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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집의 끝에서 돌아보는 9집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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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두둥실먹구름 회원 정보 보기 작성일 15-08-17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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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갤에 처음 올린 건데.. 태지형과 매냐분들께 하고 싶은 얘기라.. 친정이자 본진인 닷컴에 올리고 싶어 가져왔어요.

서갤에서 쓴 거라 반말로 되어 있어 죄송합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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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집 활동이 마무리 되기도 했고(물론 아니길 바라지만 ㅠ)

저 밑에 딱 1년 전 8월, 태지형 기사에 악플들만 난무했다는 글 보고 문득 9집 컴백콘 때가 생각나서 주절거려봐

1 년 팬질하면서 학생이라, 돈이 없어서, 상황이 안돼서 그냥 앨범 사서 듣고 DVD 영상으로만 태지형을 봐 왔어

그러면서도 항상 죽기 전에 꼭 한 번은 해야 할 일로 태지형 콘서트 가기를 생각하고 있었지.

내심 태지형 나이들어가는거 생각하면서, 힘들어서 콘서트 못하시면 어쩌나 걱정도 했고..(하지만 이번 활동으로 그런 걱정 접어도 될 거라 확신 ㅋㅋ)

그러다 드디어 9집 컴백 소식이 들려왔고, 직장도 있고 돈도 있던 나는 망설임 없이 콘서트를 예매했어

티켓 오픈되고 초반엔 매진이었지만, 거품 표들 빠지고 나니 빈자리가 참 많이 보이더라.

그 모습을 보고 팬이든 안티든 서태지 한물 갔다, 표가 남아돈다 등등 안 좋은 얘길 많이 했지

이런 말들 보면서 마음도 아팠고.. 정말 이혼과 결혼이 그렇게 큰 사건이었나 실감하게 됐어

난 사실 이혼 결혼 이야기 듣고 놀라면서도 한편으로 좋았거든. 태지형도 그 긴 세월 우리처럼 인간의 삶을 살고 있었구나..

만남 이별, 실패, 행복 등 많은 걸 느끼면서 말야. 괜한 걱정이었을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안 좋은 소식임에도 그렇게 싫지만은 않았어.

그런데 기존의 많은 팬들은 그게 아니었나보더라..

그렇게 컴백콘을 갔는데 팬들부터 그 전의 DVD들에서 보던 모습과는 달리, 뭐랄까.. 차분하고, 긴장된 느낌?(물론 공연 중엔 떼창도, 환호도 엄청났어!)

사실 난 처음 가는 태지형 콘서트였기에 수많은 팬들과 신나게 즐기는 걸 기대했는데,

인터넷상의 분위기(수많은 악플과 비난 여론)에 수도 줄고 분위기도 가라앉은듯한 분위기의 팬들까지.. 초대권으로 온 사람도 매우 많다는 얘기도 들었고..

좀 아쉽기도 했고, 전성기때 갔어야했는데.. 이런 생각도 하면서 시작도 전에 나도 조금 기분이 다운돼 있었어.

그리고 태지형이 나왔어. 운이 좋아서 거의 앞바리 쪽에 설 수 있었고, 태지형을 실물로 본 것도 처음이지만 그렇게 가까이서 보게될 줄은 상상도 못했지.

첫곡이 끝나고 태지형이 무대 중앙에 가만히 서서 관객석을 천천히 둘러 보는데 눈빛이 떨리고 있는 게 느껴지더라

꽤 오랫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렇게 팬들을 바라보는 모습 속에서

아 이 사람이 그동안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려 왔는지, 그러면서도 얼마나 걱정을 했고 미안해 했는지, 얼마나 고마워 하고 있는지 그런 수많은 감정들이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았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

공연을 할 때마다 레전드를 갱신하고 있지만, 이 순간 태지형의 모습과 그 감정 만큼은 나에겐 그 어떤 때보다 큰 울림을 줬고, 평생 최고의 순간으로 남지 않을까 싶어.

그리고 공연 내내 잔뜩 긴장해 있는 모습도 보였어. 어제 텍2 공연 멘트 때, 컴백콘에서 손 덜덜 떨었다는 얘기, 너무도 공감가더라고

DVD에서 봐왔던 숨막히는 카리스마, 어처구니없는 개그(태지형 죄송 ㅋㅋ), 능청스런 멘트, 다정한 이야기 등.. 이런 건 보기 힘들었어.

내가 봐 왔던 태지형이 맞나 싶을 정도로 경직된 모습과 짧은 멘트들, 심지어 노래 부를 때도 떨고 있는 모습이 보였지.

컴백콘은 생각보다 일찍 끝났어. 멘트가 거의 없어서 시간상으로 그랬지, 노래는 많이 했는데.. 서갤엔 너무 짧다, 멘트가 없다, 대기 시간이 너무 길었다 등등 불평도 많더라

물론 이해는 했지만, 태지형이 얼마나 걱정하고 긴장하며 공연을 마쳤을지를 생각하니 좀 속상했어. 분명 눈팅하실텐데.. 하면서

하지만 괜한 걱정이었는지, 그 뒤로 방송, 전투, 클공 등등 거치면서 가면 갈수록 예전 모습을 찾아갔고, 그걸 넘어서 아예 우리들 안으로 뛰어 들어오시는 것 같았어.

그렇게 9집 활동 내내 태지형을 이렇게 가까이서 만날 수 있다니..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더라

여전히 9집 이전에 공연 못 간건 한이지만, 9집 활동 열심히 따라다니면서 그 아쉬움을 다 날려버릴 만큼 행복했어.

어제 말씀하신, '우리와의 관계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뭔가가 있는 것 같다(맞나?)' 이 말을 정말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지.

사실 안 좋은 일도 있었고 표면적으로 보이는 여론이 그렇게 나쁜 상황에서, 9집 앨범과 함께 컴백콘서트까지 열 수 있었던 건, 태지형이 우릴 믿었던 덕분이었겠지

태지형이 이렇게 행복하게 9집을 마무리할 수 있었던 건 반대로 남아있는 우리들이 태지형을 믿고 기다린 덕분일 거고..

그리고 이제는, 공백기라지만 언제라도 우리 앞에 긴장한 모습이 아닌 반갑고 행복한 모습으로 나타날 거란 생각이 들어.

대낮에 감성 터지는 글이 좀 어색하지만, 암튼 태지형과 너희들 덕분에 너무 행복했어!

 

 

* 태지형! 이제는 오랜만에 저희 앞에 서게 되더라도 더 이상 지난 겨울처럼 걱정하거나 긴장하실 필요 없어요!

지금껏 그래왔든 우릴 믿고, 태지형이 하고 싶은 음악 마음껏하시면서 평생 함께 해요!(단, 너무 늦게 오진 마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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