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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5일 한식대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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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Noa 회원 정보 보기 작성일 14-04-07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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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5일!

어떤 사람들에게는 더이상 쉬지 않는 식목일, 어떤 사람들에게는 청명, 그리고 제사를 지내는 또 어떤 사람들에게는 한식 전날... 이지만,
평생 제사 한번 지내보지 않은 서른 둘 싱글 노처녀에게 4월 5일은 친한 친구의 결혼식일 뿐이었습니다.
8대째 서울 이태원에서 살고 있는 서울 토박이, 또는 서울 촌ㄴㄴ인 노처녀와 노처녀보다 더 노처녀인 노처녀의 큰언니는 전라북도 김제에서 열리는 결혼식 (11:30am) 참석 및 그를 빙자한 생애최초 전라도 탐방을 위해 각종 군것질거리를 잔뜩 탑재하고 화장도 곱게 칠하고 결혼식용 예쁜 옷과 신발은 따로 챙긴 뒤 오전 7시에 운전대를 끌고 서울 이태원을 출발합니다. ㅋㅋ
한남 대교에서 경부고속도로를 타자마자 막히기 시작하는 길에 조금 흠칫하긴 했지만, 설마 네시간이나 넘게 걸리겠어, 하는 마음으로 쿨하게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9시쯤 되어도 여전히 서울에 있는 우리를 발견하곤 차안의 노처녀 두명은 니가 계획을 잘못 세워서 늦었네 언니가 늦게일어나서 늦었네 등등 말도 안되는 핑계로 싸워대며 군것질은 군것질대로 하며 성질을 내면서 운전을 계속하지요.

10시반경 서른둘 젊은 노처녀는 차안에서 지속된 군것질 및 드링킹으로 인해 도저히 참을수가 없는 쉬...의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 모처의 졸음휴게소의 간이 화장실에서 무려 25분이나 기다려 문제를 해결합니다.
그리고 다시 차에 탑승했을때의 시각은 11시... 아직도 안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그 시각, 노처녀 두명은 그래도 결혼식 끝나고 사진찍는 시간에라도 가보자라고 생각하고 차를 돌리지 않고 계속 갑니다.
지속된 장기 운전에 젊은 노처녀의 허벅지에 마비가 올때쯤 (더 나이든 노처녀는 운전 못함) 겨우 겨우 천안 휴게소에 도착했을때는 이미 11시 36분. 두사람은 사이좋게 통감자에 스트레스 해소용 소금을 가득 뿌려 나눠먹으면서 쿨하게 결혼식 참석을 포기합니다. (참고: 결혼하는 친구는 매우 매우 친한 친구임.)

버스로 5시간을 걸려 먼저 내려간 친구들에게 축의금을 부탁하고, GPS의 목적지를 전주 한옥마을로 바꿔 여행을 계속하다, 겨우 겨우 전주에 도착하여 그 유명하다는 왱이콩나물국밥집에 도착하여 그날의 첫끼를 뜬 시간은 3:47pm.ㅋㅋㅋㅋㅋ
날씨는 날씨대로 드릅게 춥고 빈속에 매운걸 먹은 속은 속대로 부대껴도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한옥마을로 갔습니다.
나름 재밌게 향교 구경도 하고 박유천씨 및 그 동료들이 스쳐갔다는 나무와 건물들도 구경을 했지만... 날씨가 너무 추워 연속으로 15분 이상 걸을수가 없다는게 함정...ㅋㅋㅋㅋㅋㅋ
차에 들어갔다 나오고 또 들어갔다 나오고, 박물관에서 긴시간을 보내는등 각종 꼼수를 써보았지만, 중간 중간 추워서 들어간 커피숍에서 소화안되는 배에 츄러스 한개씩 사이좋게 넣고는 먹으러 가는 여행이라는 전주까지 가서 떡갈비도 풍년제과 초코파이도 못먹고 6시 40분에 추위를 뚫지 못하고 돌아옵니다.ㅋㅋㅋ

가장 기억에 남는것은 고속도로 진입직전 셀프 주유소의 기름값인데, 태어나서 그렇게 싼 경유값은 처음이었습니다.ㅠㅠ 오면서 길에서 흘린 기름을 싼값에 만땅으로 보완하고, 집으로 돌아오니 11시 반이었다는 슬픈 이야기 ^^

바로 지난 토요일 두 노처녀가 겪은 슬픈 한식대첩의 이야기였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복습 질문! 오늘의 교훈은 무엇일까요?

 

 

 


답: 꼭 참석해야할 지방 이벤트에는 기차를 타고 가자. 입니다.*^^*


긴글 읽느라 고생하신 매냐님들 고생하신김에 댓글 하나씩 날려 불쌍한 두 노처녀를 위로해 주시고, 이상 T의 다음 앨범을 기다리며 여전히 뻣뻣한 뒷목을 주무르고 있는 노처녀는 이만 나가보도록 하겠습니다. ㅋㅋㅋ


수고하세요!

댓글목록

황씨가문님의 댓글

no_profile 황씨가문 회원 정보 보기

두분은 노처녀 축에도 못끼십니다 ㅋ암튼 넘 재미있는 여행이였네요^^~

flavor님의 댓글

no_profile flavor 회원 정보 보기

고생하셨어요 ㅎㅎ
그래도 후기를 너무 재미있게 써주셔서 읽는 사람은 즐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