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27일 아침... 매냐 여러분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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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제, 나잇값
절제는
금욕과 다르다.
"나는 나이 드는 것에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 그러나
나이 들고 살찌는 것에는 신경을 쓴다.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먹지 말며,
술을 마시더라도 정신이 나갈 정도로
취하지는 말아라."
- 캐머런 건의《프랭클린처럼 살아보기》중에서 -
* 이른바 '프랭클린 덕목'의 하나가
바로 절제입니다. 그 절제를 무너뜨리는
가장 고약한 장애물이 과식과 과음입니다.
절제력을 시험하는 첫 관문인 셈입니다.
나이 들수록 과식과 과음은 금물입니다.
적절할 때 끊고 멈출 줄 알아야
나잇값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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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머리의 글은 "고도원의 아침편지"에서 가져오고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세우실입니다.


오늘 아침 사무실 창 밖 풍경입니다. 추위를 잔뜩 머금은 게 눈으로 보이는 듯한 파아란 역삼동의 월요일 아침 풍경입니다.
월요일 아침부터 반영 작업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일찍 왔습니다. 주말 보내고 다시 회사로 돌아오는
월요일 아침에는 원래 일찍 오기도 하지만, 오늘은 마음이 좀 급해서요. ^^;;; 팀장님께서 지난 금요일에 급하게 주신
일이 있는데 이게 좀 급한 거래요. 그래서 오늘 아침에 바로 브리핑 듣고 작업 들어가야 할 것 같아,
허둥대지 않으려고 아침반 글을 포함해서 아침에 미리 해두는 이것저것들... (맡은 시스템 상태 체크해서 아침에 팀장님께
보고드리는 것도 이번 주에 다시 제 순서가 돌아와서... ^^) 최대한 일찍 해두고 일과를 시작하려고 일찍 왔습니다.
오늘 생각해서 어제 좀 일찍 잤더니 새벽 알람에도 무리없이 몸을 일으켜 스트레칭 한 번 해주고 출근 준비 시작했어요.
일찍 온다고 해도 택시까지는 탈 것 없고 그냥 대중 교통 이용했지요. 와... 그런데 엄청 춥더라고요.
이번 주까지는 일단 포근할 거라는 얘기를 들었었는데 일기 예보가 틀린 건지 새벽은 예외인 건지... 엄청 추웠어요.
혹시나 해서 가방 뒤져봤는데 목도리와 장갑이 그대로 들어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ㅎ
다시 들어가기는 귀찮아서 가방 안에 목도리와 장갑이 없으면 그냥 추위 조금 참으며 출근하려고 했는데 다행이었어요.
버스 타고 강남에 도착하니까 이건 뭐 집에서 버스 정류장 갈 때까지와는 또 다른 추위!!! ㄷㄷㄷ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주제곡인 "Let It Go"를 일부러 들으면서 걸어 들어왔는데 그 노래가 딱 어울리는 아침이었습니다.
사무실에 와보니 새벽 일찍 나와 반영하신 팀 동료가 계시네요. 그런데 엄훠!!! 때 마칭 반영 마치고 아침으로 드실
김밥 사러 가신다고 제 것도 사다주시겠답니다. 이렇게 고마운 일이!!! ^^ 덕분에 아침도 잘 해결하게 되었습니다.
또 다른 팀 동료가 준 홍차 티백이 이제 하나 남았어요. 따끈한 모닝 홍차 한 잔 타와서 새로운 한 주 시작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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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니?
안녕 눈동자여, 은빛 그림자여, 사연이여
병이 깊구나
얼마나 오랫동안 속으로 노래를 불러
네가 없는 허무를 메웠던지
그런
너의 병은 왜 이렇게 아름다운지
어떤 무늬인지 읽지 않았으니
아무 마음 일어날 줄 모르는데
얼마나 많은 호흡들이 숨죽이고 있는지
한 발짝도 내디딜 수 없는 압력
휘청, 발목이 잘려나간 것처럼
한없이 무너지고 싶다
밥 먹어
너의 아름다운 병도 밥을 먹어야지
별다방 아가씨가 배달 스쿠터를 타고
전화번호가 적힌 깃발을 휘날리며 지나간다
누가 부르지도 않았는데
참혹한 욕망이 문지방까지 와서
기다리고 있다
돌아가자
너의 아름다운 병을
검은 아스팔트까지 바래다주러 간다
가면, 오래오래 흐린 강 마을에서
집의 창을 만지는 먼지들과 살 너와
돌아서면 까맣게 잊고
이미 죽은 나무에 물을 뿌릴 나는
독주에 취해 더 깊은 병을 볼 거면서
먼 길로
일부러 먼 길로
너의 아름다운 병을
오래오래 배웅한다
- 함성호, ≪너무 아름다운 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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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은 사전에 딱히 계획은 없었는데 이상하게 아주 잘 보낸 느낌이에요. ㅎ 여기저기 다니기도 다니고 잘 먹기도 하고...
패밀리 데이라 일찍 퇴근했던 지난 금요일... 부지런히 달려 집에 도착하니 평소 퇴근 시간인 여섯 시가 안 되어 있었어요!
마눌님이 미리 시켜놓은 피자!!! 그리고 피자를 주문했지만 이상하게 만두가 먹고 싶다며 추가한 만두와 함께
저녁 식사는 과식... -_-;;; 그렇게 주말이 시작되었습니다.
토요일 아침에는 마눌님과 함께 떡볶이를 해 먹기로 했죠.

어디서 즉석 떡볶이 포장해다가 끓이기만 한 게 아니라, 떡볶이 양념을 미리 사다놓은 게 있어서 직접 해먹기로 했지요.
라면 사리에 당면 사리까지... 맛은 있었는데... 결론은... "마트에서 파는 떡볶이 양념은 웬만하면 믿지 말자."입니다.
저 양념의 양은 딱 떡볶이 양만 계산한 거라고 보면 되더라고요. ㅠㅠ 부재료가 많이 들어가니까 결국 고추장이며 뭐며
더 넣어야 했고, 그러다보니 맛이 좀 섞여서... 그냥 애초에 처음부터 고추장으로 시작하는 게 더 좋았을 뻔... ㅋ
아침 잘 먹고는 날씨도 포근해졌길래 간만에 베란다 창문 활짝 열어 환기를 시키고, 집안을 들어엎다시피 대청소를 했어요.

아들 방에 온통 매트가 깔려 있었는데 이제는 딱히 매트가 꼭 필요한 월령은 지났기에 놀이방 구조를 조금 바꿔주기도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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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寡, 法, 이라는 짐승에 대한 몇 가지 생각
獨이라는 숫새가 살았다. 獨은 뭇 짐승들을 싫어해 평생 바위굴에서 혼자 살았는데 언제 부턴가 그는 지상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대신 시멘트 굴에서 혼자 사는 <사람>이라는 짐승이 늘어나 밤마다 獨의 소리로 울고 獨의 소리로 앓는다고 한다.
寡라는 암새는 수컷의 접근을 피하여 동굴 깊이에서 평생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寡 역시 오래지 않아 그만 없는 새가 되었다. 대신 시멘트 굴에 혼자 살며 사라진 獨의 그림자를 씹다가 밤이면 마치 공작 같은 날개를 펴고 어둠을 날아다니며 온갖 짓을 다 하는데 혼자서도 새끼를 낳아 기르지만 그것들은 모두 제 모양대로 자라지 못하고 이상한 모양을 하고 있다.
鱞이라는 물고기는 홀아비인데 시멘트의 바다에 산다. 이 고기는 온갖 근심으로 밤잠을 못 이루는 성질이 있다. 시멘트의 바다에는 온갖 들이 웅크리고 근심에 싸인 밤이 있어 공황장애라는 신종 병이 생기고 물고기들의 병원에는 온갖 들이 줄을 선다고 한다. 알프라졸람 이라는 작은 새알 같은 것을 먹으면 8시간은 잘 수 있다고 한다.
法이라는 짐승은 시냇가 푸른 초장에서 말과 사슴들과 뛰놀며 물 흐르듯 살고 있는데 이 짐승은 옳은 것을 물으면 아래 위로 끄덕이고 그른 것을 물으면 좌우로 고개를 흔든다고 한다.
그런데 언제 부턴가 이 짐승을 옳은 것은 좌우로 흔들게 하고 그른 것은 아래위로 끄덕이게 하는 기술을 가진 외과의들이 출몰해 초장이 자꾸 흉흉해 진다고 온갖 짐승들은 처럼 근심으로 밤잠을 못 이루게 되었다고 한다.
- 이경림, ≪新 山海經≫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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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토요일 오후에는 간만에 키즈 카페에 다녀왔습니다. 평일에 마눌님이 아들 데리고 자주 다녀왔지만 제가 함께 간 것이
간만이라는 얘기!!! 두어 시간 정도 아들과 함께 신나게 놀아줬어요. 그리고 키즈 카페를 나가려고 하던 차에 선배로부터 연락이!
저희가 키즈 카페 갔다고 페이스북에 올렸었는데 그걸 보고 저녁 먹으러 오라고 부르시는 거예요.
몇 차례 사양을 했으나 계속 오라고 하시기에 아이들 먹을 도너츠 몇 개 사들고 선배네 집으로 향했지요.
이 선배네 집에 가면 항상 뭔가를 주문해 먹거나 회 파티를 하거나 했는데 이번에는 소박하게 김치찌개와 함께 집밥 파티!!!
아휴~~ 형수님 음식 솜씨가 정말 좋으셔서 배가 빵빵하게 부를 정도로 밥을 먹어버렸네요. ^^)b 원래는 집에 가서
스파게티를 할까 어떨까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또 훌륭하게 저녁을 해결하고, 한참 수다 떨다가 느즈막히 집에 도착!
잘 시간이 된 아들을 바로 재운 후 "더 지니어스 : 룰 브레이커" 시청을 끝으로 토요일을 마감하게 되었습니다.
일요일 아침에는 토요일 아침에 해 먹고 남겨둔 떡볶이 국물에 밥을 볶았습니다. 물론 거기에 밥만 넣지는 않았죠.
참기름도 넣고 김가루도 넣고, 그리고 모짜렐라 치즈도 넣고... ㅋ 거기에 묵사발을 추가하니까 제대로던데요. ^^)b
그리고 일요일 하루는 푹~ 쉬다가 장을 볼 것도 있었기에 대형 마트에 다녀오는 것으로 외출을 대신하기로 했습니다.
마트행 인증샷은 그냥 카트에 탄 아들 사진으로 대체하기로 하고요. ㅎ
장을 다 봤을 무렵... 자연스럽게 "저녁으로는 뭘 먹지?" 하는 고민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저녁 메뉴는 생각보다 빠르게 정해졌어요.
비주얼은 살짝 얄궃지만... (먹을 때는 아니었는데 -_-;;) 김치 우동에 김밥... 김치 우동은 마트에서 산 거예요.
원래대로라면 약간 맑은 국물과 담백한 맛의 우동에 김치와 어묵을 넣어 개조한(?) 것이고,
김밥은 마트 주변의 단골 분식집 김밥인데 저는 막 이것저것 뻑적지근하게 들어간 것보다
이렇게 어릴 적 소풍날 엄마가 싸주시던 것처럼 평범한 김밥이 더 좋더라고요. ^^
김치 우동과 김밥 조합의 일요일 저녁 식사를 마지막으로 잘 먹고 잘 놀고 잘 쉰 이번 주말은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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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남은 자들의 골짜기엔 깨진 항아리 조각 같은달이
터진 상처에서 비쳐 나오는
붉게 엉킨 피를 물고 지상에 이별을 고하고 있다 짧은
이별 뒤엔 곧 漆桶 속 어둠이 뚜껑을 열어
검은 새들을 풀풀 날리고, 한밤 내
검은 새들이 텅 빈 골짜기를 배회하며
목젖 없는 아이가 질러대는 시끄러운 소리처럼
알아들을 수 없는 지저귐을 토해 낸다 왜 새들은
이 밤 칠통 속 둥지로 돌아와
주둥이를 박고 잠들지 못하는 것일까
삐끔히 열린 밤의 들창에서 새어나오는
역시 알아들을 수 없는 누군가의 고통스런 지저귐,
혹은 누군가 거칠게 코고는 소리 어쩌면 지금 악몽으로 뒤척이는 그들은
긴 코를 땅에 박은 *鼻行類가 되어
꿈마저 저당잡힌 꿈길 위에 무서운 절망의 외발자국을
찍고 있는지도 모른다 골짜기 도처
악취 풍기는 폐수와 썩지 않는 쓰레기 더미 위로
무성하게 피어난 인공 독버섯이 뒤덮인 땅에
식식거리는 두 마리 황소를 앞세워
분노의 쟁기질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니,
아니다 그들은 지금
품안으로 날아드는 검은 새들과 함께
쑥넝쿨만 우거진 조상들의 무덤 속 죽음의 磁力에 이끌려
숯처럼 깨끗한 죽음을 연습하고 있을 것이다.
아니, 사실 나는 모른다 지금 남은 자들의 골짜기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 고진하, ≪지금 남은 자들의 골짜기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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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제부터 이번 주 토요일로 생후 87주 째를 맞은 아들의 한 주 이야기 시작합니다.
(언제나 그렇듯 사진 순서가 꼭 시간 순서대로인 건 아닙지요.)
마눌님이 설거지하다가 아들 인기척이 없어서 가보니 이러고 TV 보고 있더라고 ㅋ 어른이여... 어른 ㅋ
지난 주에 마눌님 친구분네 집에 놀러갔다가 그 집에서 아기용 수면바지를 하나 얻어 입혔는데 요게 잘 어울리더라고요.
안 그래도 아들이 자면서 이불을 하도 걷어차서 걱정이었는데 이 기회에 아예 이렇게 두터운 잠옷을 한 벌 사서 입혔습니다.
잘 보면 아직도 커서 바짓단이랑 소맷단은 접어 올려서 시침질 했죠. 윗도리가 말려 올라갈까봐 바지에 집어 넣어서 입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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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옷 입고 정말 잠시도 쉬지 않고 돌아다닙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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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밤잠 자기 직전, 마지막 에너지를 다 쏟아낼 때에는 정말 잠시도 안 쉬고 돌아다닙니다. 저희가 힘이 먼저 빠질 정도죠. ㅎ
어른이라니까요... 어른... ㅋㅋㅋㅋ
엄마 아빠가 저녁으로 먹으려고 사온 메뉴 중에 어묵이 있었는데 이건 아들도 먹을 수 있거든요.
그래서 잘게 잘라서 담아 줬더니 그릇을 한 쪽에 저렇게 끼고 다니면서 집어먹데요.
잘 보면 한 쪽에 아들 전용 식사도 마련해놓고 심지어 고기도 구워놓았건만 언제나 엄마 아빠가 뭐 먹는 지가 더 궁금하다능. ㅋ
점심으로 고구마 줬더니 한 입에 넣고 우물거리느라 볼이 막 부풀어 있습니다.
친한 선배네 놀러갔는데 아기용 골프 세트를 사놨더라고요.
본 김에 아들도 골프채 하나 꺼내서 휘두르며 노는데, 그 비주얼은 왠지 골프 쪽이 아닌 것 같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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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신만고 끝에 우리 네 식구는 문지방을 넘었다
아버지를 잃은 우리는 어떤 방에 들어갔다
아뜩했다 흐린 백열등 하나 천정 가운데 달랑 걸려 있어
밖에서 들어오는 바람에 간혹 줄이 흔들렸다
우리는 등을 쳐다보면서 삿자리를 건너가고 있었다
건너편에 뜯어진 벽지의 황토가 보였다 우리는 그리로
건너가고 윙 추억 같은 풍음이 들려왔다
귓속의 머리카락 같은 대롱에서 바람이 슬픈 소리를 냈다
모든 것은 이렇게 소리를 내며 지나갔다
인간들에게 어떤 시절이 지나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방에 늙은 학생같이 생긴 한 남자가
검은 책을 보고 있었다 우리는 그 남자의 바로
책 표지 밑을 지나가고 있었다
머리를 뒤로 넘긴 것 같은 조금 수척한 남자가 멈칫했다
앞에 가던 형아가 보였던 모양이다 남자는
형아를 쓸어서 밖으로 버리고 다시 책을 보기 시작했다
모친은 그 앞을 가로질러 나아갔다 아들이
사라진 지점에서 어미는 두리번거리고 서 있었다
그때 남자가 모친을 쓸어 받아 문을 열고 한데로 버렸다
먼지처럼 날아갔다 남자는
뒤따라가는 아우에게 얇은 종이를 갖다 대는 참이었다
마치 입에 물라는 듯이
아우는 종이 위로 올라섰다 순간 남자는
문을 열고 아우를 밖으로 내다 버렸다
나는 뒤에서 앙 하고 소리치며 울었다 그 울음이
들릴 리가 만무했지만
그때 남자가 무언가 골똘한 생각에 빠진 것 같았다
혈육들은 그 후 어떻게 됐는지 알 길이 없다
바람 소리만 그날 밤새도록 어디론가 불어 갔다 어둠 속
삿자리 밑에서 나는 그를 가만히 쳐다보았다
알 수 없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스쳐 지나가는 생각이
슬프다는 생각조차 없었다
이것이 우리 가족의 긴 미래사였다
남자는 단지 거미를 죽이지 않고 내다 버렸지만
그날 밤 나는 찢어진 벽지 속 황토 흙 속으로 들어갔다
- 고형렬, ≪거미의 생에 가 보았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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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즈 카페에 놀러 가면 다른 장난감들보다 꼭 이 작은 집들을 좋아하고 들어가서 놀려고 합니다.

그리고 혼자만 안에서 노는 게 아니라 필 받으면 엄마나 아빠를 꼭 데리고 들어가는데요.
들어가서 뭘 같이 하자는 게 아니라 저희는 그냥 한 켠에 쪼그리고 있고 자기 혼자 알아서 놀지요.
지금보다 좀 더 어릴 때만 해도 엄마 주변에서 떠나려고도 안하고 잘 놀지도 않고 그랬는데 이제는 적극적으로 잘 놉니다.
뭐가 또 그렇게 신기한지... ㅋㅋㅋㅋ
아들이 좋아하는 소꿉놀이.....
키즈 카페가 복층인데 거기 계단을 막 혼자 올라갔다가 엄마나 아빠 손잡고 다시 조심스럽게 내려오고, 다 내려오면
다시 막 올라가기를 반복... 올라갈 때야 상관없는데 내려올 때는 조심조심 내려와야 하니까 신경쓰느라 입이 막 튀어나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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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돌 깨다 고개 들면
이웃한 성당 성모마리아가 늘 굽어 보더라며
자기는 진즉 성모마리아와 결혼할 줄 알았다는 내포석재 정씨
결혼한 지 이십 오년 아직도 아내 이름은 민양
첫 배달 나온 인연으로 하루에 열 잔씩 꼬박
일 년을 배달하다 점심저녁 찬합 나르게 된 민양
정말 성모마리아가 다가오는 줄 알았다니까
섹시하다는 게 뭐여 성스럽다는 거 아녀
아직도 우리 민양 우리 민양 웃음 가실 줄 모르는데
돌가루 뒤집어쓰고 일하던 오빠가 성부였지 찰떡을 치는 민양
돌덩어리 들어오는 날이면 밤늦도록 원석을 어루만지며
돌 안에 웅크리고 있는 짐승소리도 듣고 바람에 흔들리는 촛불도 들여다본다는 정씨
거북이가 자고 있으면 거북이를 꺼내고 호랑이가 포효하고 있으면 호랑이를 꺼내지만
마당가 너른 바위 하나만은 깰 수가 없다고 저 돌 안에
탯줄 붉은 제 아기가 크고 있다고 쓰다듬고 쓰다듬는 정씨
하지만 알 만한 사람은 다 알지 저 너럭바위가
맨 처음 찻잔 풀었던 자리고 도시락 밀쳐놓고 별을 본 침소였다는 것을
우리 민양 우리 민양 한 번도 애를 가져본 적 없지만
저 바위 안에 우리 아기 꼬무락꼬무락 자라고 있다고
우리 여래 우리 여래 어루만지고 어루만지는 성부 정씨
절에 댕기지만 성모님께 도둑기도도 드린당께
애기불은 삼천 년은 지나야 산통이 오는 거여
무럭무럭 자라거라 오늘은 바위 성전에 올라앉아
삼겹살 구워대는 성모 민양 성부 정씨
- 이정록, ≪내포석재 애기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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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풍처럼 펴는 놀이책인데 요새는 저걸 저렇게 펴서 둘러놓고 그 안에서 노는 걸 좋아합니다.
이제 자기만의 공간 만드는 걸 좋아하기 시작하는 듯.
밥 먹다가 엎어서 바닥을 이렇게 만들어 놓고는...
저게 주방놀이 장난감이라 저 수도꼭지는 소리만 나고 물이 안 나옵니다.
그런데 손에 지지가 묻으면 엄마가 가서 씻어주던 걸 기억해서인지 저기 가서 저렇게 대고 손 씻는 흉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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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환기한다고 베란다 열었더니 냅다 뛰쳐나가서 노느라 정신없습니다. 추울까봐 조끼 입히고 목에 스카프 정도만 매줬지요.
아들이 베란다에서 제일 좋아하는 자리!
아빠와 함께 베란다에서 까꿍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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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신~나게 아빠 손 잡고 끌고 여기저기 다니다가... 마지막에는 까까 달라고 하는 거예요.
평소 까까 넣어놓는 위치를 잘 알고 있거든요. ㅎ 우유 사탕 줬는데 자기가 까서 먹을 수 있을 것처럼 확! 채서 가져가더니,
결국 혼자 못 까고 아빠한테 까달라고 해맑은 얼굴로 가져옵니다.
낮잠 자고 막 일어나서 아직 얼굴이 벌~~겋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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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책장 한구석에는 한 여자와 남자가 아주 다정히 서 있는
꽤 큰 사진 한 장이 있지
황금 칠이 얹어진 갈색 나무틀에
그 여자와 그 남자는 환히 웃으며 껴안고 있어
배경으로는 어느 왕조 궁궐의 담과 긴 머리카락 출렁이며 있는 큰 나무,
태양의 입술이 구름을 핥고 있어
태양은 말하는 것 같아,
사랑의 기쁨이 나타났어요
옆에서 사랑의 슬픔이 살짝 기대는군요
사랑의 기쁨이 말을 꺼내니
옆에서 사랑의 슬픔이 대답하는군요
그러다 그 남자와 그 여자는 사진 밖으로 달아나기 시작했어,
꼭 껴안은 바람이 그 뒤로 달려나가고 있어,
빗방울도 마악 뒤따라 달려왔지,
그들은 빗방울을 마셨어,
달콤하디 달콤한 그것,
미래의 설탕이 들어 있는 그것,
과거의 쪼코렛이 흠뻑 발라진,
나는 당신이에요
떠나가는 당신이에요
떠나간 당신이에요
여기서 보이진 않지만,
구름에서는 미래가 빗방울이 되어 떨어지고 있는 모양이야
지나간 미래가
지나간 과거의 허리가
- 강은교, ≪꽤 큰 사진 한 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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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어디갔는지 안 보여서 찾아보니 제 컴퓨터 책상 의자에 혼자 올라가 이러고 앉아 있었습니다.
저 놈의 볼은........ ㅋ
창문에 붙인 뽁뽁이... 섬세하고 침착하게 하나하나 터뜨리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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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열어달래서 열어줬더니...
처음에는 안에만 만지작거리고 구경하다가 문 닫으라고 하면 닫곤 했는데 요새는 저 안에 저렇게 들어가 앉으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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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춤을 저렇게 추더군요. 저런 초식을 가르쳐준 적은 없는데...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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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에도 아침 식사 주기 전 일단 치트키인 계란 프라이부터... ㅎ
"깨작깨작" 소리 내면서 혼자 잘 먹더군요. 물론 밥도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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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 가서 카트에 태웠는데... 평소 카트에 태우면 잘 타고 있는데 이상하게 보채는 겁니다.
알고보니 아들 나중에 주려고 산 홈런볼 하나 달라고 그런 거... 홈런볼 하나 쥐어줬더니 얌전하게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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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탱탱하게 꽃들을 당기는데 마음은 이미 여기서 떨어진다 산그늘 아래 수위가 낮아진 수원지, 쪼그려 앉아 오래 울고 난 사람의 수심이다
덜어낸다는 것은 방향을 바꿀 수도 있다는 얘기 뒤척거리며 등이 배가 될 수 있다는 얘기 좁아진 물길을 건너뛰며 왜가리 한 마리 풍경을 흔든다
곁에 저 방랑을 붙들어 두려고 수원지는 돌아앉아 저를 퍼냈을까 그늘에서도 구불거리는 뒷덜미가 환하다
가는 발목까지 수위를 낮춰야 누군가를 오래 머물게 하는 것인데 한 시절 오만한 내 물살을 치고 상류로 날아간 너,
날아가는 것은 왜 그림자조차 뒤돌아보지 않을까
너무 깊고 푸르게 넘실거리는 것은 위험하다
- 권애숙, ≪누군가 오래 머물 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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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는 설 연휴도 있어서 한 주가 금방 갈 것 같고... 문서 작업 포함해서 교육 준비할 것 두 가지를 빼면 일도 없었어요.
그래서 마음을 놓고 있었는데... 지난 금요일 퇴근 시간 무렵... (언제나 퇴근 시간 즈음해서 위기가 찾아오지요. -_-)
팀장님께서 저를 부르셔서 급한 일을 맡기셨습니다. 설 연휴 전까지 끝내달라고... 심지어 As Soon As......
그러고나니까 주말을 보내는 데까지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만 막 정신이 없는 게.... ㅋ
일요일 밤 개그 콘서트 엔딩송을 들으며 느끼는 부담감은 대충 두 배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ㅎ
이제 오늘부터 오전 오후 할 것 없이 최대한 그 일을 빨리 끝내기 위해 정신 없이 불꽃 코딩을 해야겠네요.
그래서 일찍 오기도 한 거... 아니 그러고 나니까 이번 주 설 연휴 때문에 일할 날이 며칠 없는 게 걸림돌이 되어버립니다. ㅎ
야근까지 하게 될지 아닐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뭐 일단은 일과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서 최대한 야근 안하도록 해야죠. ^^;;
아무튼 설 연휴 전까지 끝내야 하는 중요한 업무를 가슴에 안고... 갑작스레 바빠진 한 주를 시작해봅니다!!!
오늘은 실장님과 저희 팀의 점심 식사 자리가 있어요. 또 공짜로 좋~~은 점심 먹으면서 기분이나 풀어야죠. ㅋ
오늘 하루도 다시 돌아온 한 주도 모두들 즐겁고 신나고 재미지고 알차고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들 보내시길~~~ ^-^~♡
























댓글목록
jimono 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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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우실님의 댓글

ㄴjimono님 : 점 찍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오늘도 즐겁고 행복한 시간 보내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