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NE1의 COME BACK HOME 무대를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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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말로 이 글의 시작을 해야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다지 좋은 내용을 쓰는 일이 아니라 써야할지, 또 쓴다고 본인이 이 글을 읽을리는 만무하기에,
조금의 고민을 해보긴 했습니다만 저의 생각을 글로 전달해야겠다는 생각에 글을 써봅니다.
다소 불쾌한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주관적 입장에 기초하여 쓰는 글이니 너그러히 이해해주시고,
문제의 소지가 있다면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YG의 대표 걸그룹, 2NE1.
제가 개인적으로 데뷔 부터 이번 앨범 마케팅 전까지 상당히 관심을 가지며 지켜보던 몇 안되던 아이돌이었습니다.
YG의 초기 "양군기획" 부터, "서태지와 아이들"을 좋아했던 저로서는 너무나도 당연하게 좋아하는 기획사가 됐습니다.
음악들도 좋았고, 힙합을 대중화시키겠다는 일념과, 언더에서 활동하던 뛰어난 뮤지션을 수면 위로 올려
더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고 모르던 뮤지션을 알게 되고, 그들의 음악을 좋아하게 되고..
여러가지 행보들이 좋았던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번 프로모션, 더 앞서서는 세븐의 "난 알아요", 빅뱅이 "환상속의 그대"를 샘플링 하는 모습들에
조금 아쉬운 생각이 들기 시작했었습니다.
서태지와 아이들 이라는 엄청난 그룹을 함께 했었던 멤버로서, 그리고 작곡자와의 끈끈한 우정으로,
그떄의 음악이나 가사, 제목 등을 사용하는 일이 나쁜 일은 아니겠죠.
오히려 더 재미있는 일들이 많이 생길 수도 있겠죠.
하지만 이번 2NE1의 프로모션이 달갑지 않은 이유는 뭘까요.
서태지와 아이들의 데뷔 10주년 즈음
이주노씨, 양현석씨, 서태지씨 세분이 함께 재결합 또는 셋이 한 무대에서 당시의 노래를 부르는 일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다고 한적이 있으실 겁니다.
아직 서태지와 아이들에 대한 향수가 채 가시지 않은 팬들에게는 너무나도 큰 기대를 불러 일으켰으나
당시의 활동할 때의 좋은 추억을 망치는 것을 아닐까 우려가 된다며 재결합은 없다고 얘기하셨죠.
또 얼마전 힐링캠프에 출연하셨을 때에는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은 그저 좋은 추억이라며
추억은 추억대로 그냥 놔두는 편이 더 좋다고 말씀하셨었죠. 비슷한 얘기들을 그 전에도 여러 인터뷰에서 하셨었구요.
서태지씨의 은퇴 후 솔로 앨범을 발표하고 활동하는 일까지 도와주며 끈끈한 우정을 다시 한번 확인케 했었습니다.
그 우정에 대해 한번도 의심한 적은 없습니다. 둘은 그저 동료 이상의 관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프로모션에 대해서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팬으로써 조금 황당하고 혼란스럽습니다.
양현석씨는 YG가 운영하는 블로그에 앨범이 발매 되기 전에 본인이 직접 2NE1의 새 앨범에 대해 소개하셨었죠.
제목이 서태지와 아이들의 4집 앨범 타이틀 곡이었던 "COME BACK HOME"과 같다며
동명인 곡에 대해 많이 떠올리실 거라며, 하지만 내용과 음악적으로 다른 곡이라고 설명하셨었죠.
이전에도 인용된 곡들이 있어 그냥 그러려니 했었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공개된 티져 사진 속 산다라 박의 모습은 어땠나요?
1995년 컴백 당시의 서태지씨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두진 않으셨나요?
굳이 "S"를 새긴 모자를 썼어야 했나요?
굳이 한쪽은 단발머리로 잘린 가발을 사용해야 했나요?
그 사진과 함께 산다라박씨가 인터넷에 1995년 당시의 춤을 추는 모습을 보고도
당시의 추억을 망치는 것이 우려되셨었나요? 아니면 흐뭇한 웃음을 지으셨나요?
보는 저는 조금 불쾌했습니다. 2NE1을 평소에도 좋아하는 저에게도 말이죠.
당시의 추억은 추억대로 놔두시겠다는 양현석씨의 얘기와는 상반되는 모습이었죠.
뼈를 깎는 고통을 참아내며 만들어 낸 결과물들에 대해 수년이 지나서는 그저 마케팅으로 밖에 여겨지지 않으셨군요.
그렇게 절친한 동료의 창작의 고통을 수년이 지났으니 그냥 마케팅으로 사용하시는 모습으로 밖에 보이지 않아
정말 많이 아쉽고, 또 실망했습니다.
사실 티저 사진과 산다라박씨의 영상이 올라왔을 때도 글을 써볼까 했지만 무대 퍼포먼스까지 보고 생각하자 하고
조금 기다려 봤습니다. 한가닥의 희망도 있었죠. 양현석씨가 한 입으로 두 말하지 않으시길.
하지만 결과는 제 기대를 빗겨갔습니다.
무대 위에서 2NE1 네 명의 멤버와 수많은 댄서들은 1995년 서태지와 아이들의 컴백홈 당시의 안무를 추고 있었죠.
그렇게 소속사 가수들의 안무와 노래를 수시로 확인하시고 감독하시는 양현석씨가 안무를 모르셨을리는 없으시겠죠.
그럼 알면서 이것도 하나의 재밌는 요소가 되겠다고 생각하시면서 흐뭇하게 생각하셨나요?
1995년 서태지와 아이들의 COME BACK HOME.
2014년 2NE1의 COME BACK HOME.
정말 당시의 서태지와 아이들 팬들의 추억을 망치지 않고 싶으셨나요?
이번 2NE1의 퍼포먼스로 그저 흐뭇하게 당시의 추억을 떠올릴거라 생각하셨나요?
그러셨다면 죄송합니다.
저는 상당히 많이 불쾌합니다.
앞뒤가 많지 않는 양현석씨의 말씀에 대해서도 많이 실망했고,
그저 친분으로 인해 본인은 그 당시의 음악, 제목, 가사, 안무 등을 써도 된다는 특권 의식을 가지고 있는
그저그런 비지니스 맨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서태지씨의 생각은 전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당시 찍었던 비디오를 돌려보며 세 명이 정말 사이가 좋았다 고 말하는 사람에게,
그리고 공개된 당시의 비하인드 영상을 보며 추억을 떠올리는 서태지와 아이들 팬들에게
더 이상 실망을 주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이 됐습니다. 긴 글을 읽어주셔 감사합니다.
하지만 좋지 않은 글을 쓰게 되어 대단히 죄송합니다.
글을 읽으시며 불쾌하신 분들도 계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글에 대한 비판이나 비난은 감사히 받겠습니다.
그저 서태지의 팬이기도 하지만 그 전에 서태지와 아이들의 팬이기도 한 제가 많이 아쉬워서 쓴 글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이 글이 대상자에게 전달이 될리는 만무하지만
그저 제 생각을 한 번 옮겨보고 싶다는 욕심에서 시작된 글 입니다.
부디 너그러히 이해해주시고, 문제시에는 삭제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
댓글목록
TshT님의 댓글

많은 사람들이 비교를 하긴 할텐데 음... 10년이 지난 대장의 컴백홈 보다 잘 난 부분이 없으면 그닥 효과도 없겠죠? 음악적으로 넘기는 이미 힘들고.. 그냥 지나가는 바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
노란뱅기님의 댓글

서태지 절친이 아니라는게 확실해졌네요
그리고 양싸는 태지보이스는 추억을 팔아 먹고 우리까지 기분 나쁘게 하고 있어요 너무 기분이 상 하고 마음이 안 좋아요
무령아빠님의 댓글

확실한건 95년 컴백홈은 그 어느 누구도 해낼수 없습니다.
제목이 똑같고 춤이 같을지언정 분위기는 낼수 없네요.
95년의 아련한 향수를 지금 재현해낼순 없습니다.
서태지와 아이들 멤버 3명만이 만들수 있습니다.
물론 양사장 행동에 대해서는 그리 달갑지만은 않지만 그도 사업가이기에 수익창출을 목적으로 한 행동이라고 넘길렵니다.
판단은 개개인이 알아서 할 문제긴한데 매냐들 입장에서는 그리 좋게만은 보질 않는다는거죠.
서형과 사전에 합의가 있었기에 곡명을 만들었겠지만 제목만 같을뿐입니다.
나이를 먹다보니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지네요.
양사장이 무슨 의도를 가지고 했는진 모르지만 나에게 있어서 컴밷홈은 오로지 단 한곡.
유일무이 그 자체입니다.
95년은 되돌아오지 않는다 라는걸 말씀드리고 싶네요..
걍 웃어 넘깁시다.
서형 노래듣고 영상 보기에도 시간이 모자른데 뭐한다고 2ne1 노래를 들어요 ㅎㅎㅎ..
센스없는놈님의 댓글

설사 아무리 만들어 놓은 곡에 적당한 제목이 컴백홈밖에 없었다 하더라도 일부러라도 절대 컴백홈이란
제목을 붙이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예전 서태지와 아이들의 멤버로서, 창작자 서태지의 측근으로서,
대한민국의 영향력있는 제작자로서 최소한 양심이 있다면 쓰지 말았어야죠.
예전 세븐과 빅뱅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히 제가, 우리가 T의 팬이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기분나쁘다고
하는게 아닙니다. 서태지의 컴백홈을 부각시키든 안 시키든 어쨌든 서태지의 컴백홈이 자연스럽게 떠오르고
연관지어질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그걸 다른 양심없는 제작자가 마케팅에 이용해도 짜증날 판에 딴 사람도
아닌 양싸장님이 대놓고 마케팅으로 삼았다는 것에 분노합니다.
차라리 '저랑 저희 가수가 많이 부족하고 없어 보여서 대중들께 관심 좀 받고자 차용했습니다'라고
구걸을 했으면 이렇게 욕하지 않겠습니다. 그냥 자기는 서태지와 아이들 출신이고 서태지의 측근이니
이정도는 이용해 먹어도 된다는 같잖은 오만함이 보인건 저뿐인가요?
대장에게 사전에 양해를 구했을 리도 없어 보이지만 구했다 하더라도 이런 일을 벌일거 자체가 생각없고
양심없는, 옛추억을 간직하고 현재까지 수많은 풍파을 같이 감내하며 꿋꿋이 그와 유대하는 팬들을 짜증
나게 하는 짓거리임을 한번도 생각하지 못 하셨나요 양싸장님?
오늘 아침 라디오에서 한곡틀어 주고 그곡 나가는 동안 청취자들에게 '찰떡궁합송' 맞춰 달라는 코너가
있는데 투에니원의 컴백홈 틀어 주고 이어서 나오지 않길 바랬던 T의 컴백홈이 나오는데 월요일 출근길
부터 기분 잡쳤습니다.
다음카페승훈맘님의 댓글

양사장님 차라리 컴백홈을 저렿케발표할껄 오마주라고했으면 좋았을텐데 ,. 좀씁쓸하고 양사장님미워하지않을려고했는데 ㅡㅡ 져도좀그렇네요
괴수외계인님의 댓글

TshT 님, 노란뱅기 님, 무령아빠 님, 센스없는놈 님, 다음카페승훈맘 님, 그 밖에 글을 읽으신 많은 분들.
관심과 댓글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좋은 의견과 생각들 잘 새겨듣겠습니다.
조금 더 여유롭게 생각하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서태지의 팬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