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24일 아침... 매냐 여러분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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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늦었지만 데뷔 22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 44주년까지 현역 함 가 봅시다. -_-+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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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시작하라
당신이 할 수 있는 일
또는 할 수 있다고 믿는 일이라면
무조건 일단 시작하라. 행동은 그 자체에
마법과 은총, 그리고 힘을 지니고 있다.
- 줄리아 카메론의《아티스트 웨이》중에서 -
* '시작이 반'이라고 합니다.
마음은 있어도 시작도 못해보고 마는 일이
허다합니다. 일단 시작하면 길이 보입니다.
마법과도 같은 온갖 풍경이 비로소
눈에 가득 들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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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머리의 글은 "고도원의 아침편지"에서 가져오고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세우실입니다.


오늘 아침 사무실 창 밖 풍경입니다. 화창한 듯 하면서도 또 은근 뿌~연게... 밖에 나가는 게 좋은 걸까 아닐까 고민되는...
이젠 해가 엄청 길어져서 집에서 나름 일찍 나온다고 나왔는데도 이미 바깥이 훤~하더군요.
회사 도착 후 마눌님과 전화 통화를 하면서 "오늘 바깥 날씨 외출하기에 괜찮겠어?"라는 질문에 바로 "응!" 했습니다.
오늘은 월요일임에도 그렇게 일찍 나올 생각까지는 없었어요. 하지만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눈이 떠지더라고요.
어제도 곧 월요일이라고 막 일찍부터 잠자리에 들려고 하지는 않았어도 그렇게 늦게 잔 것도 아닌데,
목을 잘못 꺾고 잤는지 왼쪽 목이 약간 뻐근하기는 해도 숙면을 취한 듯 몸은 아주 거뜬했습니다. ^^
다시 눈 감아봤자 몇 시간씩 더 잘 수 있는 것도 아니라서 그냥 일어나 스트레칭 한 번 해주고, 오늘도 허리가
좀 아프길래 (병원에 가봐야 하려나... ㅠㅠ) 스쿼트도 평소 아침보다 좀 많이 해준 후 출근 준비를 시작했죠.
이젠 출근길이 참 상쾌합니다. 아직은 좀 두터운 집업 후드를 입고 다니는데 그게 조금 지나면 더울 정도예요.
곧 겨울 옷 손질해서 집어 넣고 봄, 그리고 여름용 옷들을 슬슬 꺼내야 할 것 같네요.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자 버스가 마침 도착하고 있었는데, 만원 버스더라고요. 뒷문 쪽에 끼어 타면 저 하나 정도는
탈 수 있을 것 같았지만, 그래도 "기다릴까?" 하고 고민하다가 "에라~ 일찍 나온 김에 그냥 일찍 가보자!" 하고는
잘 끼어 올라탔습니다. 올라타고 뒷문 닫힌 다음 계단 아래에 자리 잡으면 오히려 편하게 올 수도 있지만,
문이 닫히기 전까지 계단 위로 올라가 버텨야 하는 게 고역이에요. ㅠㅠ 거의 스턴트를 막 해야 하거든요. ㅎ
어쨌거나 정류장에 바로 도착한 버스 잘 타서 고속도로에서도 거침없이 씽씽 달려 강남대로에 도착!!!
공기도 상쾌하겠다 시간도 꽤 여유있겠다 싶어 회사까지 즐거운 마음으로 상큼하게 걸어 들어왔지요. ㅎ
휴게실에 나온 아침 간식과 함께 녹차 한 잔 시원하게 타다가 월요일 아침을 즐겁게 시작하고 있습니다.
요새 회사에서는 가능한 커피를 안 마시고 있는데 다른 대안도 많아서 그렇게 어렵지 않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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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쪽 손이
다른 쪽 손톱을 깎을 수 있다는 것은 서글픈 생이다
자라면 자란 만큼 깎아야 하는 밭은 생의 손톱들
계약서 일조 일항의 내용은 웃자람을 경계하라,지만
짧은 그 밤에도 초승달이 뜬다
작은 풀들이 까치발로 고개 내밀 듯 자라
파르라니 어린 어둠을 깎는다
떠나지도 날아오르지도 못하고
슬플 때마다 돋는 허기진 손톱 달
분노에 찬 냉기는 어디쯤 던져야 할까
지루한 오르막과 헐렁한 내리막
스밀 수 없는 임계점
저 서늘한 지점
한 몸도 버려진 기억이 되면
뫼비우스 따같이 끔찍한 일상이 된다
새까만 손톱 밑의 시간 같은 계약일
톡 톡 톡
짧게 더 짧게 깎이고 있다
열 손가락 열 개의 손톱 다 깎고 있다
한 몸통에 걸려 있었으나 나눠어야 할 시간
뼈도 껍질도 피부도 아닌
가까운 각질의 이름 하나 당신에게서 빠졌다
방향 없이 튕겨나가는 손톱
그늘진 의자 밑으로 밀려났다
손톱은 절정도 짧고 낙하도 짧다
손톱깎이는 여전히 잘 들고
시간은 빨리 자란다
- 이지호, ≪서늘한 지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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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 데이였던 지난 금요일 점심에는 친구가 놀러 왔어요.
그런 김에 강남역에서 만나 또 한 차례 먹고 싶었던 것들을 몰아서 먹어보는 이벤트를 벌여볼 생각이었지요.
강남역 주변에 비교적 최근에 생겼다는 태국 요리 전문점... 지난 번에 혼자 갔을 때는 그냥 태국식 쌀국수만
한 그릇 먹고 왔었는데, 친구가 온 김에 파인애플 볶음밥과 푸팟퐁커리를 주문해서 나눠먹어볼 수 있었지요.
이 태국 요리 전문점에 관심이 생겼던 이유가 바로 저 푸팟퐁커리 때문이었는데 기대를 한 보람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근처에 있는 망고 빙수/아이스크림 전문점에서 후식으로 망고 빙수 한 그릇~~!
망고 위에 올라간 저 결이 살아있는 얼음이 궁금했는데 뭔가 쫀득한 느낌이었죠. 전반적으로 망고가 주재료라서
그런지 상큼했습니다. 안 그래도 이미 부른 배에 배는 더 불렀지만 입가심으로는 괜찮았다는 게 제 생각!
태국 요리 전문점과 저 망고 빙수 전문점... 앞으로 우동집 만큼이나 자주 찾게 되지 않을까 싶군요. ^^
그리고 다시 사무실로 돌아와 몇 시간 또 열심히 모니터에 집중해서 열심히 프로젝트 작업을 진행하던 중...
회사에서 피자가 나왔어요! 회사가 최근에 뭐 좋은 소식이 있었다고 기념으로 직원들한테 쏜 것이었죠.
지난 금요일은 패밀리 데이라 일찍 퇴근하고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을 생각이었으므로 저는 그냥 대충
한 조각만 먹고... 피자 먹으면서 웃고 떠들다보니 어느새 돌아온 이른 퇴근 시간...
미리미리 정리는 해두었으므로 바로 가방 메고 사무실을 나섰어요. 그리고 뒤 돌아볼 것 없이 빠른 귀가!
치맥과 함께 사이드 메뉴로 토마토 소스 스파게티 하나 만들어서 마눌님과 아들과 든든하게 저녁 해결하고,
마눌님과 아들과 실컷 놀고 아들과 마눌님 재운 후에는 게임도 잔뜩 즐기고는 자정 전후로 잠이 들며 주말을 맞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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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녘에
선운산에 올라 그대 이름 불러보네
날릴 것 다 날려 목구멍만 남았네
초로(草露) 같은 이 내 목숨 아직도 붙어 있어
살겠다고 살겠다고 버르적거리다
이제는 악만 남았네
갈쿠리 같은 손만 남았네
먼 변방 어디 수자리 나가셨더라면
먼 이역 어디 전장터 나가셨더라면
죽어도 나라 위해 죽었으니 우국 충절일 텐데
그대는 한 민족을, 벗하면 이웃을
따져보면 먼 겨레붙이들을
마구 때려 죽였다니 그해 5월에
마구 찔러 죽였다니 그해 5월에
그 낯선 도시에서
당신도 총에 맞아 죽었다니
네 편 내 편
편가르고 싸우다 죽어도
죽어서 썩어지면 추깃물 흐를 몸들
죽은 사람에게 죄를 물으랴 벌을 내리랴
밤아, 어서 빨리 오너라 어서 밤이 와
살아 용서치 못하는 사람들 다 잠들고
살아 뉘우치지 못하는 사람들 다 잠들면
제 명에 못 죽어 떠도는 혼백들 다시 만나
서로 용서하라 하늘로 다 올라가라
억장이 무너져 살가죽만 남았네
초로 같은 이 내 목숨 아직도 못 버려
시름겹다 시름겹다
버르적거리다 죽으면
양지바른 언덕에다 합장하여 다오
마파람 다시 불어
선운산에 올라 그대 이름 불러보네.
- 이승하, ≪선운산가≫ -
* 禪雲山:'高麗史'의 "樂志"에 제목과 유래만 전하는 부전 가요, 혹은 그 가요에 나오는 산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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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마눌님의 둘째 오라버니 식당 개업 기념으로 인사드리러 갔을 때 받아온 수육이 있었는데, 그걸 빨리
해치우기로 하고선 거기에 밑반찬과 함께 몇 가지 메뉴를 곁들이다보니 진수성찬으로 토요일 아침을 시작했습니다.
토요일에는 약 3주 만에 지난 번 갔던 중국식 마사지점에서 마눌님과 번갈아 마사지를 받고 왔어요.
아들이 있다보니 마눌님은 오전에 저는 오후에 각각 다녀왔는데, 아들 혼자 시간 보내라고 하고 저와 아내 둘이서
커플 마사지를 받고 올 수 있는 건 언제나 가능하게 될까요? ㅎ 아무튼 이번에는 아예 10회 회원권을 끊어서 앞으로
3~4주 정도마다 한 번씩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마사지를 받고 나니 몸이 녹는 느낌? 효과는 확실하더군요. ㅠㅠ)b
그리고 오후에는 집 근처에 있는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를 또 찾았습니다. 여기 중앙 도서관 앞이 경치도 감상하고
아기들 뛰어놀게 하기에도 정말 좋거든요. 이제는 날씨가 포근해졌으므로 자주 올 수 있을 것 같아요. ㅎ
안그래도 이번 주말은 춥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 정도의 봄날씨였으므로, 굳이 어디 멀리 가거나
또 꼭 실내로 가야 할 필요는 없어서, 집 주변을 산책하거나 집 앞 놀이터에서 아들을 뛰어놀게만 해도 충분했지요.
거기에 더해서 앞으로는 연간 회원권을 끊어 에버랜드에 다니거나 그게 여의치 않으면 이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에라도
자주 나오게 될 것 같습니다. ^^ 날씨가 포근해질 수록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게 참 좋아요. ^^
그렇게 신나게 오후를 즐기고 돌아와서는 간단하게 잔치 국수를 끓여서 훌륭하게 저녁을 해결하고...
마눌님과 아들과 더 놀다가 낮에 받은 마사지의 여파로 노곤노곤해진 몸을 이길 수 없어 다들 일찍 잠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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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외진 얼음골에서 최초로 발견된 이름들
참골담초, 자병취, 개병풍, 애기가물고사리,
두메고사리, 개석송, 꽃향유.
내 짧은 혀로 낱낱이 불러보아도
감금된 이름들은 더욱 억세게 혀를 냉동하듯 움켜잡아
발음 같은 건 허락지 않아요.
입김을 후욱 불어넣어 다시 불러보니
숨 쉬는 그들은 어느새 탈옥수처럼
내 목젖과 혀에 올라앉아 있어요.
그들도 붉은 심장과 감정이입의 혼을 가졌을까요.
빙하기 이후 높아진 기온을 피해 살아남으려고
제 이름과 뿌리만을 단출하게 피난 짐인 듯 챙겨 들고 갔을까요.
얼음골을 향해 나아가는 느리고 느린 걸음걸이
굽이치는 누대의 생을 지나 넝마가 된 몸으로
구릉 너머 몇 발짝만 헛디뎌도 낭떠러지인
얼음골에 그렇게 도피처를 만든 거라는데요.
사람들 발길 닿을까 정확한 지명은 숨겨놓았어요.
그곳으로 가는 내 필생의 작업이
한없이 낯설었으면 좋겠어요.
하늘과 땅 사이에 결빙되지 않고 등허리만 살짝 얼어
화석처럼 남아 있을 얼음골 시 몇 편
짱짱하고 새파란 언어들의 망명객들로 말이에요.
- 노향림, ≪풀꽃들의 망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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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은 칼칼한 청양고추와 두부, 바지락살과 버섯이 듬뿍 들어간 마눌님표 특제 된장찌개와 함께 시작했어요.
저 된장찌개 하나면 사실 다른 밑반찬도 필요 없습니다. 밥 한 공기 반 뚝딱 해치우고 든든하게 하루를 맞았지요.
일요일도 역시나 날씨가 포근했으므로 아침 일찍부터 집 앞 놀이터에서 또 아들을 실컷 뛰어놀게 할 수 있었어요.
뭐 저희도 바람 쐬고 햇빛 받고 참 좋았고요. 한참 뛰어놀고 들어오니 아들도 바로 낮잠 자줘서 좋고요. ^^
그리고 일요일 오후에는 간만에 친한 선배네 집에 초대를 받고 놀러갔어요. 항상 가면 뻑적지근하게 고기를 굽거나
하는 식으로 요란하게 저녁을 먹거나 뭔가 주문을 해먹거나 했는데, 이번에는 형수님의 음식 솜씨 대폭발로
맛난 김치찌개와 함께 조촐한 저녁 식사를 함께 했어요. 지난 번에 저로 하여금 밥을 세 공기 먹게 만들었던 그 김치찌개!
그리고 이 선배네 집에 자주 놀러가는 이유 중에서 함께 모여 저녁을 먹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는데...
약 한 달 터울로 비슷한 또래인 선배네 아드님과 저희 아들을 가급적 자주 보게 해서 친구 만들어 주려고 하는 거예요.
그런데 최근에는 선배네 아드님이 저희 아들을 약간 경계하는 느낌? ㅋ 평소에 잘 가지고 놀지 않는 장난감도
저희 아들이 가지고 놀려고 하면 막 뺏는다거나, "저리 가!" 하고 밀친다거나... 뭐 그런 건데요.
하지만 저희는 딱히 걱정은 안 합니다. ^^;; 요건 반대로 선배네 아드님이나 다른 아기가 저희 집에 놀러와도
저희 아들도 그러고... 정도만 심하지 않으면 요맘 때 애들이 원래 그러는 거라서...
한 쪽이 일방적으로 때리는 거면 걱정이지만, 사내 아이 둘이서 비슷하게 치고 받는 건 흔히 말하는
"싸우면서 친구 되는 거야"의 맥락이라고 생각해서 크게 걱정하지 않아요. ㅎ 그나마 예전에는
서로 완전히 무관심해서 "너희 언제 친구될래?" 했는데 지금은 서로 치고 받기라도 하니까 오히려 낫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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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서로 치고 받고 울고 불고 싸우고 그러더니 헤어질 때는 시키지도 않았는데 자기들끼리 안녕 배틀~~! ㅋㅋㅋ
아무래도 둘이 친구 되기... 가능할 것 같죠? ^^ 그렇게 집에 도착하니 딱 아들이 밤잠에 들 시간....
아들 재우고 주말 동안 안 치웠던 집안 한 번 싹 치우고 미뤄뒀던 집안일 싹 마치고 적당한 시간에 잠이 들었죠.
이번 주말도 날씨 화창하고 포근해 많이 돌아다니다보니 참 바쁜 주말이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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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즘 고요하고 섬세하게 외롭다
나는 한때
어떤 적의가 나를 키웠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더 크기 위해 부지런히
싸울 상대를 만들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래, 그때는 애인조차 원수 삼았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솔직히 말해서 먹고 살만해지니까
원수 삼던 세상의 졸렬한 인간들이 우스워지고
더러 측은해지기도 하면서
나는 화해했다
너그러이 용서하기로 했다
그렇지만 아직은 더 크고 싶었으므로
대신 술이라도 원수 삼기로 했었다
요컨대 애들은 싸워야 큰다니까
내가 이를 갈면서
원수의 술을 마시고 씹고 토해내는 동안
세상은 깨어 있거나 잠들어 있었고
책들은 늘어나거나 불태워졌으며
머리는 텅 비고 시는 시시해지고
어느 볼장 다 본,
고요하고 섬세한 새벽
나는 결국 술과도 화해해야 했다
이제는 더 크고 싶지 않은 나를
나는 똑똑히 보았다
나는 득도한 것일까
화해, 나는 용서의 다른 표현이라고 강변하지만
비겁한 타협이라고 굴복이라고
개량주의라고 몰아붙여도 할 수 없다
확실히 나는 극우도 극좌도 아닌 것이다
적이 없는 생애는 쓸쓸히 시들어간다
고요하고 섬세하게 외롭다
- 강연호, ≪풀과의 화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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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번 주 토요일로 생후 95주 째를 맞은 아들 얘기 해볼게요. ^^ 역시나 사진 순서가 꼭 시간 순서인 건 아니에요.
평소에는 머리카락이 축 쳐져 있는데 세수나 목욕을 시키고 나면 이렇게 머리가 서면서 이마가 훤히 드러납니다.
이마를 까는 게 더 나아 보여서 왁스같은 걸로 머리를 좀 세웠으면 좋겠는데 어찌 해야 할지는 아직 잘... ^^;;;
뭐든 잡기만 하면 아직도 저렇게 전화 놀이를 하는데... 아무래도 장난감 전화 하나 사줘야 할 듯...
유선 전화기는 하나 사줬는데 그거 말고 아이폰 모형 같은 거 있죠? 그걸 사줬어야 했나봐요. ㅎ
마눌님의 후배네 집에 놀러간 아들... 그 집에는 저희 아들보다 어린 따님이 있는데,
얼마 전까지는 아기를 보면 자꾸 때리고 밀고 그래서 마눌님이 많이 걱정했다는데 이번에는 웬일로 쪽~♡
본인이 찍힌 동영상을 아주 유심히 모니터하듯 감상하는 아들...
뭐! 왜?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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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아이를 안고 창밖을 본다
내일이 어린이날인데 하늘엔 어두운 핏줄만 뻗어가고
내가 가꿔온 꿈이 사마귀처럼 사각사각
내 내장을 파먹고 아이의 웃음을 파먹고 있다
옆집 무화과나무 아래 싹튼 상추들이 모두
만 원짜리 지폐로 보인다 저 싱싱한 지폐에 구름과 삼겹살을 싸
배터지게 먹고 돼지가 되고 싶은 날이다
대문가 목발을 짚고 올라온 어린 나팔꽃이
환하게 웃으며 나를 쳐다본다
저녁의 눈동자는 점점 커져 서녘하늘 전체가 붉은 갯벌로 변해가고
벼랑이 보이는 해안으로 새들이 날아간다
햇살 하나가 가만히 다가와 아이의 상처 난 뺨을 혀로 핥아준다
흰 이가 막 돋아난 햇살의 빨간 잇몸
공기들이 만드는 투명한 파도가 쉼 없이 일렁이고
아이는 약에 취해 잠든다
나는 아이의 등을 다독거리며 놀이터 모래밭을 바라본다
아침부터 온종일 허공을 날다 저녁에
모래밭에 떨어져 죽은 새
새가 남긴 마지막 무늬와 추상의 발자국들이
사람의 문장보다 아픈 저녁이다
나는 잠든 아이를 꼭 안고 속으로 울음을 삼킨다
점점 붉게 지쳐가는 하늘과 대지
저 두 장의 입술 사이로 터져 나오는 검붉은 침묵들
거미의 입으로 들어간 벌레와 빗방울과 어둠이
환한 허공의 집이 되기까지
삶의 습한 저지대를 비행하는 아픈 비행운들
멀리서 석양에 젖은 새들이 하늘을 돌고
나무의 혼들이 죽은 나뭇가지 끝에서 빠져나와 찬 물결처럼 고요히
허공 저편으로 퍼져가는 것이 보인다
- 함기석, ≪저녁의 비행운飛行雲≫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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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셀카
놀이터에서 셀카~ 날씨가 좋은 게 딱 보이지 않습니까?
자다가 깨서 더욱 눌린 머리~!
엄마 아빠와 함께 신나게 잔치국수를 먹고 난 후의 아들... 김가루가 많이 들어가긴 했지요... 녜녜... -_-
또 뭐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ㅎ 빨리 말을 할 줄 알아야 설명을 듣지... ㅋ
탈수 중인 세탁기의 진동을 느껴보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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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를 잊은 지 오래
너를 잊은 지 오래
네가 사막의 바람을 맞다
사라진 시간보다 더 오래
오늘을 기다려 왔다
드디어 폭풍이 밀려온다
나는 그저 모래바람이 실어오는 폭우를
너를 잊어버린 내 가슴구멍에
하늘 가득 퍼 놓으면 된다
삼천일을 거침없이 기다렸다
언제 다시 태풍처럼 불어 닥치는
이 거센 바람을 만날지 모른다
나는 젖은 모래 속에
황급히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우고 일주일이 채 되기도 전에
재빠르게 꽃대궁을 밀어 올렸다.
일주일이면 충분하다.
일곱째 날이면 마른 바람을 맞으며
다시 씨로 돌아가
언젠가 오늘이 되기까지
나의 나됨을 지우고
너의 기억조차 모래 속에 묻어 버리고
사막의 비바람을 기다릴 수 있다
시간 속에 나를 묻고
한차례 폭우가 몰고 올 환희의 그 날을
그 언젠가 꽃이 되는 일주일을
쓸쓸한 지 오래도록
오롯이
기다릴 수 있다
- 김신영, ≪사막의 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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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네 집에서 세발 자전거를 타는 아들... 뒤로 가는 건 잘하는 데 아직 앞으로 갈 때는 거의 들어서 옮기는 수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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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질을 하자고 하자 베개를 가져다가 스스로 눕고 양치질 후에는 스스로 가져다 놓는 아들 녀석...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안 하겠다고 막 울고불고 난리를 피워서 제가 팔 다리를 잡고 있어야 했거든요. 이 정도면 장족의 발전이 아닌가 싶어요. ^^
선배네 아드님도 최근에 갑자기 양치질을 좋아하기 시작했다고 하니 이맘 때에는 보통 이러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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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탄 붕붕카를 밀어주고 있는 아들... (끌려가는 게 아니라 밀어주고 있는 거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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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스쿼트 하는 걸 보고 따라하고 있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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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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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인사와 함께 안녀엉~~!
이로써 최근에 슬슬 말이 트이기 시작하고 있는 아들의 레파토리에 "네~!"와 "안녀엉~!"이 추가되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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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음 전문이다
나는 죽음을 만지고 흠향하고 느끼며, 죽음을 먹고 산다
하루에 내 손을 거쳐 가는 죽음만 해도
몇몇 개, 많게는 몇십 개일 때도 있다
내 뼈, 내 세포 곳곳에 죽음의 DNA가 새겨져 있어
죽음을 다루고 갈무리하는 기술이 호흡처럼 편안하다
꽃게류는 기질이 사나워 제 살을 다 끌고 가므로
재빨리 삶아서 죽음을 처리해야 한다
제 껍질에 대한 집착이 살 떨리게 강한 전복류는
급속냉동으로 처리해 집과 살을 냉정하게 분리하는 게 좋다
질긴 섬유질 따로 잎사귀의 무른 물기 따로인 무청 등은
데치는 것 따로 말리는 것 따로 나누어 처리해야 한다
건조 염장 분말 밀폐 냉동 발효…… 등의 방법으로
물기 많은 감상을 제거하는 건 죽음에 대한 필요조건이지만
땅에 파묻기, 불에 훈김 씌우기 등의 형식도 부여해
죽음에 대한 충분조건도 만족시켜 주어야 모양도 좋다
뭐니뭐니해도 전문가로서 죽음에 대한 최고의 예의는
온전히 잘 보내주는 것이다
다리 한 짝, 이파리 한 개, 살점 하나 흘리지 않고
부패시켜 살 들어내지 않고, 맛과 향 감하지 않고
아작 아작……
아주 잘 먹어서 되보내주는 일이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게
깨끗하게 저편으로 이동시켜 주는 일이다
성불시킬 일이다
- 안차애, ≪전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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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온 한 주... 이번 주는 순수하게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건 이틀하고도 반나절 정도가 될 것 같아요.
오늘하고 내일 풀 타임 근무를 하고... 수요일인 모레는 또 두달 여만에 돌아온 당직 근무 때문에 오후 두 시에 출근,
그리고 여섯 시에 철야 당직 근무에 투입되는데, 그 네 시간 사이에 뭐 그렇게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거든요.
그리고 당직 근무를 목요일 오전 아홉 시에 끝내고 그날 하루는 휴무. 금요일은 연차 휴가를 냈고,
그렇게 목요일부터 주말까지는 연휴로 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 오늘과 내일, 이틀의 중요성이 그만큼 커지죠.
오늘과 내일 이틀 동안... 가능하면 야근이라도 해서 어떻게든 지금 하고 있는 프로젝트 작업 거의 대부분을 다 끝내고
회사를 나설 수 있도록 해보겠어요. 그래서 수요일 근무 투입 전 서너 시간은 말 그대로 마무리로 쓰는 걸로...
오늘은 점심에 실장님과의 팀 회식이 있습니다. 뭐 그렇게 부담스러운 분도 아니고 일단 공짜로 밥 먹으니 우왕... -_-)b
그리고 어제 집에 놀러 갔었던 그 친한 선배... 이 선배가 저희 회사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일을 하시다가
최근 그만 두고, 조만간 본인의 사업을 시작하게 될 것 같아서 그 전에 와서 저녁 식사를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무슨 맛있는 메뉴를 사달라고 해야 할까 살짝 행복한 고민이 생기네요. 평소 먹어보고 싶었던 것도 이젠 딱히 없는데... ㅋ
저녁 맛있게 먹고 투자한다는 생각으로 알아서 야근도 충분히 해서 업무 진도도 충분히 뽑는 알찬 하루가 되도록 하겠어요.
오늘 하루도 다시 돌아온 한 주도 즐겁고 신나고 재미지고 알차고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들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












댓글목록
jimono 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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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우실님의 댓글

ㄴjimono님 : 점 찍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날은 많이 흐리지만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