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뮤지컬 페스트 1/5 프리뷰 1, 2회 (스포가 엄청남.스압도 존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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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하게 작성하느라 말투도 편합니다. 닷컴체(?)로 수정해야했으나 엄두가 안나서 그냥 올립니다.
양해바랍니다...^^;;
※ 경고
스포가 무지막지하게 존재하므로 읽는데 주의를 요함.
이 회전문을 돌면 나는 과거로 갈 수가 있다...
단 그 시간은 평일 오후 8시, 기간은 2016년 9월 30일까지이다. 월요일은 회전문 점검으로 인해 작동이 중지된다...그리고...
회전문을 돌아 과거로 가는데는 소정의 비용이 발생한다...텅텅텅!!!
지금은 2016년 7월 20일이다...
공연장은 회사와 아주 가까웠고 전에 다니던 회사 바로 앞이였기 때문에 자주 가던 공연장은 아니였지만 그 곳의 지리는 익숙했다.
(흠..그러고보니 닷컴의 세우실님 회사랑은 바로 대각선이네...ㅎ)
그리고 사전에 리플렛을 구하기 위해 답사도 했었고...(페이스북 이벤트 참가용은 아니였다.)
도착하니 아직은 한산한 시간...공연 1시간 전부터 예매한 티켓을 교환할 수 있다고 하는데 너무 일찍 도착했네...
먼저 도착한 지인 매냐와 인사를 하고 예정에 없던 음식물(?) 교환을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니 7시가 되었다...
일단 티켓을 교환하고 뮤지컬 MD상품을 판매하기에 구경을 하고 가사집과 티켓지갑을 구매했다.
※ MD 상품 LIST
1. 프로그램 : 8월 입고예정
2. THE BIBLE(가사집) : 7,000원
3. 티켓지갑 : 8,000원
4. 오거나이저 : 28,000원. 오거나이저(Organiger Bag)는 소지품들을 수납할 수 있는 다기능 가방, 크기는 티켓지갑 2개 정도 들어가는 사이즈, 티켓지갑 수납용으로 겸해서 사용하도록 제작된 듯
5. 스테인리스 컵(2종) : 각 20,000원
6. 휴대전화케이스(2종) : 각 15,000원. 휴대전화 기종에 따라 4가지만 지원하는 듯.
7. 소이캔들 : 28,000원
8. 페스트 도서 : 무선 14,000원, 양장 15,000원
시간이 흘러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아는 얼굴들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한다.
다들 간만에 공연을 보기 위해 모여서인지 조금은 들뜬 모습이였고 가벼운 인사를 한 후 고맙게도 배고픈 관람객(매냐)들을 위해 손수 김밥(무려 치즈김밥!!!)을 준비해 오신 매냐분 덕분에 배도 든든하게 채우고 입장할 수가 있었다...
좌석 위치는 1층 우측 사이드 통로쪽 뒷부분이였으며 시야는 아주 좋았다.
옛날에는 호환, 마마가 두려움의 대상이였지만 이곳은 공연관람 중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의 사용이 타인에게 불쾌감을 전염시킨다며 전원을 끄거나 비행기 모드로 전환해 달라는 재치있는 안내방송에 이어 공연이 시작되었다.
프리뷰 I (스포가 있으니 주의하시고 이 글을 안 본 눈은 별도로 판매하지 않습니다.)
리유 : 박은석
랑베르 : 김도현
타루 : 오소연
코타르 : 김수용
그랑 : 조형균
리샤르 : 김은정
잔/김주현
1막
오프닝은 강렬하고 도전적이였으며 서곡으로서 드라마의 분위기를 메인처럼 보여주는 '정말 잘만들었다!' 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아도 될만큼 좋았다.
스토리의 배경으로 가까운 미래에 세계가 하나로 통합되어 관리되면서 '휴먼드림'을 미래의 가치와 로고로 사용한 부분도 너무 마음에 들었다.
시작은...
좋았다...아주...
Take1으로 첫곡을 맞이했는데 시장(리샤르)의 목소리가 전체적으로 하이톤(이는 더블 캐스팅인 황석정님도 같았다.)이어서 고음부분에서 약간 거슬리긴 했지만 라이브로 첫 공연이니 이는 차츰 조정이 되겠지...역시 태지형 노래는 따라 부르기 힘들어...라는 생각을 하며 다시 무대에 집중을 했다.
무대 장치들은 아주 훌륭했다.
LED를 활용하여 소품들에도 미래적인 느낌을 주고 3층 규모의 거대한 구조물과 TV영상이나 랑베르가 손목에 착용한 장치를 켜고 끄면서 뉴스 기사를 타이핑하고 그것이 자막으로 보여지는 것도 아주 좋은 아이디어였다고 생각한다.
다소 격한 안무와 함께 하는 앙상블도 아주 훌륭했다. 솔직히 이번 프리뷰에서는 주조연 배우들보다 안무를 하며 앙상블로 음악의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키고 소름이 돋게도 했던 다수의 그 분들에게 더 많은 갈채를 보내고 싶다.
음악적으로는 너무나 훌륭했다.
놀라운 것은 넘버 대부분의 가사가 개사없이 거의 그대로 사용되었다는 것이다.(일부는 상황에 맞게 개사가 됨, 하지만 정말 극히 일부임)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하지만 그것이 극의 분위기나 이야기에 결코 어긋남이 없었다는 것은 음악감독(김성수님) 이하 연출진들의 쾌거라고 말할 수 있다.
배우들의 연기나 노래에 대해서는 라이브라서 느낄 수 있는 장단점들이 있었는데 장점만 생각하기로 했다. 앞으로 계속 발전될 것이 분명했기 때문에...
다만 리유역으로 분한 박은석 배우의 목소리가 매사에 되뇌이듯 하여 감정전달이 잘 안 되었다는 점이다.(이는 배우 각자가 캐릭터를 해석함에 있어서 다른 것이기 때문에 다시 기회가 된다면 박은석님의 리유를 다시 보고 싶다. 어쩌면 그는 리유의 말투나 성격을 저렇게 잡았을 수도 있으니까...)
그랑(20세기 박물관 큐레이터)이 20세기의 유물인 기타를 치며 좋아하는 사람(잔)을 위해 작사/곡을 하면서 19금(?) 드립을 한 것은 웃기긴 했는데 단어가 좀 쎄서 뭔가 경직된 웃음이였던 것 같았다.ㅋ(이 드립은 배우에 따라 다르다. 조형균님의 그랑만 쎄다. 그랑은 트리플 케스팅인데 박준희님의 그랑은 08월 03일에 만나볼 예정이다.)
넘버가 공개되면서 가장 놀랐던 것이 있다면 아마도 '이너비리스너비'일 것이다.
곡으로 쓰기에도 원래부터가 짧았던 노래에 의미를 알 수 없고 뭔가 기괴하기도 했던 이 음악이 넘버에 포함이 되었다니 궁금할 수 밖에 없는데...이 또한 상당히 적절한 곳에 사용되었다.
리유가 시장과 의원들에게 문책을 당하는 장면에서 의원들의 절대적이고 권위적인 권력을 표현하는데
굉장히 잘어울렸다고 생각했다. 마치 에반게리온의 제레 앞에 선 느낌...
개인적으로 첫 프리뷰의 가장 기억에 남는 넘버는 시대유감이였다.
시대유감을 부른 회장(코타르)역의 김수용님은 아역배우 출신으로 '간난이'라는 TV드라마에서 처음보게 되었는데 물론 그 때는 나도 어려서 기억은 나이 않지만 그 이후로 TV에서 많이 봤었고 뮤지컬 배우로 전향해서 '뱃보이(Bat Boy)'라는 뮤지컬에서 주연으로 나오는 것을 보고 재미있(고 슬프)게 관람했었던 적도 있고 실력이 좋다고 알고 있는 배우였다.
그래서 이번에 기대하고 있는 캐스팅 중 하나였는데 캐릭터의 해석은 작품의 느낌보다 뮤지컬적인 느낌(이는 역시 더블 캐스팅인 조휘님과 구분된다.)이 강해서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지만 너무 적절한 곳에 곡이 배치된 탓에 너무 심취해서 봤다. 중간중간 소름도 돋게 좋았다.
화이팅 넘치는 '라이브 와이어'나 극의 전체를 포용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코마'도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감동을 받았고 아마 많은 매냐들은 '코마'를 최고로 꼽을 것이라 생각이 되지만...
코마로 1막이 마무리 되고 만족스러움에 대박대박을 외치며 인터미션에 잠깐 쉬러 나오는데 공연을 (응원차)보러 온 다른회차 배우(윤형렬님)분과 (점검차)보러 온 김이사(기획제작총괄)님을 만나게 되었다.
왠만해서는 마주쳐도 눈인사 정도만하고 말을 걸거나 그러지는 않는데 뭔가 막 응원해주고 힘을 주고 싶은 욕구가 나도 모르게 말을 건네게 만들었다.
세 : '아...진짜 장난 아닙니다...너무 좋은데요...'
김 : '아...저는 첫 브리뷰라 사고 날까봐 조마조마해서...'
그 이후로 2막에 랑베르가 2층에서 3층을 돌아다니며 '제로'를 부르는 장면에 나도 모르게 조마조마해져서 집중력이 살짝 떨어졌다는...;;; 난간이 왜이렇게 낮은건지...그나마 3층 끝에는 난간도
없었다...;; 제로인가? 슬픈아픔인가? 올라가는 계단에서 다음 공간으로 이어지는 곳에 30cm 정도의 틈이 있었는데 거긴 위험해 보이기까지 했다...ㅎㄷㄷ(프리뷰 2회차에서는 틈이 없게 고쳐서 나왔다.)
1막은 어지간한 뮤지컬에서 만나기 힘든 치밀한 계연성이 돋보였고 배경과 음악과 가사가 한 치의 어긋남이 없이 맞춤복처럼 딱 들어맞아 대단한 완성도를 보여줬다.
뮤덕은 아니지만 잡덕이라 연극, 뮤지컬, 오페라 등 몇몇 공연(음악공연, 콘서트 등 제외 순수 무대극만)을 중복해서 본 것까지 하면 100편이 넘는 작품을 봐왔고 비록 배경이 되는 원작이 있다고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창작작품으로 초연임에도 이 정도의 완성도를 보여준 작품은 거의 없다고 기억할 정도로 흡족했다.
'대박 작품 하나 나오겠다...!'
'서태지'라는 이름이 들어갔고 '김민석'이라는 서팬덤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이름이 직접적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걱정하고 두려웠던 것도 사실이였다.
하지만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훌륭한 결과물이 나온 것 같아서 너무 기뻤다. 물론 2막을 보기 전까지의 감정이였지만...
이렇게 2막의 마무리는 어떻게 할까하는 걱정보다는 기대가 훨씬 큰 상태로 2막을 기다렸다...
2막
2막의 시작은 마지막 축제가 캐롤같으면서 슬픈 느낌으로 오랑 시민들의 암울함을 더 해줬고 다시 한 번 잘 맞춰진 배경과 곡배치에 감탄을 하며 몰입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노래는 훌륭했다...
배경과 노래의 조화는 정말 이렇게 좋을 수 있을까? 혹은 이렇게 밖에는 할 수가 없겠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고 넘버만 본다면...
빈 틈이 없다...
이런 생각의 어긋남은 한 장면에서 시작되었다.
주인공 중 한 명인 타루가 식물학자가 된 슬픈 사연을 이야기하고는 리유의 품에 와락 안기고 리유는 팔을 어색하게 두른다...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갑작스런 입맞춤은 '에?'
페스트에 걸려 임상실험의 대상이 된 잔에게 그랑이 잔을 위해 만든 노래(10월4일)를 부르며 고백하고 입을 맞추는 것도 '읭?'스러웠다.
뮤지컬의 특성상 짧은 시간에 상황에 맞게 의상을 치밀하게 갈아입으며 진행을 할 수 없다는 것은 십분 이해한다지만 전염병에 걸린 환자와 입맞춤이라니...
물론 사랑의 힘 앞에 그 따위 질병이 무슨 장애가 되겠느냐만은...
결국 임상실험은 실패로 돌아가고...
그 죽음의 모습을 보게된 오랑 시민들이 병의 진행을 막고 병자들을 돕기 위해 자발적으로 나서서 혼란스러웠던 상황을 드디어 극복하고...
그렇게 상황은 호전되고 기승을 부리던 페스트도 거의 수그러들 쯤 타루가 페스트에 걸리고 리유는 결국 타루를 치료하지 못하고...
그녀를 추모하며 극은 마무리가 된다...
라는 스토리가 순식간에 지나가버렸다.
식물학자가 된 사연을 말하는 부분은 아무리 생각해도 넘버를 넣기 위한 장면이 아니였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뜬금이 없었다.
차라리 잔과 그랑의 만남는 장면(물론 1막 초반에 둘이 마주치며 인사하는 장면이 나오긴 했지만)이 좋았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거기에 갑작스러운 입맞춤이란...
임상실험에서의 잔(김주현 배우)은 너무 무서(?)웠다. 페스트의 무서움과 공포를 표현하기에는 좋았지만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싶을 정도로 귀를 찔렀고 연기 또한 길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은 조금 절제해도 좋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다.
이거 몇 세 관람가지? 아이들이 보면 무서워할텐데 라는 생각도 들었으니...
그리고 마지막 타루의 죽음이후 전면 영상으로 보여지는 영상편지(?)는 이견이 있을 수 있는 장면이였다.
분명 무대장치를 바꾸기 위한 시간 벌이용이였겠지만 독특한 시도였기에 맘에 들었다.
태지형이 공연 끝나면 가는 모습을 영상으로 보여주며 대놓고 울어라!ㅋㅋㅋ하시며 눈물샘 자극했던 것처럼 그런 효과를 노렸을 수도 있고 충분히 시각적으로 자극은 되었지만 그래도 뮤지컬인데...
차라리 타루의 넘버가 있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어떻게 보면 2막은 극을 즐기기 보다는 넘버를 즐기기 위한 편성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계연성이 떨어져 보였고...
심하게 말하자면 1막이 잘 만들어진 맞춤복이라면 2막은 좋은 천으로 만든 누더기 같았다.
심지어 1막과 2막의 연출자가 다른가? 하는 의심까지 들 정도였고 한간에 떠돌던 박칼린 감독의 하차의 영향인가도 싶었다.
그나마 랑베르의 '제로(Zero)'가 2막에 심폐소생술을 걸어준 최고의 넘버였다.
넘버는 정말 생각치 못하게 훌륭했다.(원곡이야 뭐 말하면 입 아프고...)
다만 스토리의 전개가 극의 배경 설명에 치우쳐서 1막에 너무 쏟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급하게 마무리가 되는 느낌이였고 굳이 저런 장면을 넣었을까 하는 장면도 많이 보였다.
과정만큼 결말도 중요한 것이 극이라는 건데...
물론 원작의 그것과 같은 길을 걸었지만 뭔가 아쉬웠고 뭔가 만족스럽지 못한 원작과는 다른 그런 느낌이였다.
오랑 시민들의 참여가 랑베르의 손짓 몇 번과 기적이라는 단어로 갈음 되었고 사랑은 했지만 사랑으로 이루어 낸 것은 하나도 없었다는 것에 허무함도 느껴졌다.
원작에서 나온 종교가 뮤지컬에서는 빠졌듯이 사랑도 빠졌으면 좀 더 매끄럽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페스트는 창작품이고 초연치고는 잘 빠진 뮤지컬이다. 잘 만들었다.
음악, 조명, 무대장치, 특수효과 소품들도 나쁘지 않았다.
근데 아쉬웠다...
1막에서 너무 만족을 해서 그랬을까? 아니면 마무리가 마음에 안 들어서였을까...
잘 만든 뮤지컬이 분명함에도 '용두사미'라는 단어가 나도 모르게 떠올랐다...
내 기억에는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여 나중에는 결말 등 스토리까지 바뀌었던 작품들도 있던 것으로 안다...
하지만 뮤지컬 페스트에 그럴 여지가 있을까?
어떻게 보면 넘버에 맞춘 작품을 선정해서 넘버를 위한 장면이 연출되고 그러다 보니 넘버를 바꾸지 않는 한(추가 또는 삭제) 힘들 수도 있을텐데...
난 스토리의 변화를 원하는 것인가? 그러면 만족했을까?
왜 연출을 저렇게 했을까? 정말 무슨 문제가 있어서 하던 작업을 이어서 하느라 요즘 한 예능프로에서 하는 릴레이툰처럼 되어버린 것은 아닐까...
극이 끝나버리려고 분위기를 만드는 동안에도...
아니야...아직 버뮤다 트라이앵글이 남아있어...랑베르가 부를거야...아직 극은 끝나지 않았어...!!!
하는데 끝나고...;;;
커튼콜로 버뮤다가 나오면서 마지막 희망(?)까지 무너지고 공연장을 빠져 나오며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뭔가 아쉬운 그런 그리고 안타까운 그런 감정을 품은 채 앞에 있는 회전문(1명 밖에 못들어감...;;;)을 바라보았다...
지금은 2016년 7월 21일이다...
나는 힘차게 회전문을 열었다...
어제보다 더 나은 어제를 위해서...
회사일에 문제가 생겨서 겨우 시간 맞춰 도착하느라 오자마자 티켓을 교환하고 객석을 향했다...
이번 회전문은 50%할인이였다.
무대 전체를 보기 위해 3층 중앙부분 맨 앞자리에 자리했다.(뮤지컬 3층 앞바리를 잡았다...헤헤)
3층은 50%할인해서 3만원...!!! 정말 감사하다...ㅠㅠ
나는 연뮤갤...아니 디시인사이드 갤러리 자체를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무슨 말들이 오갔는지 잘 모른다. 다만 팬사이트나 지인들의 이야기로 어떤 말들이 돌아다니는지 들었을 뿐이다.
역시 까는 글이 많았다더라...
아마 기대가 컸으니 실망도 컸을 거라는 생각과 연뮤갤에 있는 뭉충이들이 더욱 부추겼을거고 갤러리 특성상 고운 말보다는 독한 말 한 마디 더하는 그런 곳(익명성)이기 때문에 그 성향도 잘 알고 있고...
보지도 않고 까는 것 같은 내용도 들리고...
예상보다 파장은 컸던 것 같다...
그만큼 뮤지컬페스트에 대한 관심이 컸던 것 같다...솔직히 저런 정도로 까일 줄은 몰랐기 때문에...
연뮤갤의 뮤덕들이 흔하게 생각하는 배우나 특정 작품들만 덕질을 하는 것은 아니구나 새로운 작품에 대한 피드백이 굉장하구나 라는 것을 느꼈다.
어쩌면 아무 작품이나 그러는 것이 아니라 뮤지컬 페스트이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프리뷰 II (스포가 있으니 주의하시고 이 글을 안 본 눈은 별도로 판매하지 않습니다.)
리유 : 손호영
랑베르 : 윤형렬
타루 : 린지
코타르 : 조휘
그랑 : 정민
리샤르 : 황석정
잔/김주현
1막
재치있는 안내 멘트와 강렬한 서곡은 어제의 아쉬운 마음을 살짝쿵 달래주었고 이번에는 어떤 모습일까 하는 기대와 걱정으로 두근거리며 공연을 관람하기 시작했다.
이번 시장(리샤르)역은 TV에서도 종종 등장하여 대중에게도 유명한 황석정 배우였다.
솔직히 TV에서 인지도가 생긴 배우들은 크게 쳐주지를 않아서 딱히 기대하고 있지는 않았다.
TAKE1...하이톤의 목소리...역시나 거슬리는 고음부...마음에 딱 들지는 않는다...
다만 목소리 자체가 역할과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은 느낌이라 몰입을 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았다.
거기에 개성있는 마스크는 진짜 극중 캐릭터로 각인시키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어제와는 다른 느낌의 리샤르로군...
이런 맛에 멀티 캐스팅을 보는거지...흠...이런 생각을 하며 다시 집중...!!!
랑베르역의 윤형렬 배우는 뮤지컬에 특화가 된 배우같았다.
뭐랄까...
다 찍어놓은 배우의 연기를 편집하고 완성시켜 놓은 영화 한 편에 더빙을 하는 느낌이랄까...
역시 이쪽 바닥(?)에서 유명한 사람은 이유가 있는 것이구나...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대사와 귀에 꽂히는 발성, 정극과는 다른 뮤지컬스러운 연기에 내가 뮤지컬을 보러왔구나 하는 느낌을 확 가져다 주었다.
분명 대사를 치는 것이 정극과 뮤지컬은 다르다. 노래하는 창법마저 다르기 때문에 그 맛이 있다.
어쩌면 과장되어 보이고 느끼하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그 맛에 빠지면 그게 또 그렇게 매력적이다.
그런 매력을 십분 발휘하는 배우 같았다.
리유역의 손호영 배우는 어제의 박은석 배우보다 발성면에서 조금 더 좋았다. 캐릭터 자체가 조금 더 밝아진 느낌이랄까. 이 또한 배우나름의 캐릭터 해석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흥분해서 말이 빨라지면 혀가 짧아지는 치명적인 단점이 보였다. 아직 대사 연습이 부족한 것인지 첫 공연(손호영 배우에게는 첫)이라 긴장한 것인지 노래 박자도 놓치는 등의 눈에 보이는 실수를 여러번 했다. 하지만 이 또한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타루역으로 린지라는 아이돌 가수가 나왔는데 오소연 배우보다 조금은 덜 상승된 느낌인데 타루라는 캐릭터 자체가 성별이 바뀌어서 그런가 뭔가 붕 뜬 느낌이라 딱히 연기를 평할 수도 가창력을 논하기도 힘들었다. 페스트의 가장 애매한 역할이 타루가 아닐까...
넘버 중에 죽음의 늪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는데...
가장 많이 개사(?)가 된 곡이기도 하고 혼란에 빠진 오랑시와 시민들의 주어진 상황을 가장 잘 표현한 곡이였다.
정말 다른 작품의 유사한 상황에 가져다 써도 지장이 없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고 앙상블의 조화 역시 나무랄데가 없는 넘버였다.
대망의 시대유감...블랙시대유감이라고 부른다지...ㅎ
회장(코타르)역은 조휘 배우였다.
전(?) 회장이였던 김수용 배우와의 차이점은 김수용 배우는 코타르 회장을 뮤지컬적인 캐릭터로 극대화시켜 연기를 했다면 조휘 배우는 코타르 회장을 있는 그대로의 나쁜 회장으로 연기하는 느낌이 들었다는 것이다. 좀 더 정극같다랄까?
둘 다 같은 캐릭터지만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재미와 몰입도는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시대유감은 액션이나 가사표현방식에서 오히려 조휘 배우의 시대유감이 뮤지컬 같았다.
김수용 배우의 시대유감은 시대의 유감스러움을 그대로 표현했다면 조휘 배우의 시대유감은 회장 자체를 시대유감에 녹여 넣어서 '회장, 너도 유감'인 시대유감을 보여줬다.
개인적인 취향은 김수용 배우의 시대유감이지만 완성도는 조휘배우님의 시대유감이 더 높았다고 생각한다.
시대유감, 라이브와이어에 이어지는 코마는 거의 일겅 때 탱크, 오렌지, 울트라매니아, 인터넷전쟁을 연달아 던지시며 놀던, 위치가 바뀐 것도 모르고 난리치던 것처럼 휘몰아쳤다...(사실 일겅이랑 비교할 정도는 아니다.ㅎ)
이렇게 역시나 훌륭했던 1막이 끝나고...
특별한 일이 없이 바로 2막으로 들어갔다...
2막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는 입맞춤 장면이 지나가고...(오늘은 입을 맞출까 안 맞출까 궁금했는데 결국은...했다...ㅎ)
미세하게 다른 어제와 딱히 지적할 수는 없지만 조금 단조로워져서 보기 편했던 앙상블의 동선.
약간은 어색한 연기와 대사를 보여주는 그랑(아이돌 정민)과 어제보다는 억누른 잔의 임상실험...(덕분에 덜 무서웠...)
그랑은 기타 핸드싱크 좀 잘 했으면 좋았을걸 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그리고 개그는 하지 않는거로...ㅎㅎㅎ
윤형렬 배우의 제로는 오늘의 베스트 넘버...!!!
랑베르의 고뇌와 가사와 연기가 잘 어우러진 개인적으로는 지킬박사와 하이드의 가장 유명한 그것과 감히 빗대어(페스트가 대성공을 하고 랑베르가 주인공이였다면 아주 불가능한 일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생각할 수가 있을 정도로 좋았다. 물론 개취다.
정극에서 보는 연기와는 또 다른 매력...역시 뮤지컬은 이런 맛이 있어야지...!!!
2막은 전체적으로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뭔가 다른 느낌이 들었다...
의료용 의상이나 장갑착용 등의 변화나 시체가방 없이 마리(타루가 식물학자가 된 계기를 준 사형 당한
소녀)를 옮기는 등의 미세함과 배우들의 캐릭터 해석에 따른 연기 탓일까?
넘버는 여전히 훌륭했고 내용의 이해도가 두 번 봤다고 많이 넓어졌다.
그래...그들은 수백번을 보고 되풀이 했을 그런 내용들을 딱 한 번 보고 판단을 한다는 것은 오만을 넘어 교만한 행동이지...
그저 취향에 안 맞으면 툭툭 던지는 말들이 정답은 아니니까...
그리고 페스트는 진화하고 있으니까...
2막을 보고 나오는 나의 발걸음은 아주 가벼웠다...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2막도...
1막의 임펙트는 없었지만...
확실히 잘 만든 뮤지컬이다.
넘버는 더없이 훌륭했고(이 말을 몇 번째하냐 나는...ㅋ) 홍보에 사용했던 저항과 감동은 맛보려고 하니까 극이 끝나 버렸지만...내용 자체는 충실했다.
디테일한 부분에는 나름의 이해와 해석이 필요했다는 점이 요즘 시대에 잘 안 맞을 수도 있고 한 번 보고 스쳐간다면 감흥이 없을 수도 있지만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단내가 풍기는 작품이다.
난 이미 하루를 곱씹었다...
팔이 안으로 굽었을 수도 있지만 그것 또한 개인의 취향이리라...
그래도 단 두 번만에 이렇게 생각이 바뀔 줄은 몰랐다.
페스트는 무거운 주제다...
그리고 한 명의 갈등을 표현하는 것보다는 군상의 변화를 표현한다는 것이 관객까지 이해시킬 수 있어야 가능한 어려운 일이다.
더구나 요즘처럼 개인주의시대에는 어느 시대보다 다양한 생각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모두의 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페스트를 보겠지만 모두가 재미를 느끼는 것은 불가능하다. 아무리 유명한 작품이라도 봤다는 것에 만족하고 잊어버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다시 보고 싶어서 반복해서 보는 사람도 있는 법이다.
한 번을 보고 만족하지 못했다는 것(1막은 대만족ㅎ)은 아쉬운 일이지만 두 번만에 생각이 바뀌었다는 것은 참 다행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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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팬증후군님의 댓글

잘 읽었다는... 긴후기 진심 감사.
슈크림님의 댓글

와~ 이렇게 텍스트로 정리된 걸 보니 이해가 더 잘 되네요. 결말부가 좀 잘려나가긴 했지만...^^;; 사실 우리는 노래가사를 다 알고 노래에 얽힌 상황이나 사연같은 것도 다 아니까 넘버만 들어도 내용이 이해가 되지만(아침눈ㅎ) 일반인들이나 연뮤덕들은 좀 의아할지 모른다는 생각도 들긴 하더라구요. 그리고 앙상블 의상이나 서류뭉치 같은 소품은 세기말 감성이지 미래가 아니라는 얘기도...(헤휴~) 그리고 가장 시급한건 역시 넘버를 늘려야 한다는 점...연뮤 쪽에서도 리유랑 랑베르 넘버 한곡씩이라고도 늘려주면 재관람 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았으니까요. 그리고 2부의 그 후다닥 전개와 뜬금포 로맨스도 어떻게 좀 해주고...(영상편지! >_<) 페스트는 이제 시작이니까 앞으로 더 발전될 것을 기대해봅니다. 후기 잘 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