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뮤지컬 페스트 5/5 잡담(스포가 엄청남.스압도 존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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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망했습니다...ㅠㅠ
한 번에 올리려니 무슨 이유에서인지 짤려서...
안 짤리도록 쪼개고 쪼개다 보니 이렇게 도배를 하게 되었습니다...ㅠㅠ
본의 아니게 물의를 일으켜 죄송합니다...
끝으로 뮤지컬 페스트를 보면서 했던 이런 저런 생각들을 풀어 보겠습니다...
계속 말씀드렸던 것처럼 제 개인적인 견해이며 회차에 따라 온도의 차이가 있습니다...
틈틈이적다 보니 두서가 없지만 그냥 이런 생각도 있구나 하는 후기로 보셨으면 합니다.
극이라는 것은 보는 이의 관점(직간접 경험이나 취향, 가치관 등)에 따라 다르게 보이고 다르게 판단할 수 있다.
짬짬이 후기를 쓰던 중에 페스트를 관람한 매냐분들과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다.
팔이 안으로 굽어있는 사람들이 분명함에도 장점과 단점을 날카롭게 이야기하고 있었고 생각치도 못한 부분에 감동을 했고 나와는 다르게 이해를 했으며 연기를 한 배우들 각각의 개성조차 상이하게 느끼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면서 나도 몰랐던 점을 깨닫게 되었고 페스트는 점점 더 흥미로운 소재가 되었다.
후기를 쓰면서도 공감보다는 내 개인적인 판단을 위주로 쓰고 세번째 관람이였던 본공연은 아예 내가 3번을 연속으로 보면서 이해하고 정리한 줄거리로 풀어나갔다.
장면들은 다소 뒤섞였고 나 마음대로 해석해서 적은 내용들이 많으니 넘버와 그에 대한 스토리라인만 파악하는데 참고하기만 바란다.
머리 속에 스토리가 완성되자 질 좋은 천으로 만든 누더기 같던 2막도 꽤 멋있는 한 벌의 뮤지컬로 보여졌다.
고정관념과 극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 나의 생각이 누더기였다는 반성을 하며 정극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뮤지컬이라는 특수한 장르에 조금 더 적응을 한다면(회전문을 돌라는 이야기다...ㅎ) 더욱 재미있는 뮤지컬 페스트가 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다.
뮤지컬은 ..다큐멘터리가 아니다...극을 순수하게 극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관람객의 미덕이 아닐까...
페스트의 마지막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처음에 스필버그의 영화 '우주전쟁(탐 크루즈 주연)'이 생각났다...
지구인들은 가만히 있었는데 외계인들이 알아서 죽어버리는...
하지만 그 중에 주인공은 살아남기 위해 자식들을 살리기 위해 끝까지 저항을 한다.
이런 점에서 페스트와 유사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주전쟁은 그 허무한 결말에 많은 비난을 받은 영화 중 하나였다.
요즘 사람들은 열린 결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원인과 결과가 뚜렷한 내용을 좋아한다.
한 때 열린 결말이 센세이션이였지만 세상이 답답해지면서 사람들은 시원한 결말을 요구하는 경향이 생겼다. 고구마와 사이다는 그래서 생긴 용어가 아닐까 싶다.
게다가 드라마 회차마다 팬이라는 이름으로 시어머니처럼 주문이 까다로운 시대에 페스트는 관객들이 페스트균인냥 괴롭힘을 당할 수도 있는 아주 맛있는(?) 먹이감이 될 수도 있다.
거기에 서태지라는 양념이 더해지니 말하기 좋아하는 자들에게는 개껌처럼 한참을 가지고 놀수 있는 먹이감이자 장난감이 될 것이다.
나 역시 처음에는 마무리까지 소설 페스트를 따갈 필요가 있었을까? 대중들을 위한 시원한 결말을 줬으면 흥행에 더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은 했었다.
하지만 원작자인 까뮈가 페스트는 '소설'이 아닌 '기록'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할 정도로 페스트는 현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것을 배반하고 없어질 수 없는 현실을 부정하고 이길 수 없는 것을 이겨냈다는 인간승리의 결말을 만든다는 것은 생각해보니 너무 후진 발상이 아닌가?
개인적으로 또 한가지는 페스트는 천벌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기독신앙을 가지고 있는 신자이기도 해서 세상에 벌어지는 현상에 대해 종종 종교적인 의미부여를 하는데...
인간이 타락하고 인간성을 잃어가면 하늘은 항상 인간에게 벌을 내렸다.
오랑시를 위시로 공화국의 인간은 인간이기 보다는 통제되고 있는 하나의 유기체일 뿐이였다.
행복은 만들어진 것이였지만 인간은 그것을 느끼지 못하고 살아가며 기득권자들이 세상을 조종하고 있었다.
코타르 회장이 무죄로 풀려나면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
사람들은 벌레같다고...죽여도 다시 살아나는 그들은 벌레라고 그런데 그들은 그들이 벌레인 것을 모른다고...
역사적으로도 전염병은 극복된 적이 없다. 다만 견디어냈을 뿐이다. 이번에 오랑시에 갑자기 나타난 페스트는 사람들을 죽음에 이르게 했지만 결국 사람들은 인간성을 회복하며 살기 위해 몸부림치며 저항을 한다.
이는 페스트가 인간성 회복을 위한 신의 의도된 징벌적 조치가 아니였을까...
물론 리샤르나 코타르 같이 변하지 않은 인간들도 있지만 말이다...
앞서 이야기 했듯이 페스트는 무거운 주제이다. 이런 주제는 대중의 사랑을 받기 힘든 법이다.
원작은 또 어떤가? 책과 이야기를 어지간히 좋아하는 나도 페이지가 너무 무거워(?)서 잘 넘어가지 않았았다.
아마도 대부분 책을 사놓고 완독을 한 사람은 많지 않거나 있어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으리라...ㅎㅎㅎ
그러나 뮤지컬 페스트를 봤다면 책을 읽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비교할 수 있어서 페이지가 조금은 가벼워질 것이다.
뮤지컬은 원작을 안 봐도 상관없을 정도로 차별화 되어 있지만 책을 소지하고 있다면 그리고 그 책을 아직 안 봤다면, 게다가 뮤지컬은 이미 본 상태라면...!!!
책을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페스트는 뮤지컬 자체로도 훌륭한 작품이며 넘버와 장면들은 더없이 훌륭하다.
서태지의 노래에 담긴 저항정신과 까뮈의 소설에 담긴 저항정신은 연출과 음악에 의해 확실히 통했다고 생각한다.
노래에 소설을 맞춘 것인지 소설에 노래를 맞춘 것이지 모를 정도로 잘 짜여졌다.(전자라고 하긴 하지만...ㅎ)
그 둘이 동일한 부분에서 모든 것이 동일하게 만난 것은 아니지만 서로의 영역(음악과 글)에서는 정말 잘 맞았다고 생각한다.
아니라는 사람들은 서태지와 까뮈의 이름이 아니라 그들의 전문분야인 음악과 글을 보길 바란다...
(꼭 제목(이름)만 보고 내용을 이해하려는 초능력자들이 있더라...ㅎ)
이번 초연이 잘 되어 앞으로도 더 가공되고 완성도가 높아지고 다양한 배우들로 하여금 이 좋은 곡들을 계속 불러서 태지형의 음악이 대중 속으로 깊이 각인되기를 바란다.
P S.
1 한 번에 쓴 글이 아니라 짬짬이 쓴 글이라 전개와 평가에 대한 온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음...
2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리뷰이니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구나 라고만 생각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
※ 공연시간
2 16년 07월 20일 ~ 2016년 09월 ~30일
0 월 20일 ~ 08월 07일 - 화~금 20시 / 토 14시, 18시 30분 / 일 15시
0 월 09일 ~ 08월 21일 - 화~금 20시 / 토 14시, 18시 30분
08월 15일 - 15시
댓글목록
슈크림님의 댓글

아, 전 그래도 첫날 프리뷰에서 시장님 갈라진 목소리나 조금은 연기 합이 안 맞는 듯한 부분 말고는 재밌게 봤는데 다녀와보니 다들 혹평일색이라 놀랐달까요?? 제가 서빠라서 재밌게 느꼈나 의심했을 지경...근데 한편으로는 그들의 주장에도 일리가 있긴 했으니...주연 배우들이 노래를 너무 안 한다는 점이나 2부 스토리가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후다닥 마무리 지어지고 뮤지컬인데 노래가 아닌 설명으로 때우려 했다는 점 등은 제가 느끼기에도 납득할 수 있는 단점이었으니까요. 그러나 아예 망했다는 식이나 망하길 바라는듯한 그런 글을은 확실히 불편하긴 하더라는 거...프리뷰 둘째날인가 첫공날인가는 잘 모르겠지만 인터때 로비에 나와서 쉬고 있는데 어떤 분이 휴대폰으로 통화하면서 '오기 전엔 아예 집을 부수고 새로 지어야 한다고 들었는데 그 정도는 아니고 1층은 그대로 두고 2층을 리모델링 하는게 좋을 것 같다' 라고 하셨는데 그 비유가 적절했다고 생각되네요. 지금 시간보니 어제 하루 휴일 지내고 첫공 끝난 셈인데 쉬는 동안 뭔가 바뀌었을지 어떨지...암튼 긴 후기 잘 봤습니다. 좋은 내용이니까 도배라고 생각되지 않네요. ^^;;
영원01♪님의 댓글

무슨 그런 말씀을요!
초미세 후기 정말 진짜 완전 감사해요^^
슈크림님의 댓글

아, 그리고 원작에서는 페스트가 신이 내린 재앙이고 징벌이라 주장하는 신부가 등장해서 리유와 대립하는 구도가 나옵니다. 하지만 그 신부도 어린 소년의 죽음을 보고 질병은 재앙이나 천벌이 아닌 싸워 이겨야할 상대라는걸 인정하게 되죠. 저 또한 그렇게 생각하구요. 좋은 후기 잘 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