번 주말엔 결국 모이지 않기로 하긴 했지만요.)
그리고 주말에는 쭈욱 집에 있었어요. 아들 때문이라도 가끔 집 밖을 나가 잠시 돌아다니고 다시 들어오기는 했지만,
일단은 집을 본진으로 해서 마눌님 요양에 최우선 순위를 두었습니다. 다행인 것은 상태는 조금씩 나아졌다는 것.
주말마다 웬만하면 "이런 거 해 먹었어요." 또는 "이런 거 사 먹었어요." 라는 얘기들을 올리곤 했었는데,
요새는 아들 스스로 밥 먹기 훈련을 하는 중이기도 하여 저희도 함께 계속 밑반찬에 밥 놓고 그냥 집밥으로 모두 해결...
그래서 이번 주말 얘기는 "마눌님 폐렴이라 집에서 쭈욱 요양했습니다."가 핵심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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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처음에는
내 가슴이 나의 詩였다
그러나 이제는
이 가슴을 앓고 있다
나의 詩는
내게서 차츰 벗어나
나의 헌 집을 헐고 있다
사랑하는 것과
사랑을 아는 것과는 내게서는 다르다.
金빛에 입 맞추는 것과
金을 캐어 내는 것과는 다르다.
나도 처음에는
내 노래의 잔을 가득히 채웠다.
지금은 그러나 이 잔을 비우고 있다.
해맑은 유리빛으로 이 잔을 비우고 있다.
나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가
얻으려면 더욱 얻지 못 하는가
아름다운 장미도 아닌
아름다운 장미와 시간의 友情도 아닌
그 장미와 사랑의 기쁨은 더욱 아니 곳에서...
아아 나의 詩는 마른다
나의 詩는 잠을 이루지 못 한다!
나의 詩는 둘이면 둘이 아닌
다만 하나를 위하여
너와 나의 하나를 위하여 나에게서 쫓겨 나며
나와 함께 마른다!
캄캄한 무덤에서도 너를 기다리며......
- 김현승, ≪告白의 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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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도 말씀드렸지만 그렇다고 집에만 방콕하고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아들이 밖에 나가 부지런히 놀고 오지 않으면
집에서는 좀이 쑤셔 투정을 부리고, 그럼 가족들 모두에게 스트레스가 되니까... 아들을 위해서라도, 마눌님도 자리에
누울 정도는 아니고 상태도 계속 나아지고 있었으므로 온 가족이 잠깐씩이라도 나가서 바깥 공기 쐬고 돌아오곤 했습니다.

대형 마트도 가고...

이 키즈 카페도 가고...

저 키즈 카페도 가고...
마눌님이 폐가 안 좋은 상태였기 때문에 여전히 가끔씩은 싸늘했던 바깥 공기를 쐴 수는 없어 야외에서 노는 건 자제...
그리고 너무 멀리까지 가는 건 또 자제... 그러다보니 키즈 카페를 포함해 익숙한 실내 장소를 몇 군데 돌아다니는 정도였어요.


그래도 잘 놀았어요. 이 녀석... ㅎ 낮 동안은 그렇게 심하게 보채지도 않았고요. ^^;;
다만 밥 먹을 때는 요새 "혼자 스스로 밥 먹기" 훈련 중이라 기싸움이 좀 있었지만 요건 나중에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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門을암만잡아다녀도안열리는것은안에생활이모자라는까닭
이다. 밤이사나운꾸지람으로나를졸른다. 나는우리집내門牌
앞에서여간성가신게아니다. 나는밤속에들어서서제웅처럼자
꾸만減해간다. 食口야封한窓戶어데라도한구석터놓아다고내
가收入되어들어가야하지않나. 지붕에서리가내리고뾰족한데
는鍼처럼月光이묻었다. 우리집이앓나보다. 그러고누가힘에
겨운도장을찍나보다. 壽命을헐어서典當잡히나보다. 나는그
냥門고리에쇠사슬늘어지듯매어달렸다. 門을열고안열리는門
을열려고.
- 이상, ≪家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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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 아들 얘기를 하기 위한 핵심 키워드는 "비눗방울" 되겠습니다.
[클릭 하시면 영상 나와요~~]
주말 동안 갔던 키즈 카페 중에는 한 시간에 한 번 아기들이 비눗방울 놀이를 실컷 할 수 있는 방이 있어요.
그런데 아들이 생각보다 비눗방울 놀이를 정말 좋아하는 거죠. 그래서 이 키즈 카페를 나가서도 비눗방울 놀이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고민해보다가 마트에 가서 비눗방울 총을 하나 사기로 했습니다.
예~~~전에 비눗방울 총을 하나 산 게 집에 있긴 했지만 그게 잘 안 나와요. 저희가 뭘 잘못한 건가 하는 생각도 해봤는데
아무래도 그건 아닌 것 같고 아무래도 총 자체에 결함이 있는 것 같아... 그냥 새 걸 하나 사기로 했습니다.
이전에 가지고 있던 총 자체의 결함이 맞았던 것 같아요. 이번에 산 건 그때 것보다 저렴한 건데도 더 잘 나왔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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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주 호쾌하게 쏟아져 나오는 저 비눗방울들~~!!!! 아들도 신났습니다. 그냥 엄마 아빠가 쏴주고 밑에서 비눗방울만
만지는 정도가 아니라 본인이 쏴보겠다고도 하는데 서툴고 손이 작아 얼굴에 쏘는 코미디를 하기도 했지만, 직접 스스로
쏘기도 하면서... 저희가 쏜 걸 막 쫓아다니기도 하면서... "아~! 돈 쓴 보람이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 놀았죠.
[클릭 하시면 영상 나와요~~]





일요일인 어제는 오로지 비눗방울 놀이만을 위해 따로 나가서 놀았을 정도로 좋아해요.
이번에 산 비눗방울 총에는 총신에 탄창처럼 꽂는 용액 세 병이 들어 있었는데.... 그걸 이번 주말에 벌써 다 썼습니다.
비눗방울 총 살 때 옆에 리필 용액도 엄청 큰 걸 팔길래 "리필도 필요해?" 했는데... 하루만에 필요하게 됐어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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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앞
맑은 새암을 들여다본다
저 깊은 땅 밑에
사로잡힌 넋 있어
언제나 머-ㄴ 하늘만
내어다보고 계심 같아
별이 총총한
맑은 새암을 들여다본다
저 깊은 땅 속에
편히 누운 넋 있어
이 밤 그 눈 반짝이고
그의 겉몸 부르심 같아
마당 앞
맑은 새암은 내 영혼의 얼굴
- 김영랑, ≪마당 앞 맑은 새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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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 얘기는 일부러 줄여서 편집한 게 아닌데도, 단락 갯수도 평일 아침반 글과 같고 분량도 좀 작죠? ^^
갑작스러운 마눌님의 투병(?)으로 평소에 비해 조용~한 주말을 보냈기 때문이죠. 마눌님이 얼른 완쾌되어야
또 온 가족이 여기저기 바쁘게 돌아다닐텐데... 밥도 잘 먹고 약도 잘 먹고 잘 쉬어서 빨리 나았으면 좋겠네요.
공교롭게도 이번 주부터 저는 엄청 바쁩니다. -ㅠ- 안 그래도 일정 빠듯한 프로젝트 작업 하나가 이제 마감 기간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는 터라 여유를 부릴 수가 없어요. 그런데 아무래도 마눌님이 몸이 아프니 너무 심한 야근은
힘들지 싶고... 그래서 반영이 딱히 없어도 새벽에 일찍 출근해서 일찍부터 하루 일과 시작하고, 기존에 일과 중
가끔씩 남들 담배 피듯 했던 인터넷 활동도 최대한 줄이고 업무에 집중하도록 해야겠습니다. 그리고 일찍 나가야죠.
아무래도 5월은 정신없이 빠르게 지나가겠네요. ㅎ 부디 영감이 팍팍 불꽃을 튀겨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막 생깁니다.
오늘은 지난 주에 먹었던 단골 우동집의 새 메뉴가 또 땡기는군요. 날이 궃지만 않다면 한 번 다시 가보려 합니다.
모두들 오늘 하루도 다시 돌아온 한 주도 즐겁고 신나고 재미지고 알차고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들 보내시길 바랄게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