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매일 티켓을 머리맡에 두고 잔다며 기다렸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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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이앱에서 그 제 댓글을 읽어주실 때
대장의 그 환한 미소가 아직도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대장과 우리 모두가 너무나 기다렸던 그 공연 속으로
미약하지만 제 조각난 짧은 기억들을 모아보겠습니다.
D-1
9월 1일 금요일 회사 퇴근하자마자,
저는 바로 잠실 주경기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잠실역 근처가 회사라 잠실 주경기장에 도착하니,
오후 06시 30분 정도 되었습니다.
아는 지인 매냐분이 이미 줄을 스셔서
안심하고 닥대기라인 모드로 들어갔습니다.
제 앞에 이미 두 분 계셨고,
저는 나름 "3등"으로 줄을 섰습니다.
이후 바로 10여분 정도 더 되었던 거 같습니다.
(사실 혼자서 아무도 없는데, 줄서고 있으면
그것만큼 뻘줌한 게 없습니다. ㅋㅋ)
야간이 되니 부스 앞 강렬한 형광등 때문에
모기들 + 이상한 벌레들이 총 집결했습니다.
스텝들의 안내로 자리를 약간 이동해서
그나마 덜 어두운 곳으로 가니 벌레는 좀 줄어 들었습니다.
사실, 25주년 기념 엘피는
제가 꿈에도 그리던 아이템이라 꼭 손에 넣고 싶었고,
어차피 집에 있어봤자, 잠도 안오고, 불안하고 그래서
오랜만에 긴나긴 긴 저와의 싸움에 들어갔습니다.
언젠가 20주년인가? 25주년인가?
엘피 전집 세트 내달라고 글을 쓴 것 같은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D-Day
새벽에 잘 때 오들오들 기온이 떨어져서 몹시 추웠습니다.
무릎 담요라도 가져왔어야 했는데,
은박 돗자리를 반으로해서 yo! 이불 효과를 내어
간신히 아침을 맞이 했습니다.
아침부터는 줄이 급격하게 늘어나
인원수 체킹하는 것도 어려워졌고,
현장 스텝에 의해 줄 이동도 한번 있었습니다.
동생 매냐가 일찍 와서 교대해주었으면?
아침에 씻고 와서 깔끔하게 입장했을 텐데,
오후 01시 MD 판매 시작은 임박했고,
또 혹시나 대기 라인 줄이 바뀔 수도 있었고,
최종 목표인 LP를 먼저 사야 안심이 될 수 있는 상황이라?
냄새 풀풀 + 노숙 모드 그대로 구매를 완료했습니다.
(스텝 아르바이트 분들이 초반에 우왕좌왕
제 구매 물품도 몇가지 빠트려서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아주 생쇼를... ㅠㅠ;;)
판매 부스 옆 이벤트 부스에서
핸드폰으로 리메이크 8곡 스트리밍 확인해서 뱃지도 받았고,
롯데카드가 있어 핸드페이 신청하면,
스크래치 쿠폰으로 굿즈 경품도 받고,
(저는 타월, 동생은 뱃지 받았습니다.)
오후 03시부터 스탠딩 입장 대기줄을 서야 하는데,
시간은 임박하고, 술 좋아하는 동생 때문에
차는 안가져와서 구매 물품은 저멀리 보관소에 맡겨야 했고,
지하철 화장실에서 대충 씻고, 옷만 갈아입고,
매니아 이벤트 부스에서 이벤트 물품도 받아야 했고,
아카이브 투명 포카는 제가 마지막으로 받아서 매진!!!
(조금만 늦었다면? 아직도 건담이 서늘!!!)
타 아이돌 공연에도 가보았지만,
정말 5배 이상의 엄청난 체력 소모전이었습니다.
여하튼 4시쯤 제 시간에 입장해서 스탠딩에 들어갔습니다.
그 때부터 대장이 나오시는 07시 20분까지
정말 체력 싸움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대체 무슨 힘으로 버텼는지...
덕심의 위대함이란? ㅋㅋ ㅠㅠ;;)
하지만, 얼빠라 가까이서(?) 오랜만에 뵐 수 있다는
희망감 하나로 버틸 수 있었습니다.
저는 7집까지는 안방 덕후였기 때문에
특히 이번 아이들 시절 오리지날 무대는 저에게 있어
오늘이 아주 특별한 기회였습니다.
공연 전에 주위에 나이가 좀 어려보이시는 여성분들이
얘기 중에 왜 같이 하자고 한거야, 누가 하자고 한거야? 라는 둥
너무 큰 소리로 말씀하셔서 많이 당혹스러웠습니다.
특히 계속 XX 힘들다! XX 힘들다! 하시는데, 없던 짜증도 났고요.
(덕질은 본인 선택의 몫이 아니었던가요?)
처음에는 잘 알지 못하는 아이돌 팀과 콜라보 무대를 하신다고 하셔서
내심 걱정도 했지만, 무대 자체도 만족스럽고,
짧은 기간 동안 열심히 연습하고, 노력한 흔적이 돋보이는
당시 역사를 그대로 재현한 훌륭한 공연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드디어 07시 20분!!!
항상 그렇 듯 대장 공연의 오프닝을 정말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멋진 오프닝 VCR 영상과 위에서 내려는 역삼각형 조형물이 분리되면서
얼마나 보고싶었던 우리 대장의 첫 등장씬!!!
대장의 마음을 대변한 첫곡 내 모든 것과
줄리엣의 웜홈로 이어지는 시간 여행의 시작!
1집 난알아요 이밤이깊 환상속의
2집 yo! Taiji + 하여가 너에게
까지 내리 5곡을 연달아서 BTS분들과 2명씩 서태지와 아들들?
당시 컨셉 그대로 재현 무대를 해주셨어yo!
3집 영원은 다른 하늘이 열리고 콘서트 귀공자 컨셉
그대로 아름다운 선율에 맞춘 발레리나 퍼포먼스까지...
교실이데아에서는 인트로 연설도 그대로 하시고,
BTS & 백댄서 분들까지 모두 나와서
박력 넘치는 깃발 퍼포먼스에 제가 가보지 못해 평생 한이 되었던
다른 하늘이 열리고 콘서트 날로 다시 돌아가는 줄 알았습니다.
4집 컴백홈 티저 영상도 오랜만에 다시 보니,
아직도 그 날의 설레임이 잊지 않았구나! 싶었습니다.
당시 그 예고편 영상을 처음 보고, 엄청난 충격을 받았고,
지금은 아이돌 컴백 티저 영상이 기본이지만,
95년 그 때는 서태지와 아이들이 아마 최초로 시도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필승 게릴라 콘서트 영상도
설마 저거 여기서 재현하시는 건 아니겠지? 했지만
대장이 먼저 선수쳐서 말씀해주셨어요.
시도할려고 했으나, 아직까지 기술 부족으로 어렵다고...
(AR은 가능했었다고... ㅋㅋ)
그리고 이어지는 가장 충격적인 무대?
사실 공연 전에 스포가 떠서
내심 에이? 설마? 에이? 설마? 진짜루? 헐?
그랬었는데, 정말 굿바이 부르셨어요.
그 때 아마 태지형 은퇴하시고,
10개월 간 저는 거의 죽음의 늪 상태였거든여.
되돌아 가고 싶지 않은
제 인생에서 가장 우울했던 기간이 상기되었지만,
그냥 음악은 음악일 뿐이라 생각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야만 했던
슬픈 이별의 곡으로 음악적으로만 접근했습니다.
그리고 우주 스페이스 영상 VCR이 나오고,
5집의 무대가 시작되었습니다.
반투명(?) 스크린이 중앙 무대를 가리고 있었는데,
5집 때는 활동을 안하셨으니,
그런 컨셉이겠구나 싶어서 이해를 했습니다.
마야 텍원 텍투
하지만, 락까지 합세한 6집 곡들을 하실 때는
중앙 스크린 무대 장치가 고장난 줄 알았어요...
특히 오렌지에서 그 화염 방사기는 너무 위력적이라
HOT 뜨거워서 안면이 후끈후끈 불타는 줄?!!!
울트라 탱크 오렌지 인터넷
DB 로보트 제로 아웃트로
제로 무대에서 후반은
김성수 감독님 지휘로 심포니 버전으로 나왔을 때
이번 공연의 스케일이 정말 다채롭고,
어마어마했다는 것을 제대로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8집 아토모스 티저 영상과
바로 이어졌던 틱탁 도입부 영상
특히 세월호와 국정농단 탄핵 장면 나왔을 때
사회에 대한 비판과 타 아티스트한테서는 볼 수 없었던
시대를 앞서간 통찰력은 다시 한번 25주년 이 자리에 있었던
제 자신에게 감동과 자랑스러움을 주었습니다.
틱탁 심포니 버전
소격동 무대
그리고 이번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크리스말로윈 심포니 버전까지
대장께서 이 곡이 아직까진 최신 곡이라는 말씀에
너무 웃어서 망신창인 제 허리와 다리는 아픈 줄도 몰랐습니다.
아마 여기까지가 25주년 기념으로 꾹꾹 눌러 담은
셋리스트 상 25곡이었던 거 같고,
01. 내 모든 것
02. 줄리엣(Juliet)
03. 난 알아요
04. 이 밤이 깊어 가지만 Remix
05. 환상 속의 그대 Remix
06. yo! Taiji + 하여가
07. 너에게
08. 영원
09. 교실이데아 (다른 하늘이 열리고 ver.)
10. 컴백홈(Come Back Home)
11. 필승
12. 굿바이(Good Bye)
13. 마야(Maya) + 테이크 원(Take One)
14. 테이크 투(Take Two)
15. 울트라맨이야
16. 태지의 화 Intro + 탱크
17. 오렌지
18. 인터넷전쟁
19. DB + 로보트
20. 제로(Zero) 심포니 ver.
21. 아웃트로(Outro)
22. 틱탁(T'ik T'aK) 심포니 ver.
23. 모아이(Moai) 심포니 ver.
24. 소격동
25. 크리스말로윈(Christmalo.win) 심포니 ver.
배철수 선생님의 25주년 축하 영상으로 시작된 앵콜 무대
다시 찾은 우리의 울림, 시대유감 2017
10월 4일 일명 천사?
대장과 처음 만났던? 그리고 오늘을 있게 해준 그 노래
난 알아요 심포니 무대
매니아들과 함께 부른 마지막 축제와
2017년에 다시 불러보는 우리들만의 추억까지
~ ENCORE ~
26. 시대유감 2017
27. 10월 4일 1004
28. 난 알아요 심포니 ver.
29. 마지막 축제
30. 우리들만의 추억 2017
대장께서 특별히 이 곡의 영상 촬영을 허락하셨는데,
앞쪽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25주년산 소로서
핸드폰 배터리가 없어서 하나도 찍지 못하는 이 웃지 못할 아이러니함은
이번 25주년 콘서트의 유일한 슬픈 아픔이 되었습니다.
공연 끝나고, 기진맥진 + 땀범벅 + 혼은 이미 정줄 가출
부랴부랴 물품 보관소에서 짐 찾아서 컴백홈~
천만다행 난 알아요 부스를 아직 철거하지 않아
입장전 사진을 하나도 못찍었는데,
기념 사진을 간신히 하나 찍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어두워서 역광이라 제 얼굴은 블랙홀...? ㅋㅋ)
태지형님
25주년 공연 너무 감사히 잘 봤고,
항상 건강하시고,
우리 또 만나yo!!!
언제나 존경 & 사랑합니다.
댓글목록
피터팬증후군님의 댓글

지금은 진심 후회가 되네요ㅠㅠ 방탄은 핑계였던것 같은.공연을 안간거 진심으로 후회하고 있습니다. 언론 기사들 때문에 며칠간 속도 많이 상했는데... 문제는 결국 나 자신이였다는.힘드셨겠네요.체력도 그렇고 일 끝나자마자 가서 밤샘까지 하시고. 전 지금은 스탠딩도 힘들어서 못하는데.어느순간 지정석 매냐가 되버린.
류향님의 댓글

덕력에 박수를!!!
Dr.JSM.님의 댓글

(사랑)
캐릭님의 댓글

전날밤샘모드라니 대단하심 전1시도착하니 스트리밍뱃지 매진되서 못산. 저두 1집공연과 오리지너사운드는 첨이라 젤 조앗다눈
미니미님의 댓글

저는 태지오빠가 '굿바이'부른다고 하셔서 '부르지말아요~'하면서 울듯이 봤네요. 왠지 그 노래만 나오면 불안불안..제 친구 저더러 집착(?)을 버리라고 해서 울다 웃었어요ㅎㅎ 마지막에 '우리들만의 추억' 그 나레이션..어렸을때 콘서트는 감히 가볼 생각도 못하던 시절.. 비디오 테이프 빌려서 봤던 그 대목이 25년 내용으로 바껴서 나왔었죠..그 나레이션 듣다가 울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울컥하드라구요. 저도 늘 태지오빠 음악 들을때마다 생각했거든요.우린 어떤 어른으로 자랐나..나도 어느새 꼰대로 자라고 있는건 아닐까..태지오빠가 늘 비판해왔던 그 어른으로 자라고 있는건 아닌가..늘 되돌아보는데..그 나레이션은 오빠가 나에게 보내준 메세지같은 느낌이여서 그랬나봐요. 아무튼 이번 공연 정말 지난 세월을 돌아보게 하는 감동적인 공연이었습니다.
유치맨님의 댓글

고생하셨습니다ㅋㅋㅋ 그리고,, 부럽습니다. ㅠㅠ
라이크님의 댓글

엊그제가 꿈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