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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톱텐 다시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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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태지들 회원 정보 보기 작성일 16-02-06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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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나운서 손범수, 골든컵 수상, 1위 후보, PC 통신 등등 앞서 열거한 단어들을 보면 떠오르시는 게 있죠? 가요톱텐. 요즘처럼 케이블 방송이 보편화되어 있지 않은 시절, 음악 프로그램은 1주일은 기다려야 시청할 수 있는 귀한(?) 매체였습니다. 그런 기다림의 갈증을 해소해 주었던 것이 바로 '가요톱텐'이었습니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지만 오랜 기간 동안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대중가요가 힘을 잃지 않게 하는 든든한 버팀목이었습니다. 

 이젠 추억으로만 상기해야 하는 가요톱텐. 최근 그 아쉬움을 조금 달랠 수 있는 길이 생겼습니다. 혹시 GM뮤직이라고 들어보셨나요? 다양한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현재 방영 중이거나 종영되었던 여러 가요 프로그램을 송신하는 케이블 채널인데 여기서 가요톱텐도 정규로 편성이 되어 있습니다.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 발견을 했는데 예전에 분명 봤던 방송분들임에도 불구하고 참 감회가 새롭더군요. 

 언제 한 번은 아마도 서태지와 아이들 은퇴 직후에 방영된 회차였나 봐요. MC 손범수가 "어제 아주 충격적인 소식이 있었죠. 서태지와 아이들이 해체를 선언했는데요. 빠른 시일 내에 성균관대에서 기자회견을 갖는다고 하니 거기서 좀 더 자세한 사정을 들어봐야 겠습니다"라 소식을 전하는데 당시 팬들이 얼마나 충격을 받았을지 새삼 무거운 감정을 느꼈습니다. 이 외에도 요즘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가수들의 풋풋한(?) 모습과 요즘과는 다른 무대 연출(의상, 안무 등등), 가요톱텐의 또 다른 백미인 순위 소개까지 그때와는 또 색다르게 가요톱텐을 즐기게 되더군요. 

 한편 라이브를 강조하는 현재와 립씽크가 거의 암묵적으로는 묵인이 되었던 과거의 가요계 풍토 변화도 격세지감으로 다가왔습니다. 사실 90년대 초, 중반에는 대중가요 황금기이기도 했고 그만큼 장르 다양화와 음악성 제고가 동시에 일어나 그런 부분이 다소 지엽적으로 치부되진 않았나 조심스레 생각해 봅니다. 

 아무튼 저처럼 추억여행에 푹 빠지고 싶으신 분에게는 꼭 한 번 다시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댓글목록

슈크림님의 댓글

no_profile 슈크림 회원 정보 보기

아...옛날에 정말 좋아했던 방송이었지만 IMF 때문에 폐지됐다가 얼마 안 있어 '뮤직뱅크'로 부활했었죠. 요즘은 기획 아이돌들만 출연하곤 해서 흥미를 잃었지만...정말 90년대는 대중문화가 대박이던 시절이었는데...어느새 옛날을 그리워하는 나이가 됐다니, 새삼 후덜덜하기도요. ^^;; 멋진 글 잘 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