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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최고의 공연: Take Tw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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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김민수 회원 정보 보기 작성일 15-08-17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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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란 남자 저번 주에 갓 전역한! 9집때 분출 못 한 빠심이 넘치는 한 마리의 소.

인생은 타이밍이라더니 (이미 활동기에 군복무에서 망한 타이밍이지만) 전역한 주 주말에 펜타포트 출연, 다음주에 클럽공연. 일겅 남탕 표를 구해놓고 출타제한먹어서 (…) 짬밥먹으며 내무반에서 걸그룹보며 눈물을 훔쳤는데 이번엔 질 수 없다며. 게임 좋아하는 친구 하나 포섭해서 피시방으로 향했다죠.
수요일 아침에 수강신청이었으나 수강신청은 피켓팅에 비하면 연습경기라며 올클리어-! 그리고 친구가 토요일, 제가 일요일 한장 씩 얻어 비록 500번대 후반이지만 양일 티켓을 얻었답니다. 하루도 못 가는 매니아들을 보면 가슴이 아팠지만 전 9집 내내 삽질 곡괭이질 오함마질 하다가 이제 막 본업(?)에 복귀했으니 양해를 부탁드리며…
일단 펜타 리허설 때 쓰고 나오신 모자를 질렀습니다. 빠질에 망설임이란 없습니다. -_- 지르고 나니 15일에 같은거 쓰고 나오신 것 같더군요. 만족만족. (하지만 개시하자마자 슬램 후 이 허연 땀자국 어쩔…)
무려 광복절 공연하는데 뭔가 준비하고 싶은데 시간이 너무 촉박했어요. 친구들이랑 서컴 승인받자마자 디자인돌리고 인쇄소들 전화 돌리니까 금요일에 당일로 인쇄 되는 곳이 존재는 하나 저희가 하고싶었던 디자인이나 절삭같은게 안 되더라구요. T.T 원래 잘 안떨어지게 원형으로 이쁘게 디자인 했었는데!!!

어쨌던 발품팔아서 받아왔습니다. 손가락이 참 두껍네요. 자른 선 삐뚤빼뚤한거 보고 부들부들… 차라리 그냥 전지를 주지.. 그럼 내가 이쁘게 잘랐을텐데… ㅠㅠㅠㅠ
대충 5시쯤 되니 하나 둘 모이며 줄을 서기 시작하고, 저 스티커 박스와 함께 09ETP 쓰레기봉지 (추억…) 들고 열심히 쓰레기 주워가며. 괜히 혼자 튀었다가 무한도전처럼 서태지 욕먹으면 안되니까… 그냥 그 생각만 하고 공연 전후로 계속 쓰레기 생각만 했던 것 같아요. 이게 은근 신경쓰이고 스트레스.. 지금껏 크고작은 이벵 했던분들께 심심한 존경의 뜻을 표하며… 어차피 590번대인데 줄이 무슨 상관이냐며 입장 직전까지 쓰레기나 줍줍…
뒤라서 잘 안보였는데 하지만 4곡 연달아 부르시고 태지형 스티커 붙이고 나왔다는 웅성거림에 스트레스 해소. 뿌듯. 기쁨. 이미 여기서 지금까지 콘서트 열몇번 그 외 기타등등에서 모아온 계 다 타버린 것 같습니다. T.T (아니 사실 양일 티켓 구한거부터가!!!)
 
스티커 이벤트 나온 김에 15일 공연 후로 타임워프 해보자면.. (쿨한 양일러) 비닐봉다리 세개 미리 챙겨와서 동전 하나씩 들고 바닥 벅벅 긁는 중. 우린 왜 남들 피크 받는 동안 이러고 있는 것인가… 애들아 미안… 나도 피크 좋아하는데… 음… 미안해… 다음부터는 좀 떼기 쉬운걸 고민해보자……..
공연이 끝나고 보니 그 슬램존 안에서 양일 오는 슬래머가 딱 3명. 하트날리시던 까만분? (9집때 군인이라 팬사이트 못 들어와서 몰랐는데 유명인사인가봐요?) 전역전 마지막 휴가(안산록페)에서도 뵙고 펜타포트때도 3일내내 슬램존에서 함께했었던.. 그리고 예전부터 알고지내 몇 년간 함께 슬램하던 키큰형 그리고 저.
사실 이번 공연 셋리스트는 슬램보다는 헤드뱅 할 템포인데 록페스티벌같으면 비록에 맞춰서라도 슬램하겠으나 클럽공연은 슬램존 하나가 공연장 분위기 자체를 바꿀 수 있고 압사존이 불가결하기에.. 16일에 어떤 식으로 리드할지 쑥덕쑥덕 하다가 두분은 들어가시고 전 다시 바닥을 긁으러… OTL.
그렇게 손톱님의 희생으로 마지막 남은 흰색 잔해까지 다 없애려고 하였으나 직원분들이 이제 나가셔야 한다며 지금까지 한거 주시고 퇴장해주시면 된다기에 나가려고 했는데 생각해보니 무대 배경으로 사진 하나 못 남긴게 맘에 걸리드라구요. 제 맘을 어찌 하셨는지 관계자분이 단체사진 찍어주셔서 받아다 나왔습니다. 그리고 직원분들의 껌칼신공을 보며 난 왜 손톱을 희생한건가 라는 자괴감에…. 역시 사람은 도구를 써야…….

그러고 스티커 제거반과 함께 홍대의 밤을 지새운 뒤, 첫차타고 집에가서 기절, 그리고 부활. 집밥 든든히 먹고 오늘은 이벤트도 없다며 완전 전투 복장으로, 편한 마음으로 줄설 즈음~해서 표를 바꾸고… 어차피 오늘도 맨 뒤.. 줄서기란 아무런 의미없는…. 일이었습니다.. T.T
아무래도 2일 연속으로 오다 보니까 많은 것들이 눈에 보이더라구요. 첫곡 Watch out부터 슬램존 개장하고 F.M Business때 닥스킴ㅋㅋ 파인애플과 함께하는 Fuck u 제스쳐. 9집 활동 열심히 한 매니아분들이 키보디스트 대박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었는데 급 이해가 되더라구요. (아! 복습할 것이 많습니다! 공백기도 행복합니다!)
15일은 좀 불필요할정도로 격하게? 노는 분들이 좀 계셨는데 16일은 슬램존 비집고 앞으로 나가시는 분들이 계셔서 약간 언짢기는 했지만 어쩄던 재미있었어요. Chrstmalo.win때 스탭 좀 밟고 싶었는데 너무 좁아서 스탭은 무슨..T.T 한자리에서 쩜쩜도 계속 팔꿈치 신경쓰여서.. 누구 맞을까봐…
8집때 용산 뫼비우스 앞바리를 잡고 들은 그 Replica. 한번에 뿅간 뒤 아직도 가장 좋아하는 곡인데 펜타포트때도 들었지만 정말 최고였어요. 사랑합니다.
Take 시리즈를 집단 헤드뱅과 함께 보낸 후 드디어 오렌지가 나올 시간. 어제 하트날리던 까만 슬래머분이 저한테 본인 깃발을 넘기면서 오늘은 리드해보세요 이러시며. 그리고 들려오는 태지형의 “월오데 한번쯤은 괜찮잖아?”라는 한마디. 사실 집에 모셔놓은 록공연 티켓 장수가 세자리이나 깃발같은건 펜타포트때 처음 들어본지라 괜히 제가 했다가 그림 안 이쁘게 나오면 어쩌나, 남의 깃발 찢어먹으면 어쩌나 하는 고민도 잠시.
태지님의 은혜속에 만들어진 하나의 길 위에 벌렁 드러누우며 덤블링을 하려고 했는데 그순간 태지형이랑 눈 마주침. 텅텅 빈 길이라 사람도 없는데. 날 보시는걸까. 얼음. 기쁨. 만감교차. 저 귀엽다는듯한 아빠미소는 뭐지? 헣허ㅓ허헣ㅎ 그리고 한 30초정도 기억이 없던 거 같은데 정신 차리고보니 다른 깃발들고 있던 키큰형과 배치기 한번 하고 한바퀴 돌고 있었더랍니다. 미친놈마냥 어떻게 일어난거지. 헤드뱅잉을 하다 타이밍맞춰서 사방팔방 부딪치다 살짝 힘이 부치며 다시 무대를 바라보았는데 태지님의 ‘ㅎㅎㅎ 애들 잘노네’ 라는 흐뭇한 표정. 제쪽을 바라보시는데 그걸 보는 순간 갑자기 어디서 힘이 났는지 버스트~~~
그리고 항상 인터넷전쟁때 슬램 들어오는 타이밍을 잘 못잡는 분들이 계시는데 오늘은 갖은 공연에서 같이 슬램해본 형이랑 함께 리드하고 다들 서폿 잘 해주셔서 깔끔하게 진행했던 것 같습니다 고마워요. 항상 느끼지만 서태지공연처럼 매너좋고 깔끔한 슬램존도 없는 것 같아요. 15일에도 우르르 넘어지는 상황이 발생했는데 하나하나 일으켜주는 모습이 정말 멋있었어요! 펜타포트때 어떤 무개념들이 서태지공연하면 개나소나 슬램리딩하려고 한다고 까불던게 급 생각나서 혈압.
멘트중에 기억에 남는 것은 삑뽁이 근황. 애기 성대모사하는 애아빠도 귀여웠고 (아… 안되 이러다가 얼빠가 될 것만 같아..) 그 질문을 한 사람이…. 9….98…??..... 저번 활동기만 해도 공연장에서 최고 어린 축(당시 중학생)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격세지감을 느끼며.. 허허…. 충격을 좀 받았더라죠. 심지어 줄서있다가 어떤분은 05년 닭띠 (나랑 띠동갑이라니!!!!) 자녀분과 펜타포트 같이 관람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진짜 멘탈파괴. 요즘 운전연습하는데 10집때는 집먼 00년대생 애기들 태워다주며 예전에 얻어먹은거 다시 베풀어야겠다는 그런 다짐을 하며…
Coma를 듣는데 이제 슬램할 곡이 없다며. 깃발을 다시 돌려드리려는데 까만분께서 그냥 가져도 된다며. 헉~ 록공연 10년차, 생전 깃발 흔들게 되었네요.
그리고 생일축하 노래 받으신분, 비록 듀엣하신분. 듀엣 너무 이뻤는데 너무 떨고 계셔서.. 특히 태지형이랑 포옹 하신 뒤에 표정이 참 뭐랄까 현실적이랄까… 나도 저런 표정이겠지? 하는 생각을 하며 고개를 까딱까딱.

그리고 공연 뒤에 오늘은 무조건 피크를 받아야 된다며. 피크2개 포스터2장 셋리스트 얻어왔네요. 종이랑 기타스트랩 받으신분들 부럽… 저걸로 기타 잘 쳐줄 수 있는데… 나 탑 시그네춰 기타도 있는데…ㅠㅠㅠㅠ 그나저나 파인애플 받으신분들은 그거 어쩌시나요… 다 드실라나…?
음 어쨌던 같이 스티커 떼던 친구와 기념품을 나누기로 하고 득템한 깃발로 비를 막으며 합정역 도착, 지하철로 무사귀환했답니다.

마지막으로 집에 와서. 태지형 자기소개 하실 때 “내 소개를 안했네? 저는 대한민국 퍼스트 헤비메탈 밴드 시나위의 멤버였던 서태집니다. 메탈키드죠. 메탈키드들에게는 메탈부심이 ~~~~” 하시던게 생각나 16일 자장가는 megadeth의 symphony of destruction로 깊은 잠에 빠졌답니다. 태지형도 이 노래 좋아하시겠지. 분명 기타나 베이스로 연주해보셨을거야 하며.

P.S. 1. 태극기 스티커 열몇장정도 남았는데.. 혹시나 받고싶은 분은 우편으로 보내드릴게요. 댓글로 주소나 이메일 남겨주세요.
2. 생각해보니 까만분이라고 계속 썼는데 제 피부색이 더 어두웠던 것 같네요 갑자기 미안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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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술첸펜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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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줍느라수고하셨어요 역시 대한민국 자랑스런예비역이시네요

마법사태지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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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공연 끝나고 민수씨한테 인사했는데ㅋㅋ98이랑 격세지감이래~~ㅋㅋ

내 친구 태지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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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진행에 쓰레기 처리에... 너무 멋지세요. 님께서 나눠주신 스티커 고이 기념으로 간직하고 있네요^^ 후기 너무 재밌게 읽었어요... 하아...16일 공연은 그렇게 레전드였군요 ㅠㅜ

김민수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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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태지님.. 98까진 그런가보다 했는데 05라는 말 듣고 진짜... OTL
내친구태지님 원래 안간 공연은 다 레전드.. 저도 일겅남탕 못간게 아마 평생 남지 않을까 싶어요...
한결같은우린미 93년생 (23살) 입니다.

하늘타리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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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이런 아가 팔로쓰들이 무럭무럭 자라주다니 미래가 밝네요 쓰담쓰담 궁디팡팡 ^_^