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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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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모난돌 회원 정보 보기 작성일 14-04-24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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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이 며칠이 지났습니다. 

여전히 일 하고, 식사 하고, 잠을 자는 등, 일상을 보냈습니다. 

집안 제사도 있어서 오랜만에 동생 부부와 조카들을 보고 행복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하는 와중에도 불쑥불쑥 눈시울이 뜨거워 지고, 미칠듯이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잠을 자려고 누우니 마음이 몹시 스산해져서 다시 불을 켜놓고 엎치락뒤치락 하기도 하고요... 

 

처음에는 살아 있기만 하면... 어떻게든 얘들 구해내지 않겠나 하는 막연한 생각으로 살아만 있으라고 마음을 졸였는데... 

나중에는 지금까지 살아 있길 바라는 게 더 잔인한 거 같고...

아 .. 이런 말을 하고 있는 거 자체가 너무 미안하네요... 

 

그동안 틈 날 때마다 이런 저런 수많은 뉴스들을 찾았지만... 

알다시피 수많은 실수, 잘못, 어리석음의 반복의 극치더군요...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에게 그 수많은 상황들이 모조리 대못이었을 것을 생각하니... 어휴....

 

우리 사회가 논의해야 할 일들이 한두가지가 아님을 이런 인재가 생길 때마다 절실히 느끼죠...

그러나 그 이전에 빨리 저 바다 밑에 가라앉아 있을 아이들부터 가족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다시 한번 간절히 바랍니다... 

죽은 넋이라도... 

그리고 옅어져가는 희망이라 해도... 혹시나... 그 곳에 기적 이라는 게 있다면... 

 

...... 내가 사는 나라를 이렇게 부끄러워 한 건 이번이 최강이네요. 

그리고 기성세대라면 누구나 이 부끄러움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도 생각합니다.

나도.... 나도 부끄럽고 미안합니다. 

맨날 말만 번지르르 하고 결국은 내 이익을 위해서만 살고 있지 타인을 위한 봉사 한번 해본적 없는 이기적인 기성세대라 부끄럽습니다. 

더불어, '내 책임' 이라고 유서를 쓰고 스스로 세상을 떠나신 한 선생님...  

피해자이기도 한 그분도 '내 책임' 이라고 하는데, 그런데 왜 가장 '내 책임' 이라고 말해야 할 사람들은 이것을 남의 책임이라고 말하고 있는지도 참 화가 납니다... 

댓글목록

선인장꽃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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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인간 망신이자 국가적 망신이죠.
정작 배와 함께 가라 앉았어야 할 사람들의 텅빈 사고 방식에 죄 없는 사람들만 목숨을 잃어가는 이 현실... 제발 한 사람의 추가 생존자가 나타나 그 멍청한 선장과 일당들에게 화풀이 좀 해주면 속이 시원하겠어요.

돈보다태지님의 댓글

no_profile 돈보다태지 회원 정보 보기

됐어 됐어! 를 들으며 외치며 자란 나는 내가 어른이 되면 세상을 바꾸거나 세상은 이미 바뀌어 있거나 혹은 세상을 바꾸려는 무리속에 솝해있을 줄 알았는데 그 수십년 전과 달라진게 없네요. 무능한 어른이 된것같아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 뿐입니다!

flavor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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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말로 다 할수없는 슬픔과 절망과 분노까지 느끼는 나날들입니다.
그 또래의 아이들이 있는 부모로서, 또 한사람의 국민으로서 그 많은 아이들을 속절없이 떠나보내고 있다는 사실이 도대체 실감이 나질 않습니다. 관련소식을 보지 않으려해도 차마 외면도 할수 없고...
종일 눈물바람입니다.

티즈토이님의 댓글

no_profile 티즈토이 회원 정보 보기

하나둘씩 밝혀지는 사실에 저 역시 화가 치밀어 올라옵니다.
긴급한 구조상황에 민간 잠수사면 어떻고 119구급헬기면 어떻습니까? 생명을 구하는데 해경만이 구조활동을 해야하는건지..
위기 관리 시스템.컨트롤 타워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이 나라에 대해 정말 분노가 ...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말 잘못된 관행과 병폐를 뜯어 고쳤음 좋겠어요. 또 한번 국민을 울게한 대형참사.다시는, 다시는 일어나지 않길 바랍니다.
찬 바닷속에 있을 분들을 생각하니 뭉클하고 가슴이 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